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펜하우어, 딱 좋은 고독 매일 읽는 철학 2
예저우 지음, 이영주 옮김 / 오렌지연필 / 2019년 3월
평점 :
절판





쇼펜하우어, 딱 좋은 고독

삶은 고통이다





현대인들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그저 돈이면 되는 것일까. 돈을 벌고 일을 하고 열심히 사는데 무료하고 욕망이 채워지지 않는다. 이러한 현대인들에게 정말 필요한 것이 돈이라면 돈이 채워지면 이 무료함이 사라지는 것일까.



우리는 정신 세계를 굳건히 할 필요가 있다. 주변의 상황에 흔들리지 않고 중심을 지키는 굳건함이 부족하다. 고통과 비참함으로 가득한 사람의 인생이라 말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쇼펜하우어의 말에 귀 기울여 봤다. 쇼펜하우어가 전하는 철학이 딱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지혜다.



놀라웠다. 내가 찾던 철학이다. 내가 가지고 있던 철학과 매우 비슷해서 놀라웠다. 일상에 지치고 삶이 무료한 나에게 필요한 지혜다. 저성장 시대의 현재와도 맞아 떨어지는 쇼펜하우어의 고독이 내 마음을 뒤 흔들었다.




누구에게나 어느 정도의 걱정, 고통, 번뇌는 항상 필요하다. 배 바닥에 균형을 잡아주는 짐이 없으면 배가 평형을 유지하지도 못하고 목적지를 향해 곧게 나아갈 수도 없는 것처럼 말이다.

'인생에는 고통과 걱정이 있어야 한다' 중에서 (p79)


인생은 뜻대로 되지 않기에 우리는 담담해져야 한다. 고통이 올 것을 알고 미리 준비하면 그 고통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된다. 이 사상이 바로 쇼펜하우어가 말하는 핵심이다. 비관주의적 사고가 결국 행복을 위한 것이라는 점에서 아이러니하게 들리지만 현실적으로 우리에게 매우 필요한 사고다.



고통과 친해져야 한다. 참 이상하게 들린다. 세상은 장미와 같다. 장미의 향기를 맡기 위해 다가가면 가시에 찔릴 수도 있는 것이다. 쇼펜하우어는 눈 앞에 재난이 닥쳤을 때 의연하게 대면할 수 있다고 했다. 걱정 많은 삶을 살아온 이유다. 희희낙낙하는 삶은 재난이 닥쳤을 때 차분함을 유지할 수 없다.



생명은 욕망 덩어리다. 그래서 욕망이 충족되지 않으면 더욱 고통스러워지며, 욕망이 충족되면 오히려 무료해진다. 인생은 고통과 무료함 사이를 무수히 오가는 것이다.

'인생은 고통 아니면 무료함이다' 중에서 (p97)

정말 공감되는 말이다. 우리는 욕망 덩어리다. 부자가 되어 돈을 흥청망청 쓰고 싶다. 하지만 정말 부자가 되면 당분간은 좋을지 몰라도 금방 무료함이 자리한다. '나는 아니야, 돈이 있으면 무료할 틈이 없어'라고 누구나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 일상을 살며시 들춰 보면 항상 고통과 무료함 사이를 넘나들고 있다.



나는 내 집 마련의 꿈을 꾸었고 열심히 돈을 모아 원했던 집을 장만했다. 그토록 원했던 집이었고 매우 기뻤다. 하지만 이내 무료함이 찾아왔다. 좀 더 큰 집을 사고 싶다는 새로운 욕망이 솟아났고 새로운 꿈을 꾼다. 게임기를 갖고 싶어 열심히 검색하고 드디어 게임기를 샀다. 그런데 이상하게 공허한 마음이 생긴다. 게임기를 사기 위해 열심히 검색하고 찾아봤던 그 시간이 오히려 설레고 행복했던 것 같다. 쇼펜하우어의 말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사람들은 욕망을 실현할 수 없어 고통스럽고, 욕망을 실현함으로써 무료함을 느낀다.(p100)"



기꺼이 고독을 선택한 사람은 늘 자신의 이상을 추구하며, 이성적이고 엄격하게 자신을 채찍질함으로써 자아를 완성시킬 수 있는 것이다. 쇼펜하우어 역시 고독 속에서 거대한 업적을 이루었으며, 명성도 거머쥘 수 있었다.

'고독에서 벗어날 수 없다면, 고독을 즐기는 법을 익혀라' 중에서 (p216)

쇼펜하우어는 고독한 삶을 살았다. 고독 안에서 즐기면서 거대한 업적과 명성을 이뤘다. 쇼펜하우어가 17세가 되던 해 아버지는 자살하고 막대한 유산을 남긴다. 그럼에도 향락을 즐긴다거나 흥청망청하지 않고 고독한 삶을 살았다. 삶 안에서 마주하는 고독을 나는 어떻게 보내고 있는지 생각해 본다. 내 자신에게 집중해 성장하는 기회로 삼을지 그저 쓸쓸하게 보낼지는 결국 나의 선택이다.



젊었을 때 나는 다른 사람이 외적인 재물을 위해 노력한다는 점을 발견하고도 오히려 이러한 것들에 아무런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나의 내적 보물이 외적 재물보다 훨씬 귀중해서였다. 그리고 나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이 보물들의 가치를 더욱 끌어올리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 목표를 달성하는 기본 조건은 사고력의 발전과 완벽한 독립이었다.

'고독 속에서 풍부한 생각에 빠져보자' 중에서 (p237)

인간관계이 지친 나에게 귀감이 되는 내용이다. 외적 재물 및 관계들보다 내적 보물에 관심을 갖는 일이 더 중요하다. 고독이 이를 도울 수 있다. 고독과 함께 풍부한 사고력은 나의 내적 재물을 발전시켜 준다. 내가 철학자들처럼 훌륭하지 업적을 이루긴 힘들겠지만 고독 속에서 이들의 가르침을 통해 위안과 마음의 평안을 얻는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고독을 두려움의 대상으로 느끼지 않게 되고 혼자 있고 싶어 한다는 말이 공감된다. 책을 좋아하고 사색하기를 좋아하고 나이가 들어가는 나에게 고독의 시간은 점점 더 필요해진다.





쇼펜하우어의 철학은 내가 살아갈 방법에 대해 일깨워 주었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혼란스럽고 무엇이 맞는 것인지 점점 모르겠다. 의문이 생겨나고 질문은 늘어가지만 정답을 알기는 더 어려워 졌다. 철학은 이러한 나에게 큰 힘을 준다. 방황하는 나에게 길을 알려준다. 쇼펜하우어를 알았고 마음의 위안을 얻었다. 참 귀중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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