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중국에서 자본주의를 만났다
신동원 지음 / 참돌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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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만에 친구를 만났는데 내가 기억하던 그 친구의 모습은 온데 간데 없고 180도 달라져 있었다? 익숙한 이야기일 것이다. 학창 시절과 사회인이 되고 난 뒤 다르고, 또 결혼하고 난 이후의 우리 삶은 여러 고비를 거쳐 상상외로 변화하는 경우가 있다. 나 자신이 어떻게 변하였는지는 잘 못 느끼더라도 학창시절에는 나보다 공부를 못했는데 하는 친구들이 탄탄한 직장을 잡아 그럴듯한 자리에 있거나 멋진 배우자를 만나 잘 사는 모습을 보면 갑작스러워 놀라게 되는 경우가 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개인이 그렇게 변할 수 있다면 이러한 개인이 모여 이루어진 국가는 어떠할까? 이제 세계 국가 GDP 순위에서도 당당하게 제2위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 수 십 년 전 아니, 몇 년 전 중국의 모습을 상상한다면 오산이다. 급변하는 중국의 속사정, 과연 어떨까? 궁금하다면 이 책이 시원하게 그 갈증을 해소시켜 줄 것이다.


저자는 2004년부터 중국 지사장으로 부임하여 8여년의 중국 생활을 해왔다. 타문화를 이해할 때 현지에 직접 가보지 않고도 냉철하고 예리하게 분석하고 파악하는 저서도 간혹 눈에 띄지만, 현지에서 오래 생활하고 직접 부딪혀서 경험한 내용이기에 더욱 진실되고 중요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경우도 있다. 당장 중국에서 또는 한국에서도 중국인과 만나거나 생활 또는 업무를 해야 하는 경우라면 우선적으로 알아야 할 내용을 모은 것이 이 책이라 생각된다.


 저자는 중국 현지에서 기업 안에서 한국인, 중국인들과 부대끼며 겪은 이야기들을 자주 들려준다. 문화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고 중국인들을 대하는 시각의 차이에서 갈등을 겪는 주위 한국인들의 이야기도 있었다. 이는 한국인들을 위해서도 중국인들을 위해서도 꼭 알아야 할 내용일 것이다.


중국에 유학 또는 취업으로 가서 생활하거나 한국에 와 있는 중국인들과 교류를 하고 있다면 꼭 알아두면 좋을 내용이라 생각된다.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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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종말 - 여성의 지배가 시작된다
해나 로진 지음, 배현 외 옮김 / 민음인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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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도발적인 제목이다. ‘남자의 종말’. 도대체 무슨 내용을 담고 있는 것일까? 서점 한 켠에 얹어져 있는 것을 본다면 누구든 안 집어보고는 못 배길 것 같은 제목이다. 그냥 지나쳤다면 뒤통수가 간질간질할 것 같은 느낌이랄까. 여자는 여자대로 남자는 남자대로.


결국 시대의 변화와 함께 변화하고 있는 성역할을 따라가지 못하는 남녀의 신음이 담겨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철저히 남성 중심이었던 시대가 이제는 여성도 진입할 수 있다 보니 불안해하는 남성들의 신음이 가득했다. 기득권자들이 자신이 가진 것을 빼앗길 때 느낄 수 있는 불안과 그다지 다를 바 없어 보인다. 그리고 인간답게 살기 위해 몸부림치는 여성들의 몸짓. 삶의 주체가 되기를 원하는 여성. 그것을 허용하지 않으려는 환경과의 부대낌 속에서 지쳐 있는 여성들.


무척 흥미로웠던 것은 마지막 8장 아시아 여성들을 다룬 부분이었다. 제목만 봐서는 일본인들을 주로 다루었거나 아니면 중국인 여성들이 섞여 있겠지 했는데 사실 한국 여성들이 ‘주(主)’였다. 그러고 보니 제목이 ‘골드 미스 분석’이다. 하지만 골드 미스라는 명칭이 또 다른 소외를 야기한다는 부분도 우리는 간과할 수 없을 것이다. 나이 들어 결혼하지 않았다고 누구나 골드 미스는 아닐 것이니 말이다.


또 하나 시선을 끄는 부분은 스페인의 이야기였다. 비단 스페인 뿐은 아닐 테지만, 스페인의 일보 남자들은 같은 나라 여성과의 결혼을 포기하고, 오히려 남아메리카나 동유럽에서 새롭게 밀려드는 이민자들 중에서 아내를 찾는 다고 한다. 왜냐하면 그들은 50년 전의 스페인 남성들이 결혼했던 유형이기 때문이라는 것. 반대로 일부 스페인 여성들 역시 같은 나라 남성이 아닌 독일이나 스웨덴 남자들 중에서 남편감을 찾는다고. 그들은 50년 뒤에나 찾을 수 있는 유형의 남자와 결혼하는 것으로 인식한다고 한다. 의아한 면이 있기는 하지만 새롭지 많은 않다.


변화를 수용하고 이 안에서 균형 있는 삶, 남녀 모두 행복하다고 느끼는 삶을 지향해야한다는 생각으로 귀착된다. 가장 딱딱하고 변하기 힘든 것이 우리의 ‘생각’일 테니 말이다. 남자의 종말이기 보다는 ‘전통적인 가부장적인 사고방식에 빠진’ 남자의 종말이라고 해야 더욱 어울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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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욕망하는 냉장고
KBS <과학카페> 냉장 / 애플북스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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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척 흥미로운 주제이다. 욕망하는 냉장고. 책 제목부터 시선을 확 사로잡는다. 일전에 한 일본인 주부와 대화를 하다가 보통 한국 사람들이 왜 가능하면 더 큰 냉장고를 선호하는지에 스스로 생각해보게 된 기회가 있었다. 그 일본인 주부는 한국에서 생활하고 있기는 하지만 음식을 가능한 먹기 직전에 요리해서 먹기 때문에 큰 냉장고가 필요 없다는 것이다.


어느 집에나 없는 집이 없는 냉장고. 보급률은 100% 이상이다. 김치냉장고라는 존재가 있기 때문이다. 냉장고는 위암 발병을 낮추는 효자 노릇을 하기도 했지만 유익한 것만은 아니었다. 냉장고에 넣은 시금치는 시간이 경과하면 할수록 영양성분이 감소하는 결과가 나왔다.


KBS <과학카페>에서 제작한 방송을 책으로 옮겨 담은 이 책은 방송을 보지 않은 사람 또는 집에 냉장고가 있는 어느 누구에게든 읽어볼만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무척 인상 깊었던 부분은 프리건 이야기였다. 이전에도 다른 기회를 통해 들어본 적이 있었는데, 버린 음식을 주워서 먹고 생활 전반을 그렇게 소비하지 않는 패턴으로 바꾸다 보니 수입이 없어도 생활이 가능해졌다는 한 사람의 이야기가 있었다. 돈이 없어서 그런 생활을 하는 것이 아니라 실은 전문직을 가진 중산층이 대부분이었다.


더 많은 소득을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그 속에 끼지 못하면 소외되는 사회 분위기 속에 무감각해져 있는 우리들에게 친근한 냉장고를 통해 우리 삶을 한번 되돌아보게 하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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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책과 함께 살기 - 사진책 도서관 '함께살기' 지킴이 최종규의 사진 읽기 삶 읽기
최종규 지음 / 포토넷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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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도서관에 학생들과 연구자들의 학문 연구에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기증한 책들을 모아 둔 코너가 있다. 기증자는 한국인도 일본인도 있다. 일본인이 기증한 서적 중에 인상적이었던 것은 한국에 대한 자료였다. 한국인이 일본어로 쓴 책도 있고, 일본인이 쓴 책도 있다. 대부분은 19세기 후반에서 20세기 초중반까지를 배경으로 했다. 사진집도 있고, 글로만 된 책도 있다. 사진집과 헌책방을 좋아하는 저자의 이야기를 읽다보니 학교 도서관 그 코너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 책 저 책 들춰보던 기억이 떠올랐다.


헌책방에서 찾은 사진집에는 가까운 지나간 과거의 모습도 박혀 있었고, 주목하지 않았던 서민들의 삶의 모습도 보였다. 일본에서 살고 있는 조선족을 일본인이 담은 이야기도 있었고, 주한미군을 담은 책을 소개하는 장면도 인상 깊었다. 미녀, 누드 뿐 아니라 일본인이 찍은 한국의 서민, 풍경, 가난한 해외 사람들의 모습도 있었다.


사진을 학문적으로 또는 예술적인 것으로 분석하는 시선은 아니다. 그저 편안하게 사진을 좋아하고 사진집을 늘 가까이 하며 자주 들춰보고 보물을 찾듯이 헌책방에서 사진집을 사 모으는 저자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저자는 사진책 도서관을 운영하고 있다고 하는데 기회가 되면 꼭 들러보고 싶다. 가까운 거리가 아니라 큰 맘 먹고 한번 결심을 해야 할 것 같다.


이 책을 계기로 사라져가는 헌책방이 활기를 되찾고 사진책 역시 대중에가 친근한 존재로 다가설 수 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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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용기, 세상을 바꾸다
로라 스캔디피오 지음, 부희령 옮김 / 북스코프(아카넷)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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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 효과라는 말이 떠올랐다. 한낱 작은 나비에 불과하지만 그 날개 짓처럼 작은 변화가 폭풍우와 같은 커다란 변화를 유발한다는 현상이라는 설명이 나온다. 영웅과는 거리가 먼, 나와 다를 바 없는 한 사람의 개인이 무슨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인지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할 지도 모른다.  책을 읽기 전에는 어떤 내용일지 의아했다. 하지만 실로 역사의 큰 변화 속에서 묵묵히 이름을 드러내지 않고 자신의 소신대로 살았던 이들이 있었다.


학창 시절에 배운 역사나 자주 이야기되는 지난날들에는 위대한 인물이 눈에 띈다. 그래서 영웅들에만 초점을 맞추는 시각에 익숙해 있는 우리에게 조용히 그 시대를 살아가며 불의를 보고 눈을 감지 않고 저항하였던 사람들을 들려준다. 책으로 한두 장 넘기며 읽는 이야기는 가볍게 보일 수도 있지만 그들의 저항은 결코 가벼운 것이 아니었다. 자신의 목숨은 물론 가족과 가까운 이들의 희생까지 각오할 수밖에 없었던 큰 도전이고 용기였다.


살아가며 겪는 많은 선택의 갈래. 오늘도 아침에 일어나서 하루를 어떻게 보낼지를 생각하며 갈등을 하고 또 수많은 선택을 하여 지금 이 시간까지 이르렀다. 내가 올바르게 행동한 것인지 돌아보기를 원할 때, 그리고 삶이 무의미하고 건조하다고 느낄 때, 또는 용기를 내어야 하지만 두렵고 불안해서 차마 한발 내딛지 못하고 망설이고 있을 때 이 책이 큰 힘이 되어 주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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