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달랐다. 오빠를 위해서 내 목숨을 던질 수 있던 시절도 있었다. 하이네켄 납치 사건 이후 우리 모두가 따돌림을 당하던 때, 나는 오빠가 우리에게 가르친 '우리 대 나머지 세상'이라는 가족의 충성심에 대한 신화를 믿었다. 하지만 오빠가 자신의 가족을 죽일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순간, 깨달았다. 우리의 적은 바깥세상이아니었다. 오빠가 우리의 적이었다. (P199)
빔 오빠는 우리가 가족이라고 해서 예외를 두지 않아요. 그 반대로 가족이기 때문에 무조건적인 충성을 기대하죠. 하지만 우리의 소위 충성심이라는 건 애정을 바탕으로 한 게 아니에요. 순수한 두려움에서 억지로 나오는 거죠. 이런 충성심은 항상 오빠를 향하는 거지, 그 반대는 절대로 없어요. 오빠는 필요하면 언제든 우리를 배신하죠. (P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