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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아이 - 아홉가지 무민 골짜기 이야기 ㅣ 토베 얀손 무민 연작소설 6
토베 얀손 지음, 이유진 옮김 / 작가정신 / 2018년 10월
평점 :
보이지 않는 아이 : 아홉 가지 무민 골짜기 이야기
즐거운 '무민'과 친구들을 만나다.
'무민'은 귀여운 캐릭터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정작 무민이 태어난 곳, 배경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듯 하다. 주변 사람들에게 물었으나 무민 캐릭터는 알지만 어디에서 만들어진 캐릭터인지는 모두 모르고 있었다. 사실 몰라도 전혀 상관없으나 좀 궁금하지 않은가? 무민에 대해서 알게된 첫 번째 책인 동시에 무민 캐릭터를 더욱 좋아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작가 토베 얀손과 무민 시리즈
토베 얀손은 1914년생 핀란드의 스웨덴계 작가로 '보이지 않는 아이'는 1962년 발표된 작품이다. 어린이, 청소년 문학의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작품을 남겼고 무민 시리즈는 티비 만화영화, 뮤지컬로 제작되었다. 1945년부터 무민시리즈가 발표되었고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고 또한 각종 상을 수상했다.
무민 시리즈의 여섯번째 작품
연작 소설 아홉 단편을 담고 있는 "보이지 않는 아이"는 총 8권의 무민 시리즈 중 여섯 번째 책이다. 9개의 단편 중에서 여섯 번째 단편인 '보이지 않는 아이'는 겁먹고 모습이 사라져 버린 닌니에 대한 이야기다. 엉뚱한 상상력이 가미되고 유쾌한 무민가족이 더해져 묘한 재미를 선사하는 무민 이야기는 읽을 수록 빠져들게 하는 힘이 있다.
독특한 캐릭터들과의 만남
첫 만남은 매우 낯설었고 무민 세계에 존재하는 매우 독특한 캐릭터들에 정신이 혼미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무민 세계에서는 매우 평범한 전혀 이상할 것 없는 캐릭터들이란 사실에 익숙해졌으며 나도 모르게 동화되어 있었다. 스너프킨, 거짓말쟁이 훔퍼, 겁쟁이 필리용크, 사랑스러운 무민, 은퇴한 헤물렌, 보이지 않는 닌니, 스니프와 무민 가족들이 등장한다. 각 캐릭터의 모습을 담은 적절한 삽화가 있어 도움이 되었다.
무민 이야기의 의외성
무심한 듯 허를 찌르고 생각에 잠기게 되는 이야기들을 만났다. 처음엔 별 생각없이 읽다가 읽고 난 뒤 고개를 끄덕이며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극단적인 캐릭터 설정이었으나 극단적 상황을 만나 다이내믹한 변화는 만화같은 재미와 특성이 존재한다. 만화처럼 이해가 쉬우면서도 나름 심오한 철학을 담고 있다.
이제 두 번 다시 두려워할 일 없어. 이제 자유야. 이제 뭐든 할 수 있어. (p78)
재앙을 믿었던 필리용크
평화롭지만 언제 올지 모르는 재앙에 두려움으로 가득찬 필리용크는 개프지를 초대한다. 두려운 자신의 마음을 개프지에게 말하지만 개프지는 전혀 아랑곳하지 않는다. 그렇게 두려움이 가득차 살아가는 필리용크의 집에 거대한 토네이도가 쑥대받으로 만들고 집과 집기가 모두 부셔진다. 이에 필리용크는 자기 자신에 얽메어 있었음을 깨닫는다. 짧지만 우리에게 전하는 메세지가 담겨있는 이야기다. 두려움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미래에 대한 걱정은 사실 아무 부질없다. 하지만 이를 깨닫기는 쉽지 않다. 재앙을 만났을 때 비로소 스스로의 울타리에서 벗어나 자유를 만끽한다.
네 말이 맞겠지. 용이 떠나서 다행이야. 차리리 잘된 일일지도 몰라. (p102)
세상에 남은 마지막 용
무민와 작은 용 이야기는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누구나 어렸을 적에는 이런 상상을 해봤을거다. 나만의 작은 비밀 용 말이다. 작아서 유리병 안에 들어가는 이 작은 용은 불을 내뿜고 내 통제에서 벗어나지만 사랑스럽다. 이런 용이 나보다 다른 사람을 좋아 한다니... 뭔가 배신감 느끼고 화도 나는 상황이다. 무민은 용을 스너프킨에게 보내주지만 스너프킨은 용을 멀리 떠나보낸다. 일방적인 사랑의 관계를 이런 식으로도 표현할 수 있겠다.
잘하는 일 말고 다른 일을 하면 재미가 없긴 하지. (p134)
침묵을 사랑한 헤물렌
내가 진정으로 좋아하는 것이 무언인지를 안다는 것은 정말 크나큰 행운이다. 우리는 평생을 살아가면서 진정으로 내가 좋아하는 것에 대해서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평생 내가 해 온 일이 정말 내가 좋아하는 일일까? 의문이 들지만 일을 하는 도중에는 힘이 들고 무료하고 반복되기에 언제든 그만두고 싶은 마음이다. 정말 일을 그만두었을 때 비로소 이 일과 나의 관계에 대해서 알 수 있게 된다. 시끌벅쩍한 곳에서 평생을 살아온 헤물렌이 진정으로 원했던 침묵을 막상 마주하니 어색했다.
동화라서 재미나고 톡톡튀는 상상력이 돋보인다. 고전이지만 지금 읽어도 흥미롭다. 그저 동화책으로만 바라보기엔 어른이 읽어도 느끼는 바가 많다. 고단한 세상 살이에 지친 어른들에게 은연 중 깨달음을 주는 무민 이야기가 친근하게 다가온다. 사랑스러운 무민 가족과 친구들을 만나고 싶다. 그저 귀여운 캐릭터로만 생각했던 무민 이야기가 색다르게 다가왔고, 다른 무민 시리즈의 책들도 궁금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