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61가지 심리실험 - 인간관계편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심리실험
이케가야 유지 지음, 서수지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19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61가지 심리실험 : 인간관계편

인간 관계의 비밀을 알 수 있는 흥미로운 실험들

참 궁금하다. 나를 포함해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의 사고 방식은 어떠할까. 나는 이렇게 생각하는데 다른 사람들을 어떻게 생각할까. 지금까지 나는 스스로 조금은 특별한 사람이라 생각했다. 남들과는 다른 가치관의 소유자이며 다른 방식으로의 문제 접근을 하는 사람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나름 자신감과 자존감이 있는 사람이다. 공부도 나름 잘했기에 문제 해결의 접근 방법도 창의적이며 남다르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어라. 이 책을 보고난 뒤 이러한 나의 생각이 180도 뒤집혔다. 나는 그저 평범한 사람이었다. 다른 사람들과 별반 다르지 않은 사고 방식의 회로를 가지고 있었다. 사실, 다른 이들의 마음이 궁금해 이 책을 선택했으나 오히려 몰랐던 내 자신에 대해 더 잘 알게되었다.

책의 제목처럼 실험들이 모두 재미있다. 우리가 생각했던 상식들을 뒤집는 실험 결과들이 매우 흥미로웠다. 특히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의 행동에 대한 구체적 이유가 참 재미나다. 몇개 기억나는 것들을 보면, 구매 가격을 고객이 정하게 했을 때 판매자의 이익이 최대가 되었다는 실험, 자기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라면 20퍼센트 정도 이익을 과감히 포기하는 사람들, 상류층 사람일수록 도덕 관념이 희미해지는 이유, 인간의 윤리와 도덕성이 돈 앞에서 무너지는 한계치 등의 실험과 그 결과들이 있다. 이를 통해 알 수 있는 사람들의 습성과 행동들은 지금까지 생각하지 못했던 모습이었고 동시에 나의 상식들이 깨지는 순간이었다. 몇 가지 강렬하게 기억이 남는 내용들을 아래에 적어 본다.


우리는 주위에서 실연당해 허구한 날 술독에 빠져 지내는 사람이나 수면 부족으로 폭식하는 사람을 자주 본다. 그와 같은 쾌락의 치환이 파리에게 일어난다면 진화적으로 상당히 오랜 기원을 가진 현상임을 의미한다. 어쩌면 '대체물로 만족하는 능력'은 모종의 이점을 가져다주는 강력한 생존 전략의 일환일지도 모르겠다. (p26)

파리 실험은 쾌락과 대체물에 대한 내용을 담았는데 매우 흥미롭다. 왜 사람들이 술을 마시느냐하면 쾌락을 얻기 위함이다. 이 쾌락은 다른 대체물로 대체가 가능하다. 음주, 수면, 폭식 등 기본적인 욕구를 충족시켜 줌으로 인해 쾌락의 욕구를 채울 수 있다. 파리도 짝짓기, 알코올 등의 쾌락을 추구한다는 점과 인간도 이러한 쾌락을 추구하는 파리와 비슷한 동물임이 참 씁쓸하기도 하다.

하버드대 미첼 교수 연구팀은 인간은 다른 사람에게 자기 이야기를 할 기회를 얻기 위해서라면 자신이 얻을 수 있는 이익의 20퍼센트 정도를 과감히 포기할 수 있는 존재라는 사실을 실험을 통해 밝혀냈다. (p61)

참 재미있는 연구 결과다. 돈이 최고인 세상에서 이 돈을 얻을 수 있는 것을 일부 포기하면서까지 갖고 싶어 하는 바로 그 것.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라니. 쉽사리 믿기지 않는 부분이지만 사람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을 좋아하는 것이 명백해지는 순간이다. SNS에 자신의 이야기로 쾌감을 얻는 사람들이 많은 것은 본능적인 것이었다. 그렇기에 그렇게나 사람들은 잘 들을줄 알아야 한다고 경청의 자세를 강조하나 보다.

포기해야 할 때 포기할 줄 아는 것도 능력이다. 손에 움켜쥐고 있던 것을 놓아야 할 때 놓을 줄 아는 것도 능력이다. 지혜로운 행동이며, 인생을 행복으로 이끌 줄 아는 노하우다. 인간 뇌가 작동하는 메커니즘을 관찰하다 보면, 때로 책 한 권에서 얻을 수 있는 지혜와 노하우를 얻은 듯 뿌듯해지곤 한다. (p148)

우울증과 '포기하는 능력'의 상관관계를 보여주는 '황금 찾기 비디오게임 실험'의 마무리 멘트다. 60대 이상 노인의 우울증에 대해 알아 보기 위한 실험이 있었다. 젊은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포기하지 않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60대 이상의 노인들에게는 포기하는 능력이 요구된다. 젊은이들처럼 포기하지 않으려 하면 우울해진다는 의미다. 젊게 산다는 게 다 좋은 것만은 아니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변화를 받아들일 줄 아는 지혜, 포기할 줄 아는 용기가 필요한 이유다.

흔히 '간질'이라고 부르는 뇌전증은 뇌가 과도하게 흥분하는 질환이다. 그러므로 뇌전증에 처방하는 약은 지나치게 흥분한 노의 활동을 정상 수준으로 돌려놓는 작용을 한다. 뇌전증 환자에게 처방하는 약물을 치매 환자에게 투여하자 해마 활동은 정상 수준으로 안정되었으며, 동시에 건망증도 개선되었다. (중략) 뇌가 활성화 된다고 해서 반드시 좋아진다는 보장은 없다. (p168)

우리의 기본적인 상식을 깨는 실험이다. 뇌가 활성화되면 초능력을 발휘한다거나 지능이 높아질 것만 같지만 오히려 그 반대다. 과학자들도 처음에는 당연히 뇌 활성화가 더 좋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 가정했었다. 과하면 안된다. 엑셀과 브레이크를 적절하게 사용해 뇌가 정속 주행을 해야한다는 것이다. 너무 과속하면 사고가 날 수 있고 컨트롤이 불가능해진다. 뇌를 활성화해 지능이 좋아진 사례를 내심 기대했던 내 자신을 반성하게 한다.

실험 참가자들에게 매일 한 시간씩, 총 50일 동안 게임을 하는 과제를 내주었다. (중략) 액션 게임 그룹의 동체 시력과 시각 판단력이 월등히 높아졌다. 게다가 놀랍게도 그 효과가 훈련 후 1년 넘게 유지되었다. 이쯤 되면 '게임은 무조건 해롭다'라는 본능에 가까운 통념이 와장창 깨질 만하지 않은가! (p275)

우리는 책을 읽어야 한다. 게임한다고 혼나는 남편들은 이 책의 내용을 아내에게 보여주자. 우리에게는 게임을 할 수 있는 명분이 생겼다. 시력은 TV를 보거나 게임을 하는 것과 전혀 관련이 없고 오히려 동체 시력 향상에 도움을 준다. 게임을 통해 이해력 및 판단력이 상승하기도 한다니 게임은 지금의 나를 있게한 발판과도 같은 것이었다.


61가지의 모든 실험 결과를 기억해 두고 싶다. 인간 관계뿐 아니라 인간 자체에 대해 좀 더 이해하고 알아가는 시간이 되었다. 상식을 뒤엎는 내용들부터 사람들의 습성들을 이해할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었다. 우리는 근거없이 무언가를 쉽게 단정 짓고 믿는 경향이 있다. 상식적으로라는 말은 상당히 위험하다. 각종 실험이 우리의 상식이 잘못되었음을 지적한다. 근거없는 자신감이라 했던가. 어쩌면 우리 모두는 근자감이 가득한 상태로 자신의 지식을 뽐내고 있었을지 모른다. 이 책에는 근거가 담겨있다. 자신감을 근거로 무장하는 아주 좋은 실험들이 있다.

우리가 가진 잘못된 상식들을 올바른 상식으로 업데이트할 기회다. 이 실험 정보들을 활용하여 내 자신의 행동을 이해하고 남을 이해하고 인간 관계 향상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을 읽는다고해서 하루 아침에 인간 관계가 엄청나게 개선되지는 않을 것이다. 최소한 사람을 만남에 있어 상대가 원하는 바를 좀더 쉽게 알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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