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 아홉명의 작가, 스물 아홉편의 단편 작품들이 담겨 있다. 작품 하나하나 귀중하고 재미있다. 재미있는 작품, 독특한 작품, 아리송한 작품, 가슴이 먹먹해지는 작품, 숙연한 기분에 멍해지는 작품 등 짧지만 임팩트 있는 작품들이다. 그 중 기억하고 싶은 몇 작품을 아래에 간략히 적어본다.
강화길 <꿈엔들 잊힐리야>
이 작품을 읽고 난 뒤 한참을 멍했다. 가족을 먹여 살리느라 아등바등 살아온 그녀. 그녀와는 달리 그녀의 남편은 사업 실패 후 4년 뒤 교통사고로 떠난다. 부부싸움을 할 때는 아이들이 알아 듣지 못하게 일본어로 싸운다. 할머니가 된 그녀는 과거 남편을 처음 만났던 날을 회상한다. 네 시간이 훌쩍 지나도록 일본어로 서로 대화를 주고 받았던 첫만남에 대해 이야기한다. 인연이란 그런걸까. 거부할 수 없는 이끌림은 운명처럼 아무도 모르게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