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은 순례길이다 - 지친 영혼의 위로, 대성당에서 대성당까지
김희곤 지음 / 오브제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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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은 순례길이다

'스페인 하숙'으로 생겨난 스페인 순례길의 호기심





tvN에서 방영 중인 '스페인 하숙'을 즐겨 보고 있다. 이전까지는 스페인 순례길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 그저 관심이 없었다. '스페인 하숙'을 보니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순례길을 걷고 있었다. 순례길이 궁금해졌고 '왜?'라는 의문이 생겨났다. 그들은 어떤 마음으로 그 길을 걷는 것이며 무엇을 얻고 있을까.



저자 김희곤은 스페인에 빠져있는 건축가다. 마흔다섯에 스페인에서 복원과 재생 건축을 전공하고 돌아와 건축분야에 활발한 활동을 한다. 또한 <스페인은 가우디다>, <스페인은 건축이다> 의 저자이다. 스페인의 건축물에 흠뻑 빠져있는 저자가 전하는 스페인과 순례길, 그리고 건축물에 대한 이야기는 흥미로우면서 전문적이다.



산티아고 순례길은 성 야고보가 복음을 전하려 걸었던 길이라고 한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순례길을 걷는다. 성인이 잠든 성스러운 도시의 순례라는 이유로, 일상을 벗어난 휴식을 원해서, 단순한 삶의 방식으로 돌아가기 위해 순례길을 걷는다고 한다. 각자 다양한 이유로 순례길을 걷는다. 저자는 건축물이 좋아서 순례길을 걸었다는 표현이 맞을 듯 하다.

오늘날 대부분의 여행자들은 프랑스 길을 떠나기 전에 노트르담 대성당부터 찾는다. 중세 스페인 건축의 대문이자 프랑스 길의 제로 포인트에서부터 여행을 시작하기 위해서다.

프랑스 길의 대문 '노트르담 대성당' 중에서 (p32)

여행의 시작 지점인 노트르담 대성당은 파리의 상징이자 빅토르 위고의 소설로 인해 잘 알려진 곳이다. 얼마 전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발생한 화재로 인해 전 세계가 황망함을 느꼈다. 다시 예전 모습을 찾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이 필요할까. 수세기에 걸쳐 공을 들인 역사의 상징이 소실된 기분이다. 순례길을 떠나기에 앞서 제로 포인트에 서는 기분은 어떠할까. 그 기분을 느껴보고 싶다.

부르고스 대성당이 경사지에 웅크리고 있는 돌의 오새라면, 레온 대성당은 평지에 서서 이슬람 군대를 온몸으로 맞선 붉은 그리스도였다.

레온 대성당은 부르고스 대성당, 산티아고 대성당과 더불어 순례길의 3대 대성당으로 손꼽힌다.

붉은 그리스도의 궁전 '레온 대성당' 중에서 (p206)

누구나 커다란 대성당에 먼저 매료될 것이다. 현대는 기계의 힘으로 발전된 건축 기술에 의해 건축이 비교적 쉬웠졌다지만 그 당시에는 어떻게 이런 거대한 대성당을 지었을지 가늠조차 되지 않는다. 그렇기에 더욱 그 가치에 눈이 반짝 거리는 듯 하다. 순례길을 걸으면서 만나게 될지 아니면 관광으로 레온 대성당을 만나게 될지 모르겠으나 내 인생에서 꼭 한 번 들러보고 싶다.

중세 목숨을 걸고 산티아고 대성당을 찾은 순례자들은 산티아고 조각상을 바라보며 대성당에 올랐다. 순례자들은 기둥에 조각된 산티아고의 발에 입을 맞췄다. 중앙 아치를 받치는 왼쪽 기둥에는 예언자들이, 오른쪽 기둥에는 사도들이, 예수와 산티아고를 호위하고 있었다.

영광의 문 '산티아고 대성당' 중에서 (p287)

산티아고 대성당은 사진으로만 봐도 그 웅장함에 압도되었다. 나는 왜 다른 성당들보다 유독 산티아고 대성당에 가보고 싶은걸까. 여정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곳이란 이유일까. 산티아고 순례길이기에 산티아고 대성당이 유독 눈에 들어오는 것인지 알수는 없으나 그 웅장함을 직접 확인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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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례길이 '길 위의 박물관' 이란 표현이 와닿았다. 어느 건물 하나 허투루 지나칠 수 없다. 깊은 역사를 배경으로 한 아름다운 건축물들은 하나 하나가 보물과도 같다.



나의 삶에서 스페인 순례길을 걸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이런 책이 순례길에 대한 나의 욕구를 자극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다독이기도 한다. 떠나고 싶은 욕구가 샘솟다가도 책을 통한 간접 경험에 위안을 받기도 한다. 세계인의 버킷리스트라는 말처럼 꼭 한 번 걸어보고 싶은 길이다.



순례길을 걸으며 책에 나온 모든 지역을 방문해보고 싶다. 허리와 무릎이 안 좋은 나에게는 정말 꿈만 같은 이야기다. 나중에 정말 나중에 언젠가 운동을 통해 몸 상태가 아주 좋은 그 날, 가능할 수 있는 일이기에 조심스레 나의 버킷리스트에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을 올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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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는 순례길에 대한 가이드북은 아니다. 루트나 일정들 보다는 순례길에서 만날 수 있는 각 지점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담고 있다. 순례길을 걸으면서 만날 수 있는 순례자의 성당들, 다리, 수도원 등의 유래와 지식에 대해서 담고 있다. 산티아고 순례길를 준비한다면 이 책으로 순례길에서 만날 수 있는 곳들에 대해 깊이 있게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대한민국 공식 산티아고 순례자 협회" 사이트에서 산티아고 순례길에 대한 좀 더 자세한 내용들을 만나볼 수 있다. 산티아고 순례자 가이드부터 루트 및 37일의 자세한 일정, 알베르게 등 알짜 내용을 담고 있으니 부담없이 방문해 정보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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