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개츠비 생각뿔 세계문학 미니북 클라우드 1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안영준 옮김, 엄인정 해설 / 생각뿔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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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개츠비


생각뿔 출판, 안영준 역자




계속 사랑받는 개츠비의 매력

이미 수 많은 <위대한 개츠비>가 한글로 번역되어 존재한다. 그럼에도 이렇게 지속적으로 새로운 번역본이 나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타임 선정 '현대 100대 영문 소설', 랜덤하우스 선정 '20세기 100대 영문 소설 2위', BBC 선정 '반드시 읽어야 할 고전'이라는 압도적인 타이틀이 <위대한 개츠비>를 빛내고 있다. 이 책이 지속적으로 번역되는 이유가 아마도 개츠비가 가진 매력을 우리는 아직 정확히 모르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스며든다. 나는 <위대한 개츠비>를 영화로 먼저 만났다. 영화에서 만난 개츠비와 책으로 만나는 개츠비의 차이점이 무엇일지 궁금했다. 반면 책을 읽으면서 영화에서 봤던 장면들이 가진 이색적 시대 배경 등을 유추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무엇보다 책에서 만나는 개츠비는 어떠할지 기대가 되었다. 


위대한 개츠비가 왜 위대할까?

'위대한' 이란 수식어가 논란의 중심에 있다. 왜 개츠비가 위대한 것인지 이해되지 않는다는 사람들이 많다. 나도 그러하였고 지금도 백프로 이해한다는 말을 쉽사리 할 수 없다. 하지만 사랑이라는 단어를 앞에 두고 다시 이야기 해보자면 다가오는 느낌이 매우 다르다. 누군가 쉽게 정의할 수 없는 그 사랑이라는 형태, 사랑의 가장 높은 위치가 무엇이라 묻는다면 바로 개츠비가 한 정도는 되어야하지 않을까.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그 '위대한' 이란 수식어가 개츠비 앞에 존재함이 부족하지 않게 다가온다.


어쩌면 작가 자신이 투영된 개츠비

개츠비의 모습은 작가 피츠제럴드 일생과 상당히 닮아 있다. 육군 장교였던 피츠제럴드는 약혼녀 젤다와 파혼하고 다시 재회 및 결혼하는 등 개츠비와 데이지 사이의 모습과 닮아 있다. 피츠제럴드가 파혼 당한 이유는 자신의 불확실한 미래로 젤다에게 버림 받았고, 역시 현실을 포기할 수 없었던 데이지가 보인 모습과 비슷하다. 그만큼 개츠비에 자신의 마음을 투영해 훌륭한 작품을 이끌어 냈을지 모른겠다. 작가 자신이 누구보다 가장 잘 이해하는 주인공 개츠비가 탄생한 것이다.


데이지가 보이는 행동의 의미

개츠비와 대비되는 데이지에 관심이 간다. 여자의 마음은 갈대와 같다고 했던가. 그렇다 하더라도 너무 심하다. 시대에 따라 그 여성의 모습이 달라질 수 있다지만 진정한 사랑과 대비되는 데이지의 행보는 현실 안주에 맞춰져 있어 다른 소설들과 매우 다른 모습이다. 이해가 되는 듯 하면서도 알 수 없는 여인의 마음에, 그 여인에 의해 철저히 부숴지는 개츠비의 모습에 깊은 혼란을 경험한다. 위대한 개츠비를 위대하게 하는 아이러니한 존재 데이지의 행동은 나에게는 미스터리한 존재다.


사랑이란 그 단어가 가진 힘

사랑이라는 단어가 가진 의미의 정확한 해석은 인류 전체의 과제다. 사랑이 뭐 별거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사랑은 모든 것이기도 하며 허무한 결말을 가져오기도 한다. 위대한 개츠비가 사랑에 대해 어쩌면 정확하게 표현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한 남자 개츠비의 인생에서 모든 것이었던 사랑 데이지, 하지만 결국 개츠비는 그녀의 배신에 의해 아무것도 아닌 존재가 되어 허무한 결말을 맞게 된다. 그럼에도 데이지를 향한 개츠비의 사랑은 그녀에게 향하고 있다.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이 사랑이 주는 의미에 대해 깊고 또 깊게 생각해보는 대목이다.


생각뿔의 위대한 개츠비

생각뿔의 세계문학은 미니북으로 제작되어 주머니에 쏙 넣어 다닐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원문의 뜻을 최대한 살리려 노력하고 작품 이해 중점을 두고 공들여 번역했다고 한다. 지하철을 타고 다니며 주머니에서 쏙 꺼내 읽을 수 있어 편리했고 번역에 이질감 없이 개츠비를 만날 수 있었다. 





"인상 깊었던 구절들"



이 책에 이름을 내어준 개츠비만은 예외다. 내가 경멸하는 모든 것을 대표하는 그에게만은 다른 기준을 적용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만약 인간의 개성이 일종의 성공적인 몸짓이라고 한다면, 그에게는 대단한 무언가가 있었다. 개츠비는 수천 킬로미터 밖에서 일어나는 미세한 진동까지 감지하는 지진계처럼 삶의 가능성에 예리한 감각을 지녔다. 그 예민한 감각은 '창조적 기질'이라는 진부한 감성과는 차원이 달랐다. 마치 그 어떤 사람에게서 발견한 적 없고 또 앞으로도 다시는 발견할 수 없을 만한 희망에 대한 재능이며 희망적인 낭만과 같은 거였다. (p.9)


"데이지는 당신을 사랑한 적이 없단 말이야. 알아 듣겠어?" 그가 소리쳤다. "그녀는 내가 가난했기 때문에 나를 기다리다 지쳐서 당신하고 결혼하는 끔찍한 실수를 저질렀지. 그렇지만 데이지는 나 말고는 아무도 사랑한 적이 없어!" (p176)


"내가 그녀를 사랑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얼마나 놀랐는지 차마 말로 표현할 수 없어, 친구. 한동안은 차라리 그녀가 날 내팽개치듯 버렸으면 하고 바라기까지 했거든. 하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어. 데이지도 나를 사랑하고 있었거든. 그녀는 자신이 모르던 세계를 내가 알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나를 똑똑하다고 생각했어... 어쨌든 나는 내 야망 따위를 새까맣게 잊고 순간순간 그녀에게 깊이 빠져들었어. 그녀 외의 다른 것에 대해서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던 거지. 그녀에게 앞으로 할 일을 들려주면서 즐겁게 지낼 수 있는데 대단한 일을 벌일 이유가 어디 있었겠어?"(p.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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