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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 그 여자! 1
츠다 마사미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1999년 1월
평점 :
품절
이 책의 주인공은 아름답고 착한 미소녀인 유키노...... 라고 하면 너무 평범한 만화가 될 것이다. 사실 그녀의 그런 모습은 가식과 허영이었다는 조건이 있었기 때문에 더욱 특별하고 기발한 만화가 된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성격파탄자의 내면을 그린 음울한 만화가 결코 아니다. '인간은 모두 배우다'라는 말처럼 살아가면서 크게 비난받을 정도는 물론 아니겠지만, 모두들 사소한 연기를 하며 살아왔고 지금도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다른 사람에게 좀 더 멋지게 보이기 위해서 자신을 과장하고, 용서받기 위해서 잘못을 축소시키는... 그 외에도 무의식 중에 하게 되는 여러 가지 '연기'가 많겠지만. 다만 유키노는 그것이 좀 더 컸을 뿐이었다.
유키노는 남들에게서 칭찬을 들을 때마다 흥분할 정도로 좋은 기분이 되고, 그것을 위해 공부에서는 톱을 차지하려고 밤낮으로 노력하고 여러 종류의 트레이닝을 하는 등 피나는 노력으로 자신을 갈고 닦는다. 그러나 '진정한 자기 자신'이 아닌 경우에 칭찬을 듣는 경우는 자신과는 별도인 타인에 대한 칭찬일 뿐, 그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유키노도 아리마를 만나면서 자신이 결국 아무 것도 몰랐다는 것을 알게 되고, 진정한 자신을 찾기 위해 시련을 겪기로 결심한다.
한편, 이렇게 목적을 찾아 열심히 살아가는 유키노에 비해, 친부모로부터 사랑받지 못해 마음의 상처를 키우고 있던 섬세한 아리마에게서는 조금씩 공격성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그것은 유키노에게 끌릴수록 커지는 유키노에 대한 집착, 그리고 그 자신의 갈등. 과연 '진정한 자신을 찾기 위한 노력'을 하는 이들은 어떻게 될 것인가? 유키노와 아리마의 가식은 그 자신들에게도 나름대로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이 많다. 끈기있게 노력하는 삶을 알게 했으니까. 비록 그것이 조금은 틀렸다 해도, 아직은 고쳐나갈 수 있으니까. 우리들 또한 어쩌면 지금 잘못 생각하고 있을지도... 우리는 아직 삶을 배워나가는 중이다!! 그렇기에 때로는 부딪히고, 때로는 감싸안으고, 갈등을 이겨내면서 멋지게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제목은 '그 남자! 그 여자!'로 분명 유키노+아리마의 이야기이지만 그들의 친구인 다른 사람들의 연애 이야기까지 나오기 때문에 독단적인 시선이 아니라 여러 사람을 인정할 수 있는 독특한 시각으로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다. 세계의 주인공은 결코 혼자가 아니니까. '여러 사람들의 사정이 만나 서로 합쳐진다.' ㅡ유키노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