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라빈스키, 그 삶과 음악 우리가 사랑하는 음악가 시리즈 9
데이비드 나이스 지음, 이석호 옮김 / 포노(PHONO)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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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음악가든 작가든 예술가들의 작품을 인상 깊게 접할 때면 나도 모르게 한 인간으로서의 그들의 인생이 궁금해지곤 한다. 시대를 초월하여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작품을 남긴 이들은 가족도 특별할 것 같고 성장환경도 매우 축복받은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시리즈의 중의 하나로 위대한 음악가들의 인생과 음악에 대해 궁금한 우리의 갈증을 시원하게 해소시켜준다고 할 수 있겠다.

 

책 앞뒤로 하나씩 붙어 있는 CD를 감상하며 이고리 스트라빈스키(1882~1971)의 전기를 엿 볼 수 있는 점을 이 책의 큰 매력으로 꼽고 싶다. 글만 빽빽이 있는 것이 아니라 사진과 그림 등도 종종 곁들여 있어 마치 영화를 보듯 음악가의 일생에 나도 모르게 빠져든다. 또한 각 음악이 만들어진 당시 시대상, 스트라빈스키가 처한 상황, 당시 그 음악에 대한 평 등을 접할 수 있으니 음악을 들을 때도 예사롭게 들리지 않는다.

 

 

전문 성악가였던 아버지 덕분에 어린 시절 스트라빈스키는 극장 통행권을 손에 넣어 오페라를 관람하는 것이 일상이었다고 한다. 집에 오면 흥미 있는 작품은 아버지 서가에 있는 악보를 찾아보아 더 연구할 수 있었다. 가족의 영향이 참 크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실감했다. 하지만 큰 형에게 부모의 기대가 쏠려 가슴앓이를 했다거나 외가 쪽에 결핵 환자가 많았던 탓에 결핵 초기 증세로 허약했던 점 등 누구나 그렇듯 순탄하지 않은 부분도 있었다.

 

혁신적인 음악가로 알려진 스트라빈스키, 89세로 생을 마감하기까지 많은 음악을 남겼다. 한 사람의 인생을 한 권에 추린다는 것이 쉽지는 않은 작업이었을 것이다. 제목처럼 그의 삶과 음악, 특히 ‘음악’에 초점을 맞추어 볼 수 있는 점이 장점이다. 동일한 시리즈 도서 중 먼저 출간된 다른 음악가들의 책도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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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억 인도를 만나다
김도영 지음 / 북치는마을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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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주위에 보면 인도에 다녀왔다는 사람들도 종종 있다. 인도에서 온 가족으로 보이는 분들도 동네에 살고 있는 것을 본 적도 있다. 인도에 대해 전혀 모르다보니 뭔가 신비스럽고 독특한 느낌으로 다가왔다. 그런데 알고 보면 우리와 별반 다를 바 없는 동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이란 생각, 이 책을 읽고 난 후 솔직한 느낌이다.

 

저자는 인도에서 26년째 살고 있다고 하니 그야말로 인도통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인도의 네루대학교, 델리대학교에서 동아시아과에서 재직하고 있다고 한다. 흔한 여행서적처럼 그저 인도를 다녀왔다는 경험담을 담은 책이 아니다. 깊고 넓게 인도를 살펴본다. 인도인과 그들의 문화, 역사 등을 아우르는 점에서 읽으면서도 갈증이 해소되는 듯한 시원한 느낌이 들었다.

 

소제목만 보아도 다양한 인도인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우리와 다른 신기한 문화도 있기는 하지만 사실 종합해보면 인간의 모습, 그 단면을 하나하나 다루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기대되고 궁금한 것은 과연 인도인이 이 책을 읽고 어떤 소감을 밝힐까 하는 것이다. 일본 문화의 정수를 담은 책으로 알려진 <국화와 칼>을 읽은 많은 서양인들이 각자 다양한 논을 펼친 것이 연상되기 때문일까?

 

어찌되었든 인도인을 만난다면, 인도에 갈 것이라면 이 책을 몇 번이고 읽고 가면 더 깊고 세심하게 볼 수 있는 안목을 키울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경험하기 전에 나도 모르게 가지고 있는 인도, 인도인에 대한 편견을 깨는데도 한 몫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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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하는 인생은 고독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 싱글턴의 시대, 고독을 인생의 가장 강력한 무기로 만드는 방법
가와키타 요시노리 지음, 황선종 옮김 / 더숲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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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좋다. 끌리게 잘 지었다. 그런데 개중에는 ‘성공? 나 성공하고 싶은 생각 없는데?’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꼭 성공을 위해서 고독을 두려워하지 않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읽다보니 알게 되었다. 이제 고독이란 이전보다 더욱 자연스러운 동반자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것을 말이다.

 

2035년에는 나 홀로 세대가 전 세대의 약 40%가 된다는 추계가 발표되었다고 한다. 한국의 경우는 2035년 42.3%까지 늘어날 전망이라고 한다. 홀로 사는 사람이 소수파인 것이 아니라 반에 가까운 수치가 홀로 살게 되는 시대가 된다는 것이다. 식당을 갔을 때 2인상이 기본인 경우도 더러 보게 되는데 나 홀로 세대의 비율이 더욱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그런 풍조도 없어지지 않을까 싶다.

 

목차만 천천히 음미하며 읽어 봐도 생각할 거리가 참 많다. 고독을 즐겨야 하는 이유, 고독이 필요한 이유, 그래서 나온 단어 ‘고독력’. ‘고독’의 의미가 더 이상 부정적인 의미로 느껴지지 않는다. 고독이 오히려 인생의 후반을 즐겁게 해주며, 부부 관계에도 도움을 준다고 보았다. 고독사를 깊이 있게 살펴보는 장에서는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고독사가 정말 불행인 것인가?

 

책제목과 마찬가지로 각 장의 소제목들도 참 흥미롭다. 제목만 그런 게 아니라 본문을 읽다보면 나도 모르게 고개가 끄덕여졌고 빨려드는 느낌이 들었다. ‘고독’의 의미가 새로 정립되기도 했다.

 

머지않아 곧 다가올 미래이기도 한 홀로 사는 세대가 더욱 많아지는 시대, 이러한 현상과 인생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며 어떻게 대처해야할 것인지를 생각하게 해주는 점에서 누구나 읽어볼만한 내용, 아니 읽어보아야 할 책이지 싶다. 동생이나 언니, 오빠, 친구, 부모님께 권하고 싶은 책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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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 일본의 문단연애사 - 연애와 예술에 목숨을 건 근대 일본 작가들의 생애
다나카 준 지음, 임명수 옮김 / 어문학사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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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이 멎을 정도로 빠져드는 드라마, 보다보면 작가가 궁금해질 때가 있다. 도대체 저렇게 섬세하고 아름답게 연애의 모습을 표현할 수 있는 작가는 어떤 사람일까 하는 생각에서일 것이다. 유명한 일본 근대작가들의 실제 연애는 어떠하였는지를 다루는 이 책은 표지에 적힌 그대로 ‘연애와 예술에 목숨을 건 근대 일본 작가들의 생애’를 담고 있었다.

 

특이할 만한 것은 ‘연애’의 개념이 시대에 따라 바뀐다는 것이다. ‘연애’라는 단어가 생겨난 것도 근대 서양 문화가 유입되면서부터라고 알려져 있다. 큰 격차는 아니지만 시대별로 등장하는 작가들의 연애 양상이 달라지는 것, 이것 또한 읽는 재미가 있었다.

 

연애감정을 갖지 못하는 자

 

연애감정을 갖지 못하는 자에게, 어떻게 문학적 감동을 가질 수 있는가 할 정도로, 문학의 발생동기와 연애경험을 결합시키는 일에 익숙한 우리들에 있어서, 메이지 전기(前期)의 문호로 일컬어지고 있는 자들이 한결같이 연애다운 연애를 하고 있지 않고, 연애라는 것이 어떤 것인가 조차도 나름대로 알지 못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정말 이해하기 어렵다. 우리는 거기서 메이지 초기라는 시대적 분위기를 확실히 느낄 수 있다. p55

 

메이지 초기, ‘연애’라는 말이 유입되던 시기는 남녀, 즉 이성간의 사랑이 아니라 남성과 남성간의 사랑이 보통이었다는 것이다. 그것은 그 전 시대인 에도시대부터 아무렇지 않게 행해져 왔던 것이 이어져온 것이다.

 

기독교는 새로이 등장한 교육칙어적 봉건제에 굴복함과 동시에 정치적 발언권도 잃어버렸다. 그러나 사회풍속면에 있어서는 상당한 족적을 남겼다. 그것은 그들의 인간 평등주의관에 기초를 둔 여성존중의 관념과 연애의 자유 그리고 결혼을 신성시하는 등의 사고방식이었다. p75

 

 

반속정신과 연애감정과의 관계는, 일본에서는 연애하는 것 자체가 반사회적인 것이었기 때문에 사랑하는 자는 항상 저항에 부딪히는 것을 각오해야 했으며, 죽으려면 같이 죽자라는 각오로 임해야 했다. 여기에 일본인의 사랑이 적지 않게 비극적인 양상을 띠게 되는 이유가 있으며, 그 같은 경향은 패전 때까지 이어져 왔다. 메이지 중기부터 실시된 교육칙어적 봉건제에서도 연애금기 규정은 엄연히 남아 있어, 수많은 남녀학생들은 퇴학처분을 받기도 했다. p75

 

점차 시대는 바뀌고 남녀 간의 사랑으로 ‘연애’의 개념이 변화한다.

 

욕정과 지성

 

욕정과 지성-사랑하는 자 속에 존재하고 있으면서 영원히 화합할 수 없다는 것을 이와 같은 형태로 작품에 소묘한 도쿠토미 로카를 단순한 가정소설 작가로 묻어두는 것은 적절한 평가라 할 수 없다. p100

 

도쿠토미 로카의 <검은 눈과 갈색 눈>을 재조명하고 있는데 작가론을 살펴보는 것이 왜 중요한지를 잘 보여주고 있었다.

 

사제 간의 사랑

 

필자는 그러한 사제 간의 사랑을 내 주변에서 여러 번 봐 왔다. 물론 그중에는 사랑으로 스스로를 성장시킨 결과, 혹은 사랑을 슬기롭게 삶의 디딤대로 하여 오늘날 성공리에 세상에 등장한 여류작가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사랑 때문에 스스로 파멸하고,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고, 어딘가로 모습을 감추고 있다. p257

 

드물지만 보였던 사제 간의 사랑. 크게 대조되는 두 커플의 사례를 제시하는 부분이 흥미로웠다.

 

사랑이 아니면 이처럼 고뇌할 필요가 없지 않는가. p261

 

유부남이자 스승인 요사노 뎃칸을 사모하고 있다는 마음을 자각하는 아키코, 그 뒷이야기를 상세히 알 수 있었다.

 

 

총 12장으로 구성되어 여러 작가, 문인들의 연애담을 살짝 보여주고 있다. 한권으로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볼 수 있다는 것, 시대의 흐름과 함께 변화하는 ‘연애의 ’개념의 변화, 그리고 소문과 달리 사실에 가깝게 재조명하려고 노력한 부분들이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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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천재 조승연의 이야기 인문학 언어천재 조승연의 이야기 인문학 1
조승연 지음 / 김영사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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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로 대화하는데도 낯선 말이 자주 있다. 외래어가 넘쳐난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닌 요즘, 그 말이 사실 어디에서 기원한 것인지 알아보는 것, 흥미롭지 않은가?

 

 

언어천재라는 별명이 붙은 저자는 검색해보니 10여 년 전부터 주목을 받은 바 있었다. 영어, 불어, 이탈리아어가 능통하고 독일어, 라틴어는 독해가 가능하다고 한다. 아랍어, 한문, 중국어도 공부하고 있다고 하니 본인은 어떻게 생각할지 몰라도 언어천재라는 별명이 딱이다.

 

 

다중지능이론에서는 누구나 각자 뛰어난 지능 영역이 한 가지 혹은 몇 가지 있다고 한다. 그것을 깨달은 사람도 있고 의식하지는 않지만 어렴풋이 느끼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중요한 건 뛰어난 지능 영역을 잘 키우면 더욱 발달할 수 있지만 의식하지 않고 약한 부분에 더욱 집중하거나 하면 이전에는 뛰어난 지능 영역도 퇴화될 수도 있다는 것. 그런 면에서 저자는 자신의 지능을 잘 키우고 발전시켰다는 생각이 들었다.

 

 

피자 이름 마르게리타 피자는 실은 왕비 이름에서 나왔다는 것, 카푸치노 커피는 실은 커피를 마시지 않는 수도승의 이름에서 따왔다는 것, 샌드위치는 모래사장 공작님이 도박에 미쳐 간단하게 끼니를 해결하는 것에서 기인했다는 것, 의복 명칭인 가디건은 카디건 백작의 귀족 밀리터리 룩이라는 것 등 사람 이름, 명칭에서 따온 용어들이 꽤 많았다. 이런 용어의 요래를 여섯 가지 챕터로 분류하여 상세히 살펴본다.

 

 

언어 학자, 작가들은 단어 하나 하나의 의미를 잘 알고 깊은 사유를 할 수 있는 사람들이란 생각을 여러 책들을 읽으며 한 적이 있다. 이 책을 시작으로 각자의 이야기 인문학을 만들어 나가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일단 한동안은 한가할 때마다 이 책을 펼쳐볼 것 같은 예감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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