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너는 노땡큐 - 세상에 대들 용기 없는 사람이 뒤돌아 날리는 메롱
이윤용 지음 / 수카 / 2019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너는 이제 노땡큐

촌철살인 그녀가 던지는 메세지

집안일로 바쁘지만 무료한 일요일 주말, 혼자 빙그레 웃으면서 금세 끝까지 읽었다. 지금까지 살아온 내 자신을 되돌아 보기도 했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할까를 생각도 했고, 이런 저런 유쾌한 생각을 하게 한 이 책의 저자이자 작가 이운용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촌철살인'이란 말이 잘 어울릴 듯 하다. 당당하고 할 말은 할 줄 알며, 자신의 권리를 내 세울줄 아는 40대 골스미스 이운용 라디오 작가는 다양한 라디오 프로그램 작가를 거쳐 현재 MBC 라디오 <박준형, 정경미의 2시 만세>에서 집필 중이라고 한다. 그녀가 쓴 글들을 하나씩 읽으며 많은 공감을 했다. 나이도 성별도 다른 그녀의 말들에 공감을 얻는 내 모습이 이상하면서도 참 재미있었다. 그녀의 눈으로 바라보는 세상과 내가 바라보는 세상이 별반 다르지 않으며 내성적이지만 당당한 모습이 나와 닮았다고 해야할까.

다양한 연애를 통해, 몸바쳐 몰두한 일을 통해, IMF때 부터 쓴맛 단맛을 보게 한 사회를 통해 많은 것을 깨우쳤고 켜켜이 쌓인 경험은 스스로의 자산이 되었다. 심각하고 정성적인 인간관계 서적들보다 다정하면서도 때론 따끔한 말을 내 던지는 옆집 누나가 설명해주는 듯한 이런 책이 어쩌면 현실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더 갚진 교훈이 될 수도 있다.

책 구성은 스마트폰 문자 메세지 혹은 톡의 형태를 담았다. 문자로 의사소통을 많이 하는 현 세대의 트랜드를 적절하게 반영했으며 스마트폰의 충전 %를 쪽수로 표현한 점도 재미있다. 스마트폰처럼 친근하게 독자에게 다가가려는 노력이 보인다. 문자를 저장 혹은 삭제할지는 우리의 결정이다. 그저 저자는 우리에게 한 가지 제안을 할 뿐이다.

대전역이었던가. 안내 방송이 들려왔다. (중략)

"승객 여러분, 오늘도 고생 많으셨습니다. 소중한 사람과 따뜻한 저녁 보내시기 바랍니다."

순간, 아침부터 온종일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이리 뛰고 저리 뛰던 나의 모습이 떠오르면서 나는 그만 울컥 눈물을 흘리고 말았던 것이다. (p67)

힘들게 살아가는 나에게 위로의 말은 어떤 것일까. 위로 메세지를 받거나 들어본 게 언제였던가. 내가 누군가를 위로하기 위해 한 말이 있었던가. 그리 힘든 것도 아닌데 그 위로 한 마디를 잘 못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오늘도 고생 많으셨습니다." 이 흔한 말 한마디도 누군가에게는 값진 위로의 말이 될 수 있음을 잊고 지내는 듯 하다.

나는 한 가지 사실을 깨달았는데, 내가 "나이 들어서 그런가 보다"라고 말한 경우의 상당수는 나이 들기 전에도 그랬다는 것이다. (p116)

책에서 살짝 느껴졌는데 저자는 나이에 조금 민감한 듯 하다. 나이와 관련된 글들을 종종 등장하니 말이다. 저자의 말처럼 나이란 어쩌면 핑계일지도 모른다. 이 시대의 결혼은 선택이며 우리의 삶은 정해지지 않았다.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이 우리의 삶이기에 나이는 그저 숫자에 불과하다. 30대니까 어리다는 생각도 어쪄먼 잘못된 것이 아닐까. 5년 후면 40대 이거늘 모든 문제는 나이가 문제가 아닌 내 자신의 문제다.

내 앞에서 칭찬하는 사람은 뒤에서도 날 칭찬하는 줄 알았고, 나한테 잘해주면 그저 다 좋은 사람인 줄 알았고, 나에게 늘 자상한 남자는 다른 여자에게도 자상하다는 걸 몰랐고, 겉멋 부리기 좋아하는 남자는 인생에도 겉멋이 들어 성실하지 않다는 걸 몰랐으며 누군가는 내가 한 이야기를 토씨 몇 개 바꿔 뒤에서 아예 다른 이야기로 만들어버릴 수 있다는 걸 몰랐다. (p122)

사회에서나 친구들끼리의 만남이거나 연애에서거나 사람을 만나고 헤어짐에 있어서 겉모습이 전부가 아님을 우리는 알면서도 잘 모르고 지낸다. 간혹 우리는 내면이 아닌 서로의 겉모습만을 보면서 지내는 게 아닌가란 생각도 든다. 반대로 다른 이들이 생각하는 나의 모습이 내가 생각하는 진정한 내 모습이 아닌 그저 나의 겉 모습만을 기억할 것이란 생각에 참 아쉽기도 하다.

영혼 없는 맞장구 말고 영혼 있는 문제 제기를 위해서. 순간적으로는 서운하더라도 정말 그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기 때문에. (p141)

내 생각도 비슷해서 놀라웠다. 영혼 없는 맞장구보다 순간 서운하더라도 도움되는 말을 하고 싶은 진정한 친구가 되고 싶다. 그러나 이러한 나의 마음을 받아주는 친구는 그리 많지 않은 듯 하다. 어쩌면 사회가 영혼 없는 맞장구를 원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만큼 공감과 위로가 부족한 사회이기에 더욱 그렇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러한 고민이 나만의 것이 아님을 알게한 부분이기도 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