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이제 슬슬 투자해도 괜찮을까요?

결론부터 말씀 드리면 아직은 좀 더 기다리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특히 최근에 7조원의 자금이 몰렸다는 용산 모 주상복합 청약열기로 인해 한 동안 주춤해 있던 부동산투기의 열풍이 재현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막연한 불안감을 가지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만, 그 경우는 여러모로 특수한 상황과 조건이 전제된 것이었지요. ‘부동산 투자’로 일반화 내지는 확대해서 생각하시는 것은 무리가 있습니다. 그럼 어디 한 번 대표적인 분야들을 개략적으로 살펴볼까요?

 아파트

여러분께서도 잘 아시다시피 작년 10/29 조치 이후 전반적인 거래는 아직 한산합니다. 열병과도 같았던 투자열풍이 이미 고개를 숙인데다가, 1년~2년 이내 단기양도자와 1가구 3주택자에 대한 양도세가 대폭 인상되면서 무작정 아파트를 사 두려는 수요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지요. 신규분양시장도 약세를 면치 못하는 가운데 각 건설사들은 실적보다는 미분양 줄이기 쪽에 주력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거래가 뜸한 현상을 감안할 때 아파트 가격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만, 이러한 약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많은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오피스텔

지난 몇 년 동안 이미 과다한 물량이 시중에 공급되었습니다. 더구나 올해 입주가 예정되어 있는 신규물량은 사상최대가 될 전망이라지요. 수요와 공급의 원칙에 따라 자연히 공급과잉에 따른 부작용이 염려되는 상황입니다. 오피스텔 유행의 원조 격인 강남구 대치동에만 3,000 세대가 넘는 오피스텔群이 형성되면서, 시장에서는 이미 과잉물량에 대한 부작용으로 인근 지역 원룸 아파트의 수익률 하락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입니다. 분당과 일산도 마찬가지로 공급초과로 인한 부작용이 이미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습니다. 투자수익률 측면에서만 보자면 현재로서는 최악의 투자선택 중 하나입니다.

 주상복합

주상복합 시장은 예외일까요? 원래 주상복합은 수요자 계층이 제한적이지요. 따라서 특수한 몇 개의 ‘대표주자급’을 제외하면 거래 자체도 일반 아파트에 비해 어렵고, 특히 이러한 약세장에서는 프리미엄이 높게 형성되기 어렵습니다. 더구나 투기과열지구내의 분양권 전매금지조치와 아울러 청약통장을 요구하는 새로운 청약방식은 그나마 지금까지 형성된 프리미엄 조차 위협하고 있는 불안한 상황입니다.

 상가

지난 번에 상가투자의 요령에 관해서도 말씀 드린 바 있습니다만, 이것을 자칫 상가투자에 대한 긍정적 전망으로 오해하시는 일이 없으셨으면 합니다. 지난 몇 년간의 부동산 강세장에 힘입어 상가 가격은 2~3년 전에 비해 전반적으로 올라있는 반면, 장기간의 경기불황 여파로 인한 임대가격 하락으로 인해 수익률은 날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습니다. 역세권 좋은 상가는 그런 것 상관 없다고 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엄청난 투자금액은 차치하고라도 현재의 임대수익률이 은행이자의 그것과 별반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하시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경기회복에 대한 가시적인 전망과 실물경제의 회복이 전제가 되야 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토지

10/29 조치 이후 주택시장의 위축에 대한 반작용으로 화성을 비롯한 경기도 일대와 천안,아산을 비롯한 충청권의 땅값이 들썩였었지요. 그러나 올해 초 토지거래허가제의 강화와 토지투기지역의 확대실시로 인해 실거래는 크게 위축되고 있습니다. 좋은 땅을 사는 것도 힘들지만 이제는 세금 부담에 파는 측도 만만찮은 부담을 안게 된 것이지요.


 남의 말에 귀 기울이기보다는 객관적 판단이 중요한 때

너무 부정적인 면만 부각시킨다고 하시는 분도 계실지 모르겠습니다만, 소위 ‘부동산불패’와 맥락을 같이 하는 달콤하고 그럴듯한 이야기들은 현재로선 ‘현실’이나 ‘논리’와는 거리가 먼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막연히 운을 바라고 복권을 사는 기분으로 부동산 투자를 고려하시는 경우가 아니라면 합리적인 투자수익을 예상할 수 있는 시장의 변화를 기다리시는 것이 현명한 판단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주식을 비롯한 모든 투자가 마찬가지이지만, 부동산 만큼 투자 타이밍의 판단에 따른 결과의 차이가 큰 투자도 없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판단이 어느날 갑자기 친구로부터 들은 소문이나 경제신문 특집기사, 잡지 광고 한 편에 흔들리는 일은 없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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