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다 우연히 지하철의 플랫폼에서 노숙자의 죽음을 마주하면서 실비는 생각의 전환점을 맞게 된다. 실비는 이름 모를 노숙자의 손을 잡아 주었으며 그녀의 마지막을 함께 했다. 마음의 동요가 일어났다. 그건 무엇이었을까.
심리치료 과정에서의 숙제를 수행하지 않았던 예전의 실비였다면 과연 노숙자에게 다가가 손을 내밀었을까. 숙제를 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도 알 수 없었던 변화는 그녀의 삶을 아주 살짝 바꿔 놓은게 아닐까. 그 살짝 다른 방향의 전환이 노숙자의 손을 잡게한 원동력이 아니었을지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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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율 1위의 자리를 굳건하게 지키는 대한민국의 현실은 참담하다. 경쟁이 강요되는 사회 안에서 다양한 문제와 고통들로 되돌릴 수 없는 선택을 하는 이들이 많다. 참 슬픈일이다. 자살을 결심한 이들에게 이 책이 정말 큰 도움을 줄 수 있을까란 생각도 든다. 그들의 결심을 정말 바꿀 수 있는 것인가란 의문이 든다. 나를 포함한 우리는 그들의 고통을 면밀하게 알지 못한다. 그들이 실비처럼 생각의 전환점을 만나길 기도해 본다.
책 제목에 사용된 '자살'이란 단어와는 전혀 다르게 실비의 이야기는 매우 유쾌하고 신난다. 책을 읽다보면 유쾌한 블랙 코미디 혹은 로맨틱 코미디의 장면이 떠오른다. 2019년 영화로 개봉된다고 한다. 나의 머릿속에 그려진 실비의 모습이 어떻게 영화화 되어 나올지도 매우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