셜록 홈즈 전집 4 (양장) - 공포의 계곡 셜록 홈즈 시리즈 4
아서 코난 도일 지음, 백영미 옮김 / 황금가지 / 200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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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교수님[모리어티를 말함]의 여윈 얼굴과 회색 머리카락, 그리고 근엄한 말투는 꼭 지위가 높은 성직자 같은 인상을 풍기더군요. 헤어질 때 그분이 제 어깨에 손을 얹는데 꼭 험난한 세상으로 나가는 아들을 축복해 주는 아버지 같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홈즈는 두 손을 비비며 웃음을 참지 못했다.
"좋군!" -25쪽

"왓슨은 내가 실생활의 극작가라고 주장하지."
그[홈즈를 말함]는 말했다.
"내 속의 어떤 예술가적 기질 때문에, 나는 자꾸만 잘 꾸며진 연극을 고집하게 된다네. 맥 경감, 우리가 우리의 성과물을 빛내기 위해 가끔씩 무대를 꾸미지 않는다면 이 직업이란 틀림없이 단조롭고 칙칙한 것이 되고 말 걸세. 퉁명스러운 질책과 함께 사납게 어깨를 잡아채는 것, 사람들이 이런 대단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겠나? 하지만 기민한 추리와 치밀한 덫, 미래의 사건에 대한 절묘한 예측, 그리고 참신한 이론을 성공리에 입증해 내는 것은 우리 과업의 긍지와 정당함이 아닌가? -121쪽

바커는 어찌해 볼 도리 없는 분노에 주먹을 쥐고 자신의 머리를 쿵쿵 쥐어박았다.
"우리가 이렇게 앉아서 당하고만 있어야 한다는 거요? 대체 이 악마의 제왕[모리어티를 말함]과 상대할 자가 아무도 없다는 거요?"
"아니오, 그런 건 아닙니다."
홈즈는 말했다. 그의 눈은 먼 미래를 응시하는 듯했다.
"그자를 쓰러뜨릴 수 없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내게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시간이!"
잠시 침묵이 흘렀다. 그리고 홈즈는 여전히 이글거리는 눈으로 장막 속을 꿰뚫어보려 애썼다. -28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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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 홈즈 전집 3 (양장) - 바스커빌 가문의 개 셜록 홈즈 시리즈 3
아서 코난 도일 지음, 백영미 옮김, 시드니 파젯 그림 / 황금가지 / 200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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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즈와 왓슨이 창조자-해석자로서 역할을 분담한 데 이어(전집2권), 왓슨이 홈즈의 정식 위임으로 수사의 일부를 담당하는 첫 번째이자 가장 대표적인 에피소드. 스토리의 구성과 전개도 놀랍지만, 자연(황무지와 늪)과 그것이 인간의 마음에 드리우는 정서를 묘파하는 장면들에서는 무릎을 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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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 홈즈 전집 3 (양장) - 바스커빌 가문의 개 셜록 홈즈 시리즈 3
아서 코난 도일 지음, 백영미 옮김, 시드니 파젯 그림 / 황금가지 / 200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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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지 꼭 말해 두고 싶은 게 있다네. 자네는 여태까지 훌륭하게 설명하면서도 습관적으로 자신의 능력을 과소평가해 왔어. 하지만 내가 변변찮은 성공이나마 거두게 된 것은 자네에게 힘입은 바 크지. 자네는 스스로 빛을 내는 존재는 아닐지 몰라도 빛을 끌어당기는 능력을 가지고 있네. 개중에는 천재성을 갖고 있지는 않지만 천재를 자극하는 범상치 않은 능력을 발휘하는 이들이 있지. 고백건대 친애하는 벗이여, 나는 자네에게 큰 빛을 지고 있다네. ...... 여보게 왓슨, 유감스럽지만 자네가 내린 결론은 결함투성이로 보이네. 솔직히 말하면, 아까 내가 자네에게 자극받는다고 했던 말의 의미는, 자네가 범한 오류를 주목하는 과정에서 진실에 이끌리는 일이 종종 있었다는 의미였어. -11쪽

셜록 홈즈는 마음을 자유자재로 제어하는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두 시간 동안 자신을 사로잡았던 이상한 사건에 대해서는 까맣게 잊어버린 듯, 현대 벨기에 거장들의 그림에 빠져 들었다. 그는 화랑을 나와 노섬버랜드 호텔에 도착할 때까지 오로지 그림에 대해서만 이야기했다. 그러나 사실을 말하자면 그림에 대한 홈즈의 지식은 보잘것 없었다. -75쪽

홈즈는 외마디 소리를 지르며 시신을 들여다보았다. 그러더니 웃으며 춤추며 억세게 내 손을 붙들었다. 이 사람이 엄격하고 과묵한 내 친구란 말인가? 그에게 숨은 불꽃이 있는 줄은 몰랐다. 정말로! -22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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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 앙투아네트 베르사유의 장미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전영애.박광자 옮김 / 청미래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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쾌활하고 구김살 없는 그녀의 유희 세계 안으로 혁명이 밀어닥치지만 않았더라면, ...... 아무도 그녀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알지 못했을 것이며--이 점이 가장 중요하다-- 시련이 없었더라면 프랑스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 역시 자기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결코 알지도 느끼지도 못했을 것이다. -12쪽

하늘거리는 손으로 마리 앙투아네트는 왕비의 관을 잡았다. 뜻밖의 선물쯤으로 여기면서. 인생이 까닭 없이 주는 것은 아무것도 없으며 사람들이 운명으로부터 받는 모든 것에는 은밀한 값이 매겨져 있다는 것을 알기에는 너무 어렸다. -134쪽

페르센만이 그녀의 모든 생각과 고민, 희망을 알고 있었으며 그녀의 눈물과 절망과 쓰라린 슬픔 역시 그만이 알고 있었다. 모든 것을 잃게 된 바로 그 순간에 왕비는 일생을 바쳐 헛되이 찾아헤맸던 것, 즉 성실하고 올바르며 남성적이며 용기 있는 친구를 찾은 것이다. -284쪽

그 아이들에게 나의 이 편지에 의한 축복을 전해주세요. 아이들이 자란 뒤에 당신을 만나 당신의 착한 마음씨를 접할 수 있게 되기를 기도합니다. 자기 주장을 지키고 의무를 다하는 것이야말로 삶의 가장 중요한 요소라는 것, 곧은 심지를 가지고 신뢰하고 화합하면 행복해지리라는 것을 가르쳐주세요. ... 아이들이 우리를 본보기로 삼았으면 좋겠습니다. 괴로움 가운데에서도 우리들의 우정은 얼마나 많은 위로가 되었는지 모릅니다. -5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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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 앙투아네트 베르사유의 장미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전영애.박광자 옮김 / 청미래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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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바이크는 이번에도 실망시키지 않았다. 신화화가 아니라 인간화를 통하여 유일무이한 개인과 심연 속의 역사를 둘 다 잡겠다는 이 프로젝트는 흐뭇한 성공이다. 평생 철없이 살다가 생의 마지막 순간에 역사의 모진 채찍 아래 드디어 자신이 맡은 역할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감당해낸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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