膳요리 두 번째. 오이선.
쓰윽 보기에 딱히 어려운 것은 없어 보였는데 해보니 손이 엄청 가는 음식이다!
역시 요리는 몸으로 배워야지 눈과 머리로는 알 수가 없다.
고명 만들기 정도는 이제 별로 귀찮지 않다.
문제는 그 고명을 속에 끼워 넣는 일.
민첩한 손가락과 강한 기립근을 요함!
끝까지 서서 해야 했지만, 결국 허리 보호를 위해 의자에 앉아 마무리했다.
'소금물에 충분히 재운 것 같은데도 왜 이리 채우기가 어려웠을까?' 라고 자문하며 인터넷을 찾아보니
같은 고충을 토로하는 소리, 여기저기서 들린다.
각도를 더 기울여 자르면 좀 나을까?
아주 사알짝 V자 칼집을 넣는 편법도 있다고 한다.
접시에 담아 사진을 찍고(아래 사진) 단촛물을 만들고 있는데,
배고픈 고객이 그새 오이선을 먹고 있다.
이미 오이 네 조각 중 하나만 남은 상황.
그 마지막 조각도 단촛물이 완성되기 전에 사라져 버렸다.
그래서 나는 아직 오이선 맛을 모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