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스티드 캔들 에드거 월리스 미스터리 걸작선 1
에드거 월리스 지음, 양원정 옮김 / 양파(도서출판)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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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스티드 캔들
걸작 고전 추리 소설의 묘미



에드거 윌리스(1875-1932)는 우리에게 낯선 작가다. 영국의 소설가, 극작가인 그는 20세기 다작 작가 중 한 명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수많은 작품을 탄생시켰다. 17편의 희곡, 957편의 단편, 170편의 소설 중 160편이 영화화 되었다고 하니 그 영향력이 엄청나다고 볼 수 있다. 

극작가가 쓴 소설의 맛은 바로 챕터들의 마지막 의미심장한 말 한다디에 있지 않을까? 미드, 영드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극적 요소를 이 책이 담고 있다. 아마도 이 책이 그 시초이지 않을까 조심스레 추측해 본다. 장이 끝나는 부분에서 던지는 의미심장한 말 한 마디에 다음 내용이 궁금해지고 예상치 못한 흐름을 전개한다. 여기까지만 읽어야지 하는데 좀처럼 멈출 수가 없다.

누군가를 겁먹게 만든다면! 불길함과 불안함으로 상대의 마음을 가득 채우고, 상대나 상대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어떠한 끔찍한 일이 생길 것이라고 믿게 만든다면! 아마 후자가 더 괜찮은 방법일 테지만, 아무튼 그것이야말로 상대에게 절대 잊을 수 없는 상처를 주는 길이라오. 고문대보다도 훨씬 끔찍하고, 화형보다도 훨씬 가혹한 게 바로 두려움이오. (p119)

살인범으로 몰려 수감자 신세가 된 존 렉스맨은 유명 추리소설 작가다. 그리고 사랑하는 아내 그레이스. 억울한 렉스맨의 탈옥을 돕고 부유하지만 악명 높은 카라. 두 건의 살인사건을 파헤치는 렉스맨의 절친인 형사 티엑스. 렉스맨을 살인을 저질렀다. 하지만 자신은 억울하다고 한다. 살인 사건은 왜 발생했을까. 티엑스의 노력으로 각종 단서들을 찾게되고 렉스맨의 석방이 결정되지만 돌연 렉스맨은 탈옥은 했다. 몇 년 후 또 다른 살인 사건이 발생하고 사건 현장의 양초는 또 무엇인지... 

고전이라는 수식어를 붙인 이유는 아무래도 시대적 배경이 현재와는 다르기 때문이다. 전화보다는 전보, CCTV가 아닌 담배꽁초로 사건을 추적해 나가는 모습이 현대의 추리물과는 다소 다르지만 고전 추리소설의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 추리소설의 진정한 묘미인 긴장감과 예상치 못한 전개를 잘 섞어 담았다.

티엑스는 시선을 돌려 천천히 방을 수색했다. 그리고 카펫 한가운데서 단서를 하나 발견했다. 그것은 크리스마스트리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구부러진 작은 꽈배기양초였다. (p170)

첫 번째 묘미는 책의 제목처럼 '트위스티드 캔들'이 등장하는 순간이다. 예상치 못한 인물의 죽음과 의문의 꽈배기양초의 등장은 매우 혼란스러웠다. 어떻게 된 영문인지 김전일 혹은 코난을 부르고 싶었다.

무엇보다 이 책의 묘미는 사건의 전말이 드러나는 후반부에 있다. 모든 추리 소설이 그러하겠지만 결말은 조금 더 특별하게 다가왔다. 249페이지 '렉스맨의 설명1'부터 드러나는 사건의 전말은 매우 충격적이었다. 저자의 독자에게 철저하게 진실을 숨기는데 주력했다고 생각한다. 나는 책을 읽으면서 이 전말을 예측할 수 조차 없었다. 숨겨진 스토리의 스케일이 엄청날 뿐더러 감히 예상하기 힘든 내용이었다.

마지막까지 범인이 누구인지 예측하기 어려웠다. 독자들이 쉽사리 범인을 예측할 수 없도록 많은 장치를 심어놨다. 마지막에 비로소 풀리는 퍼즐 조각들에 의한 쾌감이 상당했다. 자칫 후반부에 다다르기까지 지루할 수 있으나 나름 범인을 유추해가며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마지막을 위해 달려온 그 여정이 값어치 있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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