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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 투어리즘과 온천 ㅣ 일본근대 스펙트럼 11
세키도 아키코 지음, 허석 옮김 / 논형 / 2009년 11월
평점 :
1920년대 한국 소설을 읽다보면 온천 이야기가 한 번씩 등장한다. 식민지 시대라는 특수한 상황 때문인지 온천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일본어로 말하는 것으로 처리되어 있는 부분이 생소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에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서도 온천장을 배경으로 한다. 책 곳곳에 나온 사진을 보면 건물 형태가 에니메이션에서 본 것과 매우 유사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온천하면 일본을 많이 떠올리게 되었는데, 일본에서 온천이 사랑을 받고 있는 것도 사실 그렇게 역사가 오래되지 않았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서 처음 알게 되었다.
원래 온천은 농민들이 농한기에 2,3주간 체제하며 밥을 해먹고 나누면서 저렴하게 탕치의 의미로 하였다고 한다. 그런데 점차 철도가 발달하고 도회지에서 오는 손님들이 와서 잠도 자고 식사도 하고 가니, 가게 주인 입장에서는 도회지 손님을 받는 편이 수입에 유리해지니까 농민들은 소외되고 도회지 손님을 중심으로 영업을 하는 양상이 나타났다. 얼마나 온천이 붐을 이루게 되었는가는 온천 관련 저서나 가이드북 등을 통해 엿볼 수 있었다.
1915년 간행된 <일본의 광천 The mineral springs of Japan>에는 일본 뿐 아니라 타이완, 조선반도도 포함하여 화산대와 광천의 분포를 나타내고 있다. 기회가 되면 직접 보고 싶다. 퀴리 부부가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한 것이 1903년이고, 라듐 등을 포함한 방사능선이 가지는 치료효과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는 부분은 흥미로웠다. 1913년부터 전국의 주요 광천의 방사능에 관한 조사도 실시했다고 한다. 방사능 작용과 성질이 현저하게 크다는 사실이 밝혀지자 사계절 입욕객이 급증하는 등의 현상도 있었다.
부산 근대역사관에서 온천을 소개하는 관광엽서를 본 기억이 있는데, 다시 가서 자세히 그 엽서를 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