도시 엠보싱 - 무기력한 나날들 속에서
김민훈 지음 / 하모니북 / 2018년 11월
평점 :
품절


도시 엠보싱

무기력한 청년의 여행 성장기





저자 김민훈은 20대 초반의 미대생이다. 현재는 군복무 중이다. 그는 스스로 무기력증이라 진단하고 고립된 생활을 했다. 유럽 여행을 시작으로 자신의 변화에 대한 방향을 발견하고 여행을 통해 성장해 나간다. 20대 초반의 나이에 책을 냈다는 점이 참 대단하다. 다른 이에게는 평생의 꿈인 일을 이 청년은 벌써 해냈고 또한 이제 시작이다.



저자는 미대생이다. 축제, 아트 투어, 전시회 등에 방문하기를 좋아한다. 여행 중에 전시회나 축제에 한 번도 가지 않았던 나와는 정말 다른 방식의 여행이기에 약간은 색다르게 다가왔다. 특히 잭슨 폴록의 그림을 보고 감동을 받았다는 그의 경험은 참 궁금한 부분이다. 저자처럼 미술 작품을 통한 감동의 쓰나미를 느껴보고 싶다.

언젠가부터 서서히 자라난 무기력함은 나를 중학생 즈음에 완전히 집어삼켰다. (중략) 나는 무기력하지 않은 상태가 어떤 것인지도 가물가물해질 지경이라 이제는 침대에서 바라보는 거무튀튀한 창밖에 익숙하다. 게다가 사람이 싫다. 타고난 결여다.

'프롤로그' 중에서 (p7)

무기력증에 사람이 싫은 그는 세상과 담을 쌓고 살았다. 부모의 권유로 한 달 유럽 여행을 떠난 것을 시작으로 조금씩 성장해가는 저자의 모습을 만나본다. 모든게 귀찮고 침대가 좋은 이 청년을 바꾼 그 한가지는 결심이다. 여행을 결심하기만 하면 되었다.

너는 성격이 참 은근하다

그런 은근함을 좋아하는 마니아층이 있을 거라고.

"워싱턴 D.C, 푸른 하늘에 우울 뿌리기" 중에서 (p108)

낯을 가리고 말수가 적은 저자에게 워싱턴D.C 에서 만난 B가 전한 말이다. 참 멋진 표현이 아닐까 싶다. 누군가에겐 단점이며 바꾸고 싶은 성격이 누군가는좋아할 수 있다는 마니아층이라는 표현이 위로가 된다. 누군가에게 맞추거나 변화한다는 것이 이제 무의미하다는 것을 안다. 서로 맞는 사람들을 만나면 되는 것이다. 이러한 성격이 맞는 사람들이 이 세상에 참 많다.



이렇게 안 되기만 하는 여행도 있구나. 멋진 기억은 아니지만 그대로 확실히 기억에 각인될 만한 여행이었다. 나중에 생각했을 때 분명 웃음을 줄 나흘이었으라라.

'제주, 도랑에 빠진 여행' 중에서 (p189)

실패한 여행기라 말하는 제주 여행은 내가 보기엔 충분히 성공한 여행이다. 스쿠터를 타고 가다 도랑에 빠져 사고가 났고 쓰라린 상처를 얻었다. 어찌 이런 값진 경험을 했을까. 평생 안주거리가 될만한 일을 겪은 이런 재미난 여행기가 청춘이기에 가능하지 않을까.



모든 여행이 유쾌하지만은 않았다. 집시에게 둘러싸여 돈을 구걸 받기도 하고 외국인들의 체취에 얼굴을 찡그리기도 했다. 그 당시에는 유쾌하지 않은 일들이지만 지나고나면 참 재미난 일들이다.



여행은 나에게 세상을 사랑하는 법과 살아가는 법을 알려주었다.

(p238)

인생을 살아가면서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안다는 것은 참 중요하다. 또한 여행의 즐거움을 안다는 것, 여행을 통해 행복함을 느낀다는 것은 참 행복한 일이다. 이러한 여행이 좋아 평생을 여행을 떠나는 이도 있으며 회사를 그만두고 여행을 가는 이들도 있다. 나도 그러하고 싶고 많은 이들의 꿈이다. 저자의 여행이 그저 부럽다.



저자는 여행을 통해 무기력증을 벗어나는 계기를 마련했으며 좋아하는 것을 찾았다는 자체로 참 복받은 사람이란 생각이 들었다. 나의 첫 여행이 스물여덟임을 생각하면 저자는 이미 많은 것들을 누리는 게 아닌가. 나도 여행떠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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