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과거를 지워드립니다

당신의 과거를 지워드립니다
비프케 로렌츠 지음, 서유리 옮김 / 레드박스 / 2018년 4월

당신의 과거를 지워드립니다

"나의 과거를 지울 수 있다면?" 

이러한 작은 발상에서 시작된 이 소설의 소개글을 보고 영화 나비효과가 떠올랐다. 과거의 작은 사건 하나를 바꿨더니 미래가 온통 달라져버린 SF영화가 매우 신선하고 재미있었다.  "당신의 과거를 지워드립니다" 역시 그 발상이 매우 재미있다. 나비영화와는 조금 다르지만 그 맥락은 비슷하다. 잊고 싶은 자신의 과거를 지웠더니 온통 변해버린 현재의 모습에서 진정한 자신을 찾아가는 주인공 찰리의 이야기다. 소설이 전하는 메세지가 정말 의미있다. 수 많은 자기계발서보다 어쩌면 이런 소설 한 권이 우리의 인생을 더 값지게 만들 수 있을지도 모른다. 

"우리의 주인공 찰리" 

주인공 찰리는 여자다. 찰리는 남자에게만 쓰는 이름인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찰리는 스스로 헤픈 여자라 칭한다. 헤픈 여자라 씌여진 티셔츠를 입고 대학을 중퇴했고 호프집 서빙일을 하고 있다. 수 많은 남자들과 아무렇지 않게 밤을 보내고 스스로 만족하지 못하는 인생을 살아간다. 자신과는 다르게 성공한 듯한 동창들의 모습에 부러움과 시기의 마음이 자리한다. 동시에 자신이 선택한 자신의 모습에 당당하면서도 한편으로 못마땅하다. 

"컨설턴트의 제안" 

그런 그녀에게 지우고 싶은 과거의 남자친구 모리츠가 나타났다. 동창 모임에 가자는 그의 권유에 못이기는 척 참석한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굴욕적이고 처참한 사건이 벌어진다. 지우고 싶은 과거 투성인 그녀에게 어느 날 과거를 지워준다는 컨설턴트의 제안을 받게된다. 반신반의하며 그 제안을 찰리는 받아 들인다. 과거를 지우고 집으로 돌아온 찰리는 변해버린 현실에 어리둥절하다. 자신의 현실의 모습을 찾아가는 과정이 꽤 흥미진진하다. 자신의 현실의 모습은 자신이 그토록 바라왔고 모두가 동경하는 모습으로 변모해 있었다. 꿈꾸던 저택에서 훌륭한 남자 모리츠와 결혼식을 올렸으며 이태리로 신혼여행을 떠났고 즐거운 한 때를 보낸다. 그런데 왜 그런지 불행하다. 

"속도감 있는 전개 & 설득력 있는 스토리" 

꽤 두꺼운 책인데 정말 빨리 읽었다. 빨리 책을 읽는 편이 아닌데 순식간에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고 있었다. 내용이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다. 과거를 지움으로 인해 변해버린 현재의 모습이 매우 설득력 있게 다가왔다. 과거와 현재의 연결고리를 찾아가는 과정도 재미있었고 자취를 감춘 팀과의 재회는 정말 인상적이었다.

"나의 과거를 바라보다" 

나의 지우고 싶은 과거에 대해 잠시 생각해 봤다. 그 과거가 지금의 나를 있게 하는 토대이다. 비록 그 과거가 수치스럽고 지우고 싶을지라도 나는 그 사건을 통해 스스로 성장했고 경험했다.  그리고 행복에 대해 생각해봤다. 지금 나의 모습이 정말 만족스러운지 그리고 행복한지에 대해서 말이다. 그렇다. 다행스럽게도 나는 정말 지금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자신의 모습을 비관하고 절망하는 이 시대의 청년들에게 귀감이 될 수 있는 책이지 않을까 싶다. 자신의 현재 모습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스스로 행복하다고 생각하지 못하는 이 시대의 청년들이 참 많을 것이다. 그런 이 시대의 청년들이 이 책을 통해 조금이나마 현재의 소중함을 느끼는 치유받고 긍정적인 사람이 되었으면 하는 작은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