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청춘이 스펙이다
정태현 지음 / 행복에너지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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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 어른들의 눈에 청춘으로 보이는 이들은 실은 이 단어 때문에 신음하고 있지는 않을까? 실은 살아온 시간보다 살아갈 날들이 많다는 것에서 오는 자연스러운 감정인지도 모른다. 졸업, 취직, 결혼 등의 통과의례처럼 펼쳐지는 인생의 큰 장들을 어떻게 겪어나갈 지 막연해하는 이들에게 시대는 다르지만 터널을 지나오듯 그 과정을 거쳐 온 선배의 따스한 조언을 담은 것이 이 책이었다.

 

프로필 사진으로는 무척 젊어 보이지만 실은 1977년 포스코에 입사해 30여 년 재직 후, 지금은 기업인이 되었다고 한다. 쇠를 녹이는 뜨거운 용광로처럼 그 누구보다 뜨겁게 청춘을 살아온 저자의 삶을 곳곳에서 엿볼 수 있었다. 이별 후 연인을 그리워하거나, 돌아가신 부모님을 떠올리는 이들에게 기억 속의 사랑하는 이들은 더없이 아름답고 자상한 사람일 가능성이 높은 것처럼, 젊은 시절을 더듬는 저자의 기억 속에는 희망과 따스함이 가득한 청춘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타임머신을 타고 그 때로 돌아가 본다면 그렇지는 않았을 듯하다.

 

단단한 쇠를 만드는 것은 뜨거운 불이듯이 젊은 시절 고난과 역경, 시련이 끊임없이 있었기에 여유 있고 성숙한 오늘의 모습이 있는 것일 테다. 통찰력과 인생의 지혜는 세월이라는 터널 속에서 정직하게 땀 흘리며 고민하고 결코 도망가지 않고 맞섰던 사람에게 주어지는 선물이란 생각이 들었다. 노력한 이들은 환경을 탓하지 않는다고 하는데 저자 역시 그랬다. 저자의 이야기 뿐 아니라 귀담아 들어둘만한 사람들의 이야기, 일화도 담고 있다. 약간의 자랑, 자부심도 보인다. 명절날 저녁 식사를 끝내고 다과를 나누며 큰 아버지, 삼촌이 조언해주는 말이라고 생각하며 읽는다면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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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증권명장 - 매일경제가 선정한 2012년 베스트 애널리스트 37
매경이코노미 증권팀 엮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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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를 못하는 것도 있지만 영어에서 유래한 우리 말 속에서 꿋꿋이 활개를 치고 다닐 때는 사실 그 의미가 뭔지 잘 몰라서 꼭 사전을 찾게 된다. 이번에 또 사전을 두드리게 한 단어는 바로 ‘애널리스트’. 듣기는 들은 것 같은데 무슨 일을 하는 직업인지 어렴풋하게 밖에 떠오르지 않아 검색해보니, ‘국내외 주식시장 및 파생상품시장을 분석하고 예측하여 투자전략을 수립한다’고 나온다. 작업강도는 ‘아주 가벼운 작업’이라고 나오지만 이 책에 나온 애널리스트의 생활을 엿보면 전혀 그렇지가 않다.


하나의 생물로 보이는 시장을 분석하고 예측하는 애널리스트. 분야별로 전문가들이 체계적으로 종합하고 전망하는 내용을 정리한 것이 바로 이 책이다. 구성을 살펴보면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1장 흔들리는 경제, 반전카드는 없는지 거시적으로 살펴본다. 2장에서는 어느 산업, 어느 종목이 뜰지를 구체적으로 들여다본다. 3장에서는 매경 베스트 애널리스트, 그들만의 분석 노하우를 살펴본다. 애널리스트의 하루 생활을 따라가 보고, 애널리스트가 되고 싶어 하는 이들의 가려움을 긁어주는 구체적인 조언, 요건, 자격증 등을 알려준다.


특히 3장이 흥미로웠는데, 애널리스트의 하루는 매일 새벽을 깨우는 삶일 뿐 아니라, 저녁에도 주말에도 쉴 틈 없이 바빠 보였다. 하지만 그만큼 다른 직업에 비해 학벌, 전공에 얽매이는 정도가 약하고 자신의 능력과 실력에 따라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직업이라고 한다. 30대 초반에 1억 연봉도 가능한 직업이라고 하니, 전혀 듣지도 보지도 못한 신세계가 펼쳐져 있는 듯하다. 경제 관련 전공을 하지 않았더라도 인정받는 애널리스트가 된 예시도 알려주고 있어 애널리스트를 꿈꾸는 사람들에게는 매우 구체적인 정보를 얻게 될 것이다.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과연 애널리스트가 되기를 희망하는 이들의 고민과 질문이 주루룩 나왔다.


어떻게 변할지 예측하기 힘든 시장을 항상 주목하고 경제 관련 지식 뿐 아니라 각자의 종목에서 누구 못지않은 전문가가 되어야 하니 평생 배움의 길을 실천하고 있다고 하는 것도 납득이 간다. 증권 관련 일에 종사하고 있거나 할 예정인 사람들 그리고 애널리스트를 꿈꾸는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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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 투어리즘과 온천 일본근대 스펙트럼 11
세키도 아키코 지음, 허석 옮김 / 논형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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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0년대 한국 소설을 읽다보면 온천 이야기가 한 번씩 등장한다. 식민지 시대라는 특수한 상황 때문인지 온천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일본어로 말하는 것으로 처리되어 있는 부분이 생소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에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서도 온천장을 배경으로 한다. 책 곳곳에 나온 사진을 보면 건물 형태가 에니메이션에서 본 것과 매우 유사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온천하면 일본을 많이 떠올리게 되었는데, 일본에서 온천이 사랑을 받고 있는 것도 사실 그렇게 역사가 오래되지 않았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서 처음 알게 되었다.


원래 온천은 농민들이 농한기에 2,3주간 체제하며 밥을 해먹고 나누면서 저렴하게 탕치의 의미로 하였다고 한다. 그런데 점차 철도가 발달하고 도회지에서 오는 손님들이 와서 잠도 자고 식사도 하고 가니, 가게 주인 입장에서는 도회지 손님을 받는 편이 수입에 유리해지니까 농민들은 소외되고 도회지 손님을 중심으로 영업을 하는 양상이 나타났다. 얼마나 온천이 붐을 이루게 되었는가는 온천 관련 저서나 가이드북 등을 통해 엿볼 수 있었다. 


1915년 간행된 <일본의 광천 The mineral springs of Japan>에는 일본 뿐 아니라 타이완, 조선반도도 포함하여 화산대와 광천의 분포를 나타내고 있다. 기회가 되면 직접 보고 싶다. 퀴리 부부가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한 것이 1903년이고, 라듐 등을 포함한 방사능선이 가지는 치료효과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는 부분은 흥미로웠다. 1913년부터 전국의 주요 광천의 방사능에 관한 조사도 실시했다고 한다. 방사능 작용과 성질이 현저하게 크다는 사실이 밝혀지자 사계절 입욕객이 급증하는 등의 현상도 있었다.


부산 근대역사관에서 온천을 소개하는 관광엽서를 본 기억이 있는데, 다시 가서 자세히 그 엽서를 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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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에 맞선 이성 - 지식인은 왜 이성이라는 무기로 싸우지 않는가
노엄 촘스키 & 장 브릭몽 지음, 강주헌 옮김 / 청림출판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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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가 생존하는 가장 중요한 지식인이라고 한 노엄 촘스키(1928~). 미국 MIT 대학 언어․철학과 명예교수이다. 이름으로만 들은 적 있었을 뿐, 저서를 읽기는 처음이다. 그런데 어투며 사고방식이 책 제목 그대로였다. 남용되는 권력을 비판하고 미국 정부의 괴물같은 비도덕적인 정책들에 대해서도 예리한 쓴 소리를 서슴지 않고 내뱉는다.


지식인들에게도 외친다. 지식인들이 잠자고 있는 것, 진실을 모른 척 하고 입을 다물고 있거나 알려고 하지 않는 것, 어리석게 속고 있는 것을 비판한다. 언론을 통해 드러난 것만이 진실인 양 믿고, 그 외 드러나지 않은 수면 아래 일들은 알려고 하지 않는 것. 그것은 베트남 전쟁 때 미국 정부의 거짓 발표를 그대로 받아들였던 대다수의 지식인들의 모습에서 볼 수 있었고 얼마나 큰 비극적인 역사를 초래하게 되었는지는 역사가 말해주고 있다는 것이다.


보통의 생각이 나와 내 가정이 우선 잘 살고 보자, 그리고 조금 더 나아간다면 우리 지역, 또는 우리 사회, 우리나라에서 그치기 마련일 것이다. ‘남들과의 경쟁에서 이기자’라는 식의 사고방식은 이렇게 타인을 또는 조금 더 확장하면 다른 힘 없는 나라를 소외시키는 결과를 낳게 된다. 하지만 촘스키는 세계에 시선을 두고 있고 그 중 소외되고 기아에 허덕이는 수십억 인명들을 잊지 않고 있다.


자유의 나라, 기회의 나라로 보이는 미국은 실은 나라 밖에서 직․간접적으로 전쟁을 끊임없이 하고 있고, 핵전쟁의 가능성을 도발하고 있으며, 지구 온난화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어떤 것부터 시작해야 복잡하게 얽힌 매듭을 풀 수 있을지 막연하고 답답한 우리에게 ‘우리가 희망을 포기하면, 그래서 체념하고 소극적으로 처신하면 최악의 결과가 닥치는 걸 자초하는 셈’(p27)이라며 희망을 잃지 않을 것을 강조하여 언급하고 있다. 


매섭고 예리한 시각으로 정부를 비판할 수 있는 것은 그러한 의견을 묵살하지 않는 환경이 있기에 가능하다는 생각이 들면서 약간 씁쓸하기도 하고 여운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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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서울을 걷다
권기봉 지음 / 알마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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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교과서’라는 단어가 생각이 났다. 서울의 역사를 담은 교과서라고 이름붙이고 싶을 정도로 현대와 과거의 이야기가 함께 어우러져 있다. 저자가 서울에서 태어나고 자란 것도 아닌데 이런 방대한 자료를 정리하여 엮을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무척이나 존경스럽고 대단해 보인다.


대학 입학 때부터 서울에서 터전을 잡았다고 하니, 30대 중반을 향하고 있는 현재를 생각하면 인생의 절반 가까이는 보냈다고 할 수 있겠다. 그것도 의무교육에 속박되어 있지 않은 자유로운 시절을 서울과 함께 보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프로필을 보니 기자라는 특이한 경력이 눈에 띄었다. 지금은 국내는 물론 해외 50여 개국을 여행하였으며 근현대 문화유산 답사를 하며, 라디오 방송을 하고 있다고 한다. 이제야 납득이 된다.


사실 이 책은 서울의 역사 뿐 아니라 우리 나라의 근현대사를 담고 있다. 버스, 지하철, 대교, 옥탑방, 달동네, 재개발, 부동산 투기, 문화재, 시민 아파트 등 친근한 주변의 소재 뒤에는 생각지도 못한 역사가 숨어 있었다. 소공동 차이나타운 이야기에서는 짜장면의 역사부터 박정희 정권의 화교 탄압까지 안타까운 역사의 이면을 볼 수 있었다. 과거의 일들은 흑백 사진과 친절한 설명까지 덧붙여 있어, 처음 접하는 내용일지라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단순히 지나간 이야기에 그치지 않는다. 아직도 신중히 생각해보아야 하고 경계해야할 부분들도 포함되어 있다.


같은 시각에서 조명한 일본 텔레비전 프로그램이 생각이 났다. 일본TV에서 방영하였던 <동경산책>이다. 텔레비전을 안 본지 오래 되었는데, 저자가 가이드를 하며, 책에 나온 서울 곳곳을 소개해 준다면 본방을 사수하는 한사람이 될 것 같다. 언제 철거될지 모르는 곳들도 있는 것을 생각할 때, 영상으로 남겨놓는다면 소중한 우리 나라 근현대사의 자료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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