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스터 1
우라사와 나오키 지음, 박연 옮김 / 세주문화 / 1996년 6월
평점 :
절판


'날 봐! 나를 봐! 내 안의 몬스터가 이렇게 크게 자랐어ㅡ' 인간이 선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리고 인간이 악한 이유는 대체 무엇일까. 그 대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지금 이 세계에 이미 선과 악이 공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단 한순간도 선한 모습을 보며준 적 없는 '절대악'인 요한. 그러나 그가 '아무것도 없는' 세계에서 그렇게 된 것일까? ...아무리 끔찍한 범죄를 저지르는 냉정한 살인마라도, 결코 처음부터 그렇게 되지는 않았다. 그 자신이 저지르는 그 범죄만큼이나 끔찍하고 잔인한 경험을 했기 때문에 그렇게 된 것이다.

왜, 대부분의 살인마들이 학대 경험이 있다고 하지 않은가. 요한을 성장시킨 것은 국가의 비인간적인 '이상'이 낳은 그런 학대와, 어긋난 방향의 교육...... 그 잔인한 내부엔 고통에 몸부림치던 어린아이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가 살인을 저지르는 데 있어 아무 죄책감이 없는 것은 이미 '지옥'을 여러 번 경험했기 때문일 것이다. 누구나 조금씩은 그렇게 하듯이 마음 속에 '괴물'을 키워가는 그. 세상의 끝... 더이상 겪을 지옥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 그 속에 빠지는 것이 얼마나 고통스러운 일인지를 더이상 감지할 수 없게 된 그는 결국 스스로 지옥을 만들어가기 시작한다.

재능이 있는 외과의사였던 덴마... 그는 너무나 순진한 나머지 그런 재능을 이용당하고 그 공로는 원장이 대신 인정받게 된다. 그러나 원장의 명령으로, 자신에게 맡겨진 환자보다 유명인인 환자를 택한 후 맡겨졌던 환자가 죽었다는 사실에 깊은 죄책감을 느끼고 결국 출세보다는 인간의 생명을 구하는 길을 택하게 된다. 그 때문에 약혼녀와도 헤어지고 그가 맡은 환자는 10세 가량의 어린애였다. 특유의 인간애로서 필사적으로 어린애를 살리려고 노력하는 덴마. 결국 그 아이는 살아나게 되지만... 그로 인해 오히려 더 많은 사람이 죽게 된다. 그 아이의 이름은 바로 요한.

아이러니컬하게도 요한으로 인해 일어난 여러 가지 사건의 범인이라는 누명을 쓰고 도망자 신세가 된 Dr 덴마. 그는 이제 생명을 구하는 의사라는 직업을 버리고 더 많은 생명을 구하기 위해 스스로 요한을 죽이는 살인자가 되기로 결심한다. 선의 천재와 악의 천재의 숨막히는 추적!

극단적인 악의 형태를 보여주면서도... 그 속에 항상 따뜻한 휴머니즘을 담고 있는 monster. 그 따스한 시선과 피해자들에 대한 애잔한 감정이 느껴지기 때문에 더 스케일 큰 작품이 되는 것이 아닐까. 요한도 마지막엔 구원받았으면 하고 바란다. 그는 무섭기만 한 살인마가 아니라, 아직도 구원받지 못한 상처받은 영혼이므로. 'Look at me! Look at me! Look at my monster grew this in m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 남자! 그 여자! 1
츠다 마사미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1999년 1월
평점 :
품절


이 책의 주인공은 아름답고 착한 미소녀인 유키노...... 라고 하면 너무 평범한 만화가 될 것이다. 사실 그녀의 그런 모습은 가식과 허영이었다는 조건이 있었기 때문에 더욱 특별하고 기발한 만화가 된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성격파탄자의 내면을 그린 음울한 만화가 결코 아니다. '인간은 모두 배우다'라는 말처럼 살아가면서 크게 비난받을 정도는 물론 아니겠지만, 모두들 사소한 연기를 하며 살아왔고 지금도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다른 사람에게 좀 더 멋지게 보이기 위해서 자신을 과장하고, 용서받기 위해서 잘못을 축소시키는... 그 외에도 무의식 중에 하게 되는 여러 가지 '연기'가 많겠지만. 다만 유키노는 그것이 좀 더 컸을 뿐이었다.

유키노는 남들에게서 칭찬을 들을 때마다 흥분할 정도로 좋은 기분이 되고, 그것을 위해 공부에서는 톱을 차지하려고 밤낮으로 노력하고 여러 종류의 트레이닝을 하는 등 피나는 노력으로 자신을 갈고 닦는다. 그러나 '진정한 자기 자신'이 아닌 경우에 칭찬을 듣는 경우는 자신과는 별도인 타인에 대한 칭찬일 뿐, 그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유키노도 아리마를 만나면서 자신이 결국 아무 것도 몰랐다는 것을 알게 되고, 진정한 자신을 찾기 위해 시련을 겪기로 결심한다.

한편, 이렇게 목적을 찾아 열심히 살아가는 유키노에 비해, 친부모로부터 사랑받지 못해 마음의 상처를 키우고 있던 섬세한 아리마에게서는 조금씩 공격성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그것은 유키노에게 끌릴수록 커지는 유키노에 대한 집착, 그리고 그 자신의 갈등. 과연 '진정한 자신을 찾기 위한 노력'을 하는 이들은 어떻게 될 것인가? 유키노와 아리마의 가식은 그 자신들에게도 나름대로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이 많다. 끈기있게 노력하는 삶을 알게 했으니까. 비록 그것이 조금은 틀렸다 해도, 아직은 고쳐나갈 수 있으니까. 우리들 또한 어쩌면 지금 잘못 생각하고 있을지도... 우리는 아직 삶을 배워나가는 중이다!! 그렇기에 때로는 부딪히고, 때로는 감싸안으고, 갈등을 이겨내면서 멋지게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제목은 '그 남자! 그 여자!'로 분명 유키노+아리마의 이야기이지만 그들의 친구인 다른 사람들의 연애 이야기까지 나오기 때문에 독단적인 시선이 아니라 여러 사람을 인정할 수 있는 독특한 시각으로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다. 세계의 주인공은 결코 혼자가 아니니까. '여러 사람들의 사정이 만나 서로 합쳐진다.' ㅡ유키노의 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큐이디 Q.E.D 1
카토우 모토히로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0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Quod Erat Demonstrandum, 큐이디 각각의 단행본 뒷표지에 선명이 새겨져 있는 글자, Q. E. D는 이것의 약자이다. 바로 라틴어로 '이상이 증명되어야 할 내용이었다, 증명 끝'이라는 내용이 담겨 있는 말. 추리와 연관있는 단어긴 해도 라틴어가 나오다니, 이쯤 되면 이 책이 상당히 지식적인 부분을 전달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선 사건을 해결하는 탐정역을 M.I.T에서 수학을 전공한 천재소년 토마가 맡는다. 그에게 사건은 수학에서의 사칙연산만큼이나 간단하게 풀이할 수 있는 것.

오히려 그가 어려워 하는 것은 인간의 풍부한 감정에 대한 접근이다. 게다가 어딘가 상당히 어두운 과거가 있어보이는 토마. 그러나 이것은 단순한 천재소년의 일대기가 아니다. 사건이 있고, 그것을 해결해주는 해결자가 있고, 작품의 분위기를 좀 더 다른 방향으로 표현해주는 역할자가 있다. 그것은 여주인공인 가나. 침착, 냉정, 논리적인 토마에 비해 가나는 운동신경이 좋은 활발하고 정의감 넘치는 소녀이다. 이것은 작품의 분위기에 영향을 미치는 것 뿐만이 아니라 서로의 단점을 여러 방식으로 보완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장 훌륭한 것이다. 마치 홈즈와 와트슨의 관계처럼.

사람과의 만남은 우리의 일생에 큰 영향을 미치며, 특정한 경우 자신의 영혼을 완전히 새롭게 탄생시킬 수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인간은 어떤 한정된 존재가 아니다. 아마 토마가 가나와 만난 것도 마찬가지일 수 있다. 그렇다면 성격이 정반대인 토마와 가나가 사이좋게 어울릴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심리학에서 말하는 shadow 현상(겉으로 보이는 성격 외에 깊은 내면 속에 또 다른 면을 가지고 있을 수 있다는 이론)일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조금 다르게 생각한다. 토마는 어떻게 보면 유별난 존재이다. 천재이기에 갈등했고, 사람들에게 자신들과는 다른 존재로 오해받았다. 그러나 가나의 단순한 성격은 그런 것을 신경쓰지 않고 잘 해줬으며, 토마 역시 편하게 말할 수 있는 가나를 좋아한다.

지금까지 추리적인 부분보다는 인물의 특성에 대해 더 자세히 쓴 것 같다. 그러나 그것은 결코 이것이 추리물로서 부족해서가 아니다. 오히려 타 추리물과는 달리 다양한 사건과 소재로 신선하게 다가오는 작품이다. 하지만 이렇게 한 것은 추리물이 아니라 일반 만화로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작품성이 있기 때문이다(이것은 다른 분이 말씀해 주셨는데 공감하게 되어 이렇게 쓴다). 적어도 QED에서는 가끔씩 추리물에서 (개인적으로) 느껴지는 어둡고 끈적끈적한 퇴폐적인 느낌을 단 한 번도 느낀 적이 없다. 그림체도 조금 단순하지만 나름대로 매력적이고 말이다. 특히 어둡지 않은, 조금은 신비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QED의 분위기를 다시 느껴보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탐정학원 Q 1
아마기 세이마루.사토 후미야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1년 11월
평점 :
절판


'수수께끼여... 더욱 더 깊어져라...'그 유명한 '소년탐정 김전일' 시리즈를 애독했던 분들이라면 아시겠지만, 이것은 김전일을 연재했던 콤비인 아마기 세이마루와 사토 후미야가 두 번째로 낸 작품이다. 비슷비슷한 사건상황에, 단독으로 활동했던 탐정이었던 김전일과는 달리 이 '탐정학원 Q'에서는 꽤 다양한 사건이 나올 듯한 예감과 각자의 능력을 가지고 서로 협력하여 사건을 해결하는 팀웍이 보일 듯이다.

순간기억능력자인 메구미와 야성의 직감&무술 실력을 가진 킨타로, 그리고 컴퓨터 프로그래머 소년 카즈마와 조숙한 천재인 류.... 그리고 마지막으로 가끔씩 뛰어난 발상과 낙천적인 성격을 지닌 아직은 그리 특별하지많은 않은 캐릭터.하지만 오히려 그런 성격의 캐릭터가 앞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제목이 '탐정학원 Q'인 것만 봐도 알 수 있지 않은가.^^γ두 개의 'Q'의 의미는 물론 서로 다르겠지만 말이다. 게다가 큐의 이름에는 어떤 중요한 의미가 있을 것이라 추측하고 있다. 그것은 앞으로의 전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지도.

수수께끼여... 더욱 더 깊어져라...!그러나 그것이 언젠가는 반드시 해결되리라....성격도 나이도 능력도 들쑥날쑥 서로 다른 이들이 만들어가는 우정과 사건들. 나이가 비교적 어린 그들이기 때문에 작품에 상쾌하고 신선한이미지를 던져 주는, 앞으로 기대되는 작품이다. 그들이 있는 한, 수수께끼는 필요 이상 깊어질 수 없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소년탐정 김전일 1
가나리 요자부로 원작, 사토 후미야 작화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1996년 1월
평점 :
절판


어릴 때부터 읽어서 참 애착이 많이 가는 작품이었는데... 아직 선악의 구분마저 제대로 하지 못했던 시절부터 접해왔던 것이라 한동안 정말 좋아했던 작품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그런 시각이 사라지게 되었다.

처음 연재되었을 즈음, 김전일은 어두우면서도 신비스러운 분위기를 잘 표현했고 거기 나온 트릭들도 상당히 새롭게 느껴지는 듯 싶었다. 그 때문에 김전일을 단행본이 아닌 주간지로 읽었던 나는 그 주간지인 아이큐 점프를 꼭 사면서 1회분도 빼놓지 않고 성실하게 읽었다. 게다가 그림체가 조금씩 달라지는 것도 느낄 수가 있었다. 그것은 단순히 잘 그린다기보다는, 특이하게도 각각의 사건에 따라 그림체가 조금씩 변형이 되었는데 그것이 그 각각의 사건의 분위기에 묘하게 잘 어울렸다.

그러나 항상 사건은 밀실과도 같은 고립된 상황에서 일어나고, 범죄는 반드시 살인이며, 그 동기도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복수 같은 형식으로 항상 비슷비슷했다. 그래서 갈수록 재미가 없어진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조금만 더 다양한 사건을 표현했더라면 훨씬 좋았을 텐데...물론 만화로서의 재미는 있지만 추리로서의 재미가 많이 사라진 것처럼 느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