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쯤 네가 나를 그리워했으면 좋겠다
그림은 지음 / 놀 / 2018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번쯤 네가 나를 그리워했으면 좋겠다

지친 감정을 보듬어 주는 공감 치유 에세이

책을 읽을 때 간혹 나 혼자만 읽기가 아까워 누군가에서 선물해 주고 싶은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이 책은 그런 책이었다. 나 혼자 읽기 아까운 글들이다. 이 책의 좋은 그림과 글들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 특히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로 힘들어하며 방황하는 친구에게 선물하고 싶은 책이다.

이 책은 "지친 감정을 보듬어 주는 공감 치유 에세이"라고 부르고 싶다. 그저 천천히 에세이 글을 읽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차분해지고 편안해진다. 아기자기하면서도 독특하며 개성있는 '그림은' 작가의 일러스트는 글과 적절하게 어우러져 신비로운 분위기를 이끌어 낸다. 또한 나의 감정을 살살 자극한다.

서로의 시선

우리는 함께였지만

서로를 바라보는

각자의 시선 안에서

서로를 사랑했던 것 같다. (p64)

공감되는 글들이 참 많다. 짤막한 글을 한 번 읽고, 또 읽고, 다시 읽어도 느낌이 새롭고 생각하게 한다. 공감의 글이 가진 힘이 느껴진다. 누군가를 사랑했던 사람이라면 그리고 이별을 했던 사람이라면 이 글에 깊은 공감을 느낄 것이다. 이 짤은 글귀를 통해 과거의 기억을 되짚어 보기도 하고 현재의 나를 되돌아 보기도 한다.

"추억은 되씹을수록 단맛은 빠지고 쓴맛은 진해진다. (p71)" 라는 글이 자칫 우리의 모든 소중한 추억을 매도하는 글처럼 보일 수도 있겠지만, 과거의 기억에서 벗어나지 못해 힘들어 하는 누군가에게는 어떠한 말보다 매우 힘이 될 수 있는 글이다. 추억이란 단어는 사람마다 다르게 다가오는 단어이다. 어떠한 추억이냐에 따라 또는 처한 상황에 따라 글이 전하는 의미와 힘이 다를 수 있다.

외로운 날

그런 날이 있다.

의미 없는 말이라도 마구 쏟아내고 싶은 날.

무슨 말이라도 나누고 싶은 날.

그저 안부 인사라도 건네 볼까

연락처를 한 칸씩 내려 보며

지금 나는 외롭다는 것을 알게 되는 날.

허한 마음이 하루 이틀 이어지는 날.

그냥 사람이 그리운 날.

누군가에게 향하는지도 모르는 그리움이 내려앉아

다정한 인사 한마디 때문에

사랑에 빠져버릴 것만 같은 무작정 사람이 그리운 날.

마음 향할 곳을 찾지 못해

환한 화면 속 세상이 까만 밤처럼 내려앉는 날. (p91)

"외로운 날" 이 책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글이다. 나에게도 외로운 날이 있다. 과거에 외로운 날도 있었고 앞으로도 외로운 날이 있을 것이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그저 외로운 날이 있다. 그 외로움이 나에게만 있는 외로움이 아닌 모두에게 존재하는 외로움임을 꺠닫게 되고 이 글을 통해 위로를 받는다. 옆에 누군가 있어도 그저 사람이 그리운 날, 허한 하루가 유난히 느껴지는 그런 날... 그 외로운 날을 글을 통해 위로 받는다.

이해의 시작은 같은 상황에 사람만 바꾸어 생각하는 입장 바꾸기가 아니라

어떤 상황을 자신의 시선이 아닌 상대방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것이다.

(p189 '상대성' 중에서)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기, 그리고 깊게 공감하기가 그렇게 어렵나보다. 부족한 경험은 상대 입장을 깊게 이해하기 힘들게 한다. 가난에 대해 상대가 느끼는 어려움에 대해 깊게 공감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공감한다는 말은 쉽게 하지만 깊게 공감하는지는 미지수다. 다시금 상대의 시선에서 내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다. 기꺼이 함께 하고 싶은 사람인지 상대의 시선에서 바라볼 때 정확하게 알 수 있을 것이다.

내가 당신의 곁이 되어 줄게요. (p227)

선뜻 누군가의 곁이 되어준다는 말이 참 따뜻하게 다가온다. 내가 누군가에게 이런 말을 했던 적이 있던가. 곁이 되어 준다는 이 말을 들으면 나도 기분이 좋을 것 같다. 오늘 사랑하는 사람에게 다시금 이 말을 툭 던져 봐야겠다. 내가 당신의 곁이 되어 줄게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