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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공부하고 싶은 나이, 서른 - 직장인을 위한 14일 스터디플래너
사이토 다카시 지음, 한성례 옮김 / 비전비엔피(비전코리아,애플북스) / 2012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시간 관리며 공부하는 방법 등 바로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이고 알찬 방법이 가득한 이 책. 다 읽고 나니 왠지 제목에서 약간 아쉬움이 느껴진다. 혹 제목 때문에 서른 근처인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책인가 하고 외면하는 사람이 있을까 해서다. 물론 책의 부제처럼 직장인을 위한 알짜 같은 정보들이 들어 있기는 하다. 하지만 고등학교 수능시험을 치르고 난 사람이라면 누구나 읽기를 권하고 싶다. 왜냐하면 그 때부터 우리에겐 해안가의 모래처럼 많은 시간과 자유가 주어지기 때문이다. 얽매일 필요도 없고 내가 정말 내 시간의 주체가 될 수 있다. (물론 그 이전부터 자신이 주체인 삶을 살았다면 무지 행복한 사람일 테다.)
책을 읽다 보니 저자가 <소리 내서 읽고 싶은 일본어>의 저자이기도 하다는 것을 알았다. 10년 전 일본에서 대히트를 친 책이다. 나도 중고서점에서 105엔으로 샀던 기억이 있다. 현재 대학에서 문학을 가르치고 있기도 한 저자. 내가 보기에 공부하는 것이 특기이자 노하우를 많이 알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그 분의 꿈은 본인이 일본인이기에 ‘일본인을 이롭게 만드는 일, 즉 일본 교육의 질을 높이는 일을 꼭 이루’고 싶다고 한다. 그런데 이 책이 한국어로 번역되었으니 한국인 독자까지 이롭게 하겠구나 싶다.
저자가 생각하는 공부에 대한 사색을 엿보면 다음과 같다.
공부를 통한 즐거움은 사실 무지를 간직하는 데 있다. p99
공부란 모든 육체를 써서 사고하는 것. p123
기분 좋다는 느낌은 공부에 도움이 된다. p185
짧은 구절이지만 정말 공부도 많이 하고 공부하면서 ‘공부’가 무엇인지도 많이 생각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스스로 세운 공부 계획. 그런데 뭔가 진척이 잘 되지 않을 때, 이런 상황이라고 상담을 요청하면 저자는 어떤 조언을 해줄까?
어떠한 정체성도 없으니 곧 힘에 부쳐 중도에 그만두는 건 당연한 일이다. p26
멀리 보는 시야를 가져야 꾸준히 공부한다.p30
누구를 위해서가 아니라, 그냥 내가 하고 싶어서라는 이유로 시작했던 배움. 그러니 그만둔다고 해도 아무 문제가 없다. 혼이 나는 것도 아니고, 불이익을 당하는 것도 아니다. 중도하차하면 몸은 편하다. 하지만 성장이 없다. 맨날 제자리걸음이다. 이 책에서는 정체성의 예로 ‘1. 자신을 위한 일, 2.남을 위한 일’이라는 2가지로 제시되어 있었다. 나를 위한 일이기도 하면서 남을 위한 일. 그렇게 목적을 설정하고자 마음을 먹으니 왠지 다시 도전해야겠다는 마음을 먹게 된다. 가방에 넣어놓은 수첩을 꺼내서 메모했다.
외국어에 대한 저자의 생각도 공감이 됐다.
배우는 단어도 ‘유쾌함’에 한 몫 한다. 모든 외국어에는 특유의 리듬이 있어서 모국어로 말할 때와는 다른 쾌감이 있다 이 점이 재미있고 기분 좋게 느껴진다면 이제 의무감으로 하는 공부에서 해방이다. 외국어마다 유머 감각도 달라서 모국어에 없는 표현이 의외로 많다. 말 그 자체에 재미와 유쾌함이 존재한다.p187
즐기면서 외국어를 공부하는 사람. 이런 사람은 어떻게 외국어를 공부할까? 스톱워치를 활용해서 '빨리 낭독하기'를 추천한다고 한다. 그리고 반복해서 같은 부분을 읽으면 점점 속도가 빨라지고 그 부분의 어휘에 점점 익숙해져서 문장의 뜻을 파악하는 능력이 생긴단다. 그리고 '비밀'이라고 밝히는 부분에서는
도전하는 원서의 번역본을 사서 어느 부분이든 좋으니 읽는다. 그 후 해당 부분의원서를 빠르게 낭독한다. 이렇게 먼저 3~5회 반복해 보라.p215
번역본에서 재미있는 부분에 녹색 선을 긋고 그에 대응하는 영어에도 녹색 선을 긋는다. 이렇게 하면 원서를 읽는다는 만족감이 더 크게 느껴저서 기분이 좋다.p216
번역본을 사서 같이 보면 뭔가 부끄러울 것 같고 그러면 안될 것 같은 기분이 들 수 있는데 대학 교수님께서 말씀하신다. 번역본을 같이 사서 보고, 재미있는 단어에는 원서와 번역본 모두에 녹색볼펜으로 표시를 하면 재미있다고. 역시 저자는 재미있게 공부하는 것을 지향하고 있었다.
그 외에도 새겨들어야 겠다고 생각한 부분들이 많았다. 시대의 큰 흐름을 파악할 줄 아는 능력, 깊이 있는 교제 능력, 깊이 사귀되 상대에게서 떨어져서 배운 것을 혼자 실천해 보는 자세, 생산적인 대화, 질문하는 힘, 의견을 말할 때는 상대가 사용한 단어를 사용하기, 참견하면서 읽는 3색 볼펜 독서법, 이해의 일탈을 마음껏 즐기기 등 상당히 많은 노하우를 전수해주고 있다.
목차에서도 나오지만 이 책은 공부하는 방법 뿐 아니라 시간관리, 글쓰기 능력을 향상시켜 상사에게 사랑받는 방법 등 폭넓은 범위를 다루고 있다. 그리고 상당히 구체적이고 알기 쉬운 어투로 서술되어 있어서 직접 상담을 받는 기분이 든다. 나이와 상관 없이 자신의 시간을 효과적이고 생산적으로 사용하고 싶고 마음의 허기를 느끼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꼭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