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정오에서 세상을 바라보다
서태옥 글.사진 / 초록비책공방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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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마음이 많이 힘들 때, 누군가 살며시 어깨에 손을 얹어주는 것만으로도 위로를 받을 때가 있다. 많은 말도, 어떠한 것도 필요 없다. 따뜻한 체온에서 느껴지는 침묵이 모든 것을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위로, 위안, 휴식과 같은 느낌으로 찾아온 이 책, 제목부터 독특하다.

 

 

인생의 정오란 무엇일까 궁금해졌다. 뒷표지에 그 해답이 있었다. ‘인생의 정오란 칼 융이 말한 중년을 의미한다고 한다. 나를 위로하고 세상을 용서하는 시간이자 삶의 속도를 줄이고 멈춤을 준비하는 시간.

 

 

그렇다면 중년은 과연 나이로 환산하면 몇 살 정도일까? 검색해보니 40안팎, 또는 50대까지를 포함할 때도 있다고 한다. 무언가 이룬 것도 없고, 별로 한 것도 없이 중년으로 향하고 있는 나 자신. 예순이 훌쩍 넘으신 부모님과 대화를 하다보면 인생의 철학이라고 할까, 사람 그리고 인생에 대한 조금 넓은 시각에서 바라보는 지혜를 들을 때가 있다. 그리고 보면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축복이지 않을까 싶다.

 

 

그저 스쳐지나갈 수 있는 일상의 한 부분을 사진이라는 형식으로 도려내어 를 되돌아보고 인생을 생각해본다. 풍성한 저자의 사색은 일기 같기도 하고, 에세이 같기도 하고, 명상의 한 페이지를 엿보는 것 같기도 했다. 사진과 짧은 글을 읽으며 중년이 되어 나도 저자처럼 세상을 바라볼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아침, 혹은 점심시간이나 자기 전에 십 분씩이라도 시간을 내어 매일 함께 하고픈 책, 인생의 멘토와도 같은 책을 만나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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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사회 - 현대사회의 감정에 관한 철학에세이
정지우 지음 / 이경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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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시선을 사로잡은 이 책, 저자를 보고 더욱 기대가 되었다. 정지우 선생님의 책은 두 번째이다. 이전 청춘인문학은 읽는 내내 고개가 끄덕여졌기 때문이다. 이 시대의 청춘을 오해하는 어른들이 있다면 꼭 읽었으면 하는 책이었다.


이 책은 청춘 뿐 아니라 대부분의 세대에서 볼 수 있는 사회에 대한 불신, 불안, 그리고 공격적인 발언들, 즉 분노로 가득하다고 할 수 있는 이 시대를 돌아보게 했다. 분노사회는 도대체 무엇이 원인이고 대책은 있는지 우리 각자 개인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등 이러한 부분들에 대해 철학적으로 접근하는 에세이이다.


인터넷에서 익명을 이용하여 분노로 넘친 글과 덧글을 보는 일은 어렵지 않다. 얼마나 답답했으면 그런 글을 쓸까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대책은 제시하지 않는 무차별적인 증오가 가득한 공격적인 비난에 얼굴이 찌푸려질 때도 있고, 그것이 어떤 유익을 주는 것인지 의문이 들 때도 있다. 한중일 젊은이들 사이에서 확산되는 상대를 향한 공격, 그리고 같은 나라 사람들이라 해도, 성별에 따라 또는 나이에 따라, 정규직 대 비정규직, 미혼 대 기혼 등 다양한 기준에 따라 서로를 향한 분노가 있었다.


저자는 니체의 글을 비롯한 여러 인문학 저서에서 인용문을 가져왔다. 인용문과 저자의 생각을 바탕으로 분노 사회의 원인과 대책을 차분히 짚어본다. 니체의 글이 자주 인용된다는 것을 보면 그 시절도 현재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는 것일까?


머릿속에서 뒤죽박죽 헝클어져 있던 생각들이 읽다보니 하나하나 정리되는 기분이 들었다. 무작정 분노하고 비판만 하기에 앞서 내가 분노하는 것은 과연 무엇에 대해서인지, 그리고 어떤 해결 방법을 생각할 수 있는지, 작은 것이라도 당장 실천 가능한 것은 무엇인지 생각해보는 계기를 한 번씩 가져는 것이 어떨까 싶다. 그래도 분노한다는 것은 아직 포기하지 않았다는 것이며, 기대와 애정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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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태어나면 살고 싶은 나라 - 유럽 11개국 유학생들이 직접 겪은 유럽의 정치·사회·복지 이야기
정치경영연구소 지음 / 홍익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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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은 왕이다란 말이 있다. 일본은 더 심하다. ‘손님은 신이다라고 한다. 그렇다면 살기 좋은 나라라고 꼽는 유럽에서는 과연 어떨까?

 

유럽에서 유학생활을 하며 가게를 닫는 시간 즈음에 손님으로 간 한국인의 체험담은 충격이었다. 우선 가게를 닫는 시간이 5시나 6시라는 것. 이것도 충격이지만 그 시간에 갔더니 문이 잠겨 있었다고 한다. 안에 점원이 보이길래 열어달라고 했더니 욕한바가지나 날아올 뿐 절대 열어주지 않더라는 것이다. ? 폐점시간 5시라고 하는 것은 직원들이 퇴근하고 가게를 비우는 시간이지 그 시간까지 손님들을 받아주는 시간이 아니라는 것이다. 물건을 사러 왔더라도 폐점 시간 10~15분 전에는 가게를 빠져나와주는 것이 예의라는 것. 점원도 가게 주인도 손님과 마찬가지로 퇴근 후 자신의 소중한 시간을 보내는 것을 존중해주는 사회, 바로 그런 곳이 있었다.

 

1부에서는 누구나 퇴근할 권리가 있다라는 제목이 붙여져 있다. 네덜란드, 영국, 프랑스, 스웨덴, 이탈리아 유학생들이 경험한 그곳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2부에서는 복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젊은이들의 만혼화, 젊은 부부들의 저출산 또는 아이를 낳지 않는 문제 등을 새로운 시각으로 볼 수 있었다. 사실은 국가 정책적으로 어떤 장치가 있느냐에 따라 다를 수 있다는 것, 만혼화,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면 참고할만하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복지가 잘 되어 있다고 해서 마냥 좋은 점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양지가 있으면 음지도 있었다. 실업급여를 악용하는 이들도 있었고 그러다보니 무기력해져서 다시 노동시장으로 들어가지 못하는 사례도 있었다. 앞서 시행한 나라들의 시행착오를 보고 신중하게 벤치마킹해야할 부분이다. 말이 쉽지 정책을 세우고 실행한다는 것은 참 쉽지 않겠구나란 생각이 절로 든다.

 

한국 사회와 크게 다르게 느껴진 것은 경쟁을 부추기고 우열을 나누는 그런 점이 덜하다는 것이었다. 빈부의 격차도 상대적으로 덜했다. 다양한 사회적인 장치 덕분이라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국회의원들이 자전거로 통근하는 덴마크의 모습을 보고 왜 놀라야 하는가? 우리는 이래서 안돼 라고 성급하게 자책, 자학을 하기에 앞서 단기간에 근대화와 경제발전을 이룬 한국과 다른 유럽의 역사를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다. 모두가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세상, 꿈속에서나 있는 세상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나만 잘 사는 세상이 아닌 우리가 잘 사는 세상이 되도록 함께 힘을 합치고 머리를 맞대야 할 때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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썸과 연애 사이 - 당신이 놓친 건, 연애 타이밍
이명길 지음 / 황금부엉이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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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혹 연애를 잘 하는 여성을 보면 남성을 아주 잘 꿰뚫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어떤 것에 남성들이 약한지, 좋아하는지 등을 매우 잘 알고 있다. 물론 많은 경험에서 비롯된 것이겠지만 그런 경험이 없다면 잘 아는 이들의 조언도 꽤 도움이 된다.

 

 

이 책은 서문 제목 그대로 연애가 쉽지 않은 당신을 대상으로 쓰였다.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연애가 쉽지 않은 그녀에게가 책 내용과 잘 어울려 보인다. 듀오 대표 연애 강사이자 국내 1호 연애코치라는 프로필을 단 저자. 그의 마음이 어떤지 몰라 애가 타는 여성들에게 남성의 입장에서 또 연애 앞에서 보통의 남자들의 반응을 잘 아는 연애 강사의 입장에서 서술한다.

 

이라는 제목이 좀 낯설어 보여 검색해보았더니 하나의 단어로 자리 매김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어떤 이성 친구를 사귀는 것은 아니지만 사귀려고 관계를 가져나가는 단계를 일컬음

여자와 남자가 서로 사귀려고 서로 알아가는 시기를 말한다.

썸 타는 시기는 주로 중딩 때 온다.

출처: 네이버

 

 

눈에 띄는 것은 주로 중딩 때온다는 것. 연애에 서툰 이삼십대를 대상으로 쓰였다고 생각했는데 어떻게 보면 이 책은 중딩들에게도 관심 서적이 될지 모르겠다.

 

 

인상 깊었던 것은 좋아하는 그를 위해 나를 버리고 희생하라가 아니었다. 나 자신을 아끼고 존중해줄 것을 미소와 함께 부드럽게 전달하는 것, 그런 표현이 가능한 여성이 오히려 더 매력적으로 보인다는 점이었다.

 

 

연애의 처음과 끝을 모두 아우르고 있는 이 책은 소위 말하는 콩깍지가 씌어 이성적인 판단이 흐려진 여성들에게 썸남의 마음을 알아채고 세련되게 연애를 하는데 유익한 참고도서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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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 엘리트 중국 정치의 힘
김승범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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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도 땅 면적도 한국과 비교도 되지 않는 중국. 중국 열풍이 분지 오래다. 이제는 중국을 알아야 한다는 말도 식상할 정도이다. 중국에 대한 여러 저서가 많다. 읽어본 것은 극히 일부이겠지만 지금껏 읽은 도서와 달리 매력적으로 다가온 것은 중국 브레인이라 할 수 있는 정치 수뇌부에 있는 25인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다루고 있다는 점이었다. 중국 정치 지도부를 통해 만나는 중국. 중국에 대한 이해는 물론 중국에서 인정하는 리더의 소양과 덕목은 무엇인가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었다.

 

25인의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들의 간결한 인생 이야기를 읽으며 몇 가지 공통점을 추릴 수 있었다.

 

1. 암울한 시절을 꿋꿋이 견디는 인내심

선택받은 가정에서 순탄하고 화려하게 살아온 사람들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았다. 누구나 그런 것이겠지만 인생에는 고난의 시기가 있었다. 지나고 나면 아름다운 추억일지 모르지만 당시에는 암흑의 터널을 지나듯 끝이 보이지 않는 막막함 속에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시기를 꿋꿋하게 견뎌낸 사람들이었다.

 

2. 독서의 힘

누구보다 책을 사랑했고 낮에는 일을 하고 밤에는 독서에 매진하는 생활, 그것이 습관이 되어 자신만의 철학과 소신을 갖추게 되었다. 독서를 강조하는 이야기를 많이 듣지만 직접적인 이런 말보다는 이런 리더들의 인생 이야기를 통해 스스로 느끼는 편이 더욱 설득력이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3. 겸손하고 온화한 성품

고난이 준 선물일지 모르겠지만 부드럽고 온화한 성품으로 주위 사람들을 감동하게 하는 공통점이 보였다. 이는 중국 지도부에 요구되는 덕목이 전문적 기술 지식에서 복잡한 사회 갈등을 관리할 수 있는 인문, 사회적 소양으로 바뀌었’(p88)다는 것과도 관련이 된다. 격의 없이 다가설 수 있는 편안하고 부드러운 성품. 이는 외모에서도 잘 나타났다.

 

또 하나 공통적으로 보였던 것은 이들이 살았던 시대가 매우 급변하는 시대였다는 것이다. 근대 한국사회도 크게 다르지 않겠지만 이러한 시대의 물결에 휩쓸리지 않고 꿋꿋하고 견뎌내었기에 더욱 지도자의 위치에 설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싶다.

 

누구보다 힘든 고난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이들의 인생 이야기에 눈을 돌려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겠다. 파워 엘리트 중국 정치의 힘, 제목 그대로를 제대로 엿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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