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한 이코노미스트의 스마트한 경제 공부
홍춘욱 지음 / 원더박스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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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짝 놀랐다. 자주 들르던 블로그 이웃 분께서 직접 쓰신 책이었다. ‘채훈아빠’가 닉네임이었는데, 언제부턴가 ‘채훈우진아빠’가 되어 계셨다.

새벽이면 ‘채훈우진아빠’의 스크랩 활동이 시작된다. 이글 저글 스크랩이 시작되면, ‘아, 오늘도 일찍 기상하셨구나’ 했다. 아침에 일어나서 또는 직장에 출근해서, 열심히 자료를 읽고 계시는가 보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그것이 매일 반복되니, 참 부지런하시다, 대단하시다로 어느새 바뀌었다. 괜찮아 보이는 글은 덩달아 나도 읽기도 했다. 그런데 직접 풀어쓰신 내용은 읽기가 쉬웠는데, 자료를 바로 볼 때는 경제 전문 용어도 모르겠고 어리둥절 하기도 하고, 지루해서 읽다 말기도 여러 번 했다.

대단한 독서가시라고 혼자 감탄했다.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이 책이 7번째 저술이었다니, 놀랍다.

책 제목을 봐서는 딱딱한 경제학 이야기이겠거니 했는데 웬걸, 역시 채훈우진아빠였다. 누구나 처음 봐도 이해하기 쉬운 문체이다. 그동안 독서해온 책들의 소개, 추천, 경제학 이야기가 고스란히 녹아 있었다.

일 년에 한 번 발간되는 ‘아까운 책’처럼 이 책 역시, 모르고 놓치기에는 아까운 책들을 소개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그것도 독자들의 눈높이에 맞춘 추천이라 좋다. 추천한 책들을 직접 사보고 싶지만, 얄팍한 지갑사정 때문에, 수첩에 빼곡히 메모를 하다가, 안 되겠다 이 책을 들고 가서 도서관에서 찾아봐야겠단 생각에 이르렀다. 다행히 마지막에 책 안에서 추천하였던 도서를 한데 정리해둔 목록이 있다. 역시 배려심이 깊으시다.

제목 마지막에 ‘경제 공부’라는 단어가 있는데 뭔가 아쉬움이 남는다. 경제가 ‘주’이기는 하지만, 인생 공부라고 해도 틀리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감히 내가 제목을 지을 수 있다면, ‘홍춘욱이 추천하는 아까운 책’(?). 암튼 제목이 길다.

제목 무시하고, 저자 이름을 보고 닥치고(?) 읽어도 좋은 책이라 감히 말하고 싶다. 적어도 나는 반복해서 볼 생각이다. 추천하는 책들도. 얼마나 이해할지는 나중에 걱정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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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쿠텐 스타일 - 상식을 파괴하고 혁신을 즐겨라!
미키타니 히로시 지음, 이수형 옮김 / 미래의창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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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상식을 파괴하고 혁신을 즐겨라! 책띠에 적혀 있는 문장이다. 책 내용을 잘 표현한 한 문장이라 생각이 된다.

책을 읽고 나니 ‘알’이 떠오른다. 새가 알을 깨고 나와야 비로소 하나의 생명체로 태어나, 성장할 수 있는 것처럼 새로운 시도, 도전을 위해 저자 미키타니 히로시 사장은 끊임없이 알을 깨고 있다.

“앞으로 업무에 관한 모든 언어를 영어로 통일하겠습니다.”

2010년 세계를 놀라게 한 시도, 사내 영어공용화이다. 거의 대부분 일본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임직원들 약 7,000명에게 내려진 이 지시사항은 말 그대로 폭탄과도 같았을 것이다. 어떤 경영자는 ‘라쿠텐의 계획 자체를 어리석은 짓’이라고 깎아내리기도 했다고 한다.

실제 근로자의 입장에서 사내 영어공용화가 어떻게 다가왔는지는 이 책을 통해서는 알 수 없다. 아쉬운 면이기도 하다. 하지만 단 하나의 낙오자 없이 사내 영어공용화를 이루기 위해 애를 쓴 미키타니 사장의 노력은 엿볼 수 있었다. 회의실을 영어 공부방으로 제공한다든지, 퇴근 후 영어 수업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든지 등의 노력이 있었다.

사내 영어공용화는 식상하게 들릴지 모르는 단어 ‘글로벌화’와도 관련이 있다. 일본내 기업뿐만 아니라 독일, 캐나다 등 해외 기업을 다수 인수 합병하여 성장해나가는 데 있어서, ‘글로벌화’는 필연적이다. 라쿠텐에 입사하는 것이, 세계를 무대로 활약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는 것, 단순한 듣기 좋은 말이 아니라 그런 무대를 마련하고 있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원래는 2013년 영문판으로 미국에서 발매된 책을 번역한 것이라고 한다.

국경을 초월하여, ‘관행, ’룰‘을 깨고 새로운 변신을 거듭하는 라쿠텐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읽는 내내 참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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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임당을 그리다 - 내실에서 꿈을 찾은 예술가
정항교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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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은 자신의 이름을 가지지 못했던 시대, 누구의 딸, 또는 누구의 아내라는 것으로 겨우 흔적을 남길 수 있었다. 사임당(1504-1551) 역시 이름이 없었는데, 우리에게 친숙한 ‘사임당’은 호라고 한다. ‘신사임당’의 ‘신’은 성이다.

 

‘사임당’이라는 호는 스스로 직접 지은 것이라고 한다. ‘사(師)’는 스승이니 본받는다는 뜻, ‘임(任)’은 중국 주나라 문왕의 어머니 ‘태임(太任)’의 ‘임(任)’자에서 따온 것이다. 태임은 인류사에서 최초로 태교를 실천한 여성으로 이후 중국 고대 주 왕조의 기초를 닦아 나라를 부흥시킨 문왕을 낳았다고 한다. 사임당은 율곡 이이와 학문, 예술적 재능이 뛰어난 큰 딸 매창, 막내 옥산 이우 등 7남매를 낳아 훌륭하게 키웠다. 스스로 지은 호와 같은 인생을 살았다고 할 수 있겠다.

 

율곡 이이가 태어났던 방이 오죽헌에 남아 있는데, 그 방 앞에 ‘몽룡실(夢龍室)’이라 하여 현판이 붙어 있다. 율곡을 낳기 전 꿈에 용을 보았다는 의미로 지어진 것이다. 오죽헌은 보물 제165호로 지정되었다.

 

율곡은 오천원 화폐에, 그의 어머니 신사임당은 오만원 화폐에 올라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인물에 속한다.

 

책은 2부로 나뉜다. 1부에는 예술가로서의 사임당의 면모를 작품과 일화를 통해 살펴 본다. 2부는 ‘어머니 사임당’이다. 율곡 이이와 다른 자녀들의 인생과 예술 세계를 보며, 어머니의 큰 자리를 생각해 본다. 부록에는 사임당의 일생과 율곡의 일생, 그리고 후세 사람들이 말하는 사임당과 율곡에 대해 담고 있다.

 

율곡 이이의 모친이자 화폐 인물 정도로, 빼어난 그림 실력과 인품이 높았다 정도로만 알고 있었는데 실은 더 많은 이야기가 숨어 있었다. 어린이, 청소년, 어르신들이 보기 좋게 큰 글씨와 큰 지면에 싣고 있는 점도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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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만시간 라틴, 백만시간 남미 - 오지여행 전문가 채경석의 라틴아메리카 인문탐사여행기
채경석 지음 / 북클라우드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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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여행 전문가라는 수식어가 낯설지 않은 채경석 저자의 책이다. 아프리카, 중국, 전세계 트레킹 명소 소개에 이어 이번에는 라틴아메리카 인문탐사 여행기이다.

 

 

남미의 첫 기착지, 리마에서 나스카 평원으로 가는 여정, 잉카 문명, 마추픽추, 안데스 고원의 티와나쿠, 티티카카 호수, 체 게바라의 흔적, 우유니, 알티플라노, 아타카마, 멘도사, 팜파스, 파타고니아, 토레스 델 파이네 국립공원, 푼타아레나스, 우수아이아, 부에노스아이레스, 이과수 폭포, 리우데자네이루 등에서의 이야기를 싣고 있다.

 

 

여행지에 가면 이런 곳, 이런 풍경, 이런 음식이 있다는 식의 나열식 소개서가 흔하다. 경우에 따라서는 그런 류의 책도 도움이 될 수가 있지만, 왠지 깊이가 얕은 것 같아 아쉬울 때가 있었다.

 

 

그에 반해, 이 책은 하나의 풍경, 옛 건축물을 보면 그것이 만들어진 역사와 어떤 관점에서 보아야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 있다. 물론 저자가 라틴아메리카 전문가라고 자처하지도 않는다. 학술서적처럼 딱딱하고 지루한 문체는 아니다. 일종의 대중을 위한 여행기이자 남미 문화교과서라는 느낌이 든다.

 

 

생소한 곳에서의 풍경, 문화를 그 지역 역사와 주민들의 입장에서 보려는 노력이 곳곳에 묻어 있다는 점, 한낱 그림 같은 풍경으로 지나쳐 버릴 수도 있는 걸 하나하나 의미를 부여하여 놓치지 않은 점이 인상 깊었다. 사진은 사진만, 글은 글만 이렇게 배분해서 싣고 있는 것도 독특하다. (사진도 수준급이다.) 글만 있는 페이지가 자칫 지루해 보일 수도 있지만 사진과 함께 읽다 보니, 한줄 한줄 자세히 집중해 가며 읽는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라틴아메리카, 또는 낯선 곳에 대한 호기심이 있는 이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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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애 마지막 그림 - 화가들이 남긴 최후의 걸작으로 읽는 명화 인문학
나카노 교코 지음, 이지수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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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번 다시 읽고 싶은 책이다. 15세기부터 19세기까지 살아간 유럽 화가들의 인생과 작품 이야기이다. 익숙한 그림도 있고 생소하고 낯선 그림도 있었다. 특이한 것은 각 화가들의 절정기의 작품과 생애 마지막 작품을 함께 싣고 있다는 것이다. 인생의 마지막에 그린 작품은 화가의 전 생애와 모든 가치관을 집약한 것이라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생애 마지막 그림은 꼭 봐야할 작품이다.

 

화가들의 이야기를 접할 수 있는 책은 많다. 그런데 약 500여 년간 대표적인 화가들 15명만을 간추려 그들의 인생과 작품을 볼 수 있는 책은 흔하지 않을 것이다. 이 책에 실린 화가들은 보티첼리, 라파엘로, 티치아노, 엘 그레코, 루벤스, 벨라스케스, 반다이크, 고야, 다비드, 비제 르브룅, 브뤼헐, 페르메이르, 호가스, 밀레, 고흐 순이다.

 

책 내부로 들어가 보면, 총 3부로 나뉜다. 종교, 신화를 그린 화가, 궁정을 그린 화가, 시민사회를 그린 화가이다. 각 챕터에 나와 있는 화가들도 저마다 개성이 다르고 인생의 굴곡이 있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그저 작품만 볼 때는 모르고 스쳐 지나갔던 부분들이 많았다. 직접 말하듯 들려주는 생생한 이야기와 그 시대사를 알고 보니, 더 큰 감동이 느껴지는 듯 했다. 책을 읽고 나니, 그들의 인생과 작품이 궁금해진 작가들이 생겼다.

 

유럽 미술을 이해하기가 어렵게 느껴진다면 이런 책을 통해 전체적으로 훑고, 관심 있는 작가와 작품집을 하나씩 파고들어가는 방법도 좋으리라 생각된다. 그나저나 우리는 생애 마지막 순간, 어떠한 그림, 글을 남기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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