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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멍을 뚫어라 ㅣ 상상문고 22
문은아 지음, 불곰 그림 / 노란상상 / 2024년 11월
평점 :
개구멍이라니 대체 무슨 내용일까, 요즘 통 들어본 적이 없는 단어다. 게다가 표지는 가운데를 싹 잘라서 두 가지 색감이 대비된다. 이 동화는 개구멍을 중심으로 하나의 사건을 다양한 시각으로 본 이야기다. 단편 3편이긴 한데 같은 사건, 다른 시선이니 옴니버스의 일종인 것 같다. 현실에 사는 나는 아파트에 돌아다니는 낯선 외부인이 가끔 불편하다. 이 이야기는 어린이에게도 좋은 이야기지만 나 같은 어른들에게도 일침을 준다. 승찬이는 고모할머니의 암수술로 형과 함께지낸다. 형은 강아지까지 데리고 왔다. 개구멍을 보며 형에게 미안해하는 이야기, 그리고 두번째는 강아지의 관점, 마지막으로 개구멍을 막자고 주장하는 아파트 주민 아들의 입장이다. 동화는 개구멍을 둘러싼 각각의 입장을 보여주면서도 따스한 눈길을 거두지 않는다. 우리 아이들이 자라나 살아갈 앞으로의 세계에는 이런 논의가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