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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에 맞선 이성 - 지식인은 왜 이성이라는 무기로 싸우지 않는가
노엄 촘스키 & 장 브릭몽 지음, 강주헌 옮김 / 청림출판 / 2012년 10월
평점 :
절판
<뉴욕타임스>가 생존하는 가장 중요한 지식인이라고 한 노엄 촘스키(1928~). 미국 MIT 대학 언어․철학과 명예교수이다. 이름으로만 들은 적 있었을 뿐, 저서를 읽기는 처음이다. 그런데 어투며 사고방식이 책 제목 그대로였다. 남용되는 권력을 비판하고 미국 정부의 괴물같은 비도덕적인 정책들에 대해서도 예리한 쓴 소리를 서슴지 않고 내뱉는다.
지식인들에게도 외친다. 지식인들이 잠자고 있는 것, 진실을 모른 척 하고 입을 다물고 있거나 알려고 하지 않는 것, 어리석게 속고 있는 것을 비판한다. 언론을 통해 드러난 것만이 진실인 양 믿고, 그 외 드러나지 않은 수면 아래 일들은 알려고 하지 않는 것. 그것은 베트남 전쟁 때 미국 정부의 거짓 발표를 그대로 받아들였던 대다수의 지식인들의 모습에서 볼 수 있었고 얼마나 큰 비극적인 역사를 초래하게 되었는지는 역사가 말해주고 있다는 것이다.
보통의 생각이 나와 내 가정이 우선 잘 살고 보자, 그리고 조금 더 나아간다면 우리 지역, 또는 우리 사회, 우리나라에서 그치기 마련일 것이다. ‘남들과의 경쟁에서 이기자’라는 식의 사고방식은 이렇게 타인을 또는 조금 더 확장하면 다른 힘 없는 나라를 소외시키는 결과를 낳게 된다. 하지만 촘스키는 세계에 시선을 두고 있고 그 중 소외되고 기아에 허덕이는 수십억 인명들을 잊지 않고 있다.
자유의 나라, 기회의 나라로 보이는 미국은 실은 나라 밖에서 직․간접적으로 전쟁을 끊임없이 하고 있고, 핵전쟁의 가능성을 도발하고 있으며, 지구 온난화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어떤 것부터 시작해야 복잡하게 얽힌 매듭을 풀 수 있을지 막연하고 답답한 우리에게 ‘우리가 희망을 포기하면, 그래서 체념하고 소극적으로 처신하면 최악의 결과가 닥치는 걸 자초하는 셈’(p27)이라며 희망을 잃지 않을 것을 강조하여 언급하고 있다.
매섭고 예리한 시각으로 정부를 비판할 수 있는 것은 그러한 의견을 묵살하지 않는 환경이 있기에 가능하다는 생각이 들면서 약간 씁쓸하기도 하고 여운이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