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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테라 : 악마의 서재 세트 - 전2권 ㅣ 블랙 라벨 클럽 20
이수연 지음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5년 10월
평점 :
품절
이토록 제목에 충실하면서 온 정신을 빼앗었던 작품은 올해 단연코 처음
<책 소개>
1권
“지독한 꿈은 현실을 무너뜨린다.”
책‧악마‧연금술‧뱀파이어…… 그리고 수수께끼의 신사.
검은 마차가 도착하는 날, 마을은 달콤한 광기로 물들기 시작했다!
19세기 말, 빅토리아 여왕이 통치하는 영국.
해안가의 작은 마을 ‘리틀 가든’에
검은 정장 차림의 아름다운 신사, ‘미스터’가 찾아온다.
그는 9년 전 어떤 참사가 벌어졌던 언덕 부지
에
세상의 기괴한 이야기책을 모은 ‘도서관 몬스테라’를 짓는다.
“그런 도서관에 두신다면 몬스테라를 추천해요.
몬스테라의 꽃말은 ‘기괴’니까요.”
미스터에게 관상식물을 추천해 준 일을 계기로 사서가 된
마을 꽃집의 사랑스런 소녀 마샤 브라운.
그러나 도서관을 찾은 사람들에게 차례로 일어나는
‘책 속 이야기가 현실이 된 듯한’ 괴사건에 휘말리며
평범하게 살아온 그녀의 일상이 조금씩 무너지고…….
그리고 마샤에게 기묘한 집착을 보이기 시작하는 미스터.
그는 과연 완벽한 신사인가, 아니면―?
2권
“묻노니 그대는 사람인가, 괴물인가?”
평범한 마을을 뒤흔든 ‘악마의 책’들과 기괴한 사건들.
저주받은 운명의 그림자가 이윽고 파국을 몰고 온다!
찬란한 문명의 빛 이면에 몽환의 어둠을 감춘
19세기 말, 빅토리아 여왕이 통치하는 영국.
정체불명의 신사 ‘미스터’가 ‘도서관 몬스테라’를 세운
그날부터, 마을은 잇따른 기괴 사건에 시달리기 시작한다.
『검은 고양이』 부터 시작하여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피리 부는 사나이』, 『모비 딕』, 그리고…… 『뱀파이어』.
몬스테라의 사서로 일하며 미스터와 친해진 마샤는
모든 사건이 도서관의 책과 연관된다는 사실을 깨닫지만,
자신에게 한없이 다정한 그의 매혹을 거부할 수 없다.
과거의 악연, 숙명적 끌림, 소중한 것을 지키려는 마음.
‘이야기’의 실낱들이 치밀하게 그려내는 것은
구원의 무늬인가, 아니면―?
<주요 키워드>
로맨스 판타지, 기괴, 괴이, 도서관, 뱀파이어
<주인공>
마샤 브라운, 미스터, 로윈 피터슨
<소감>
첫 느낌은 이러했다. 프롤로그가 상당히 지루하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진도를 전혀 못 뺐다. 읽기에 흥미가 없었을 때라 더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아니, 그 당시 책을 읽을 여유가 없었다. 핑계지만 나름의 정황이 그랬다(이해를 바라지 않는다. 그랬다는 사실 정황일 뿐.). 블랙라벨클럽 서평 당첨이 두 번째라 기쁜 마음이 컸다. 남들은 당첨되고 싶어도 당첨이 어려운데 복에 겨워 그러는 거라고 혹자들은 손가락질할지도 모르겠다. 욕을 먹어도 할 말이 없다. 욕먹을 짓을 했으니. 사실 서평 당첨 이후 서평이 이렇게까지 늦은 경우는 없었다. 책을 받아 첫 패이지를 읽고 솔직히 로맨스다운 부분이 전혀 없어서 흥미를 못 느꼈다. 그렇게 서평을 포기하고 싶어질 즈음, 카페지기님의 쪽지를 받고 다시 마음을 고쳐먹게 됐다. 책을 다시 돌려보낼까도 생각했다. 하지만 보내 주신 마음을 거절할 수는 없었기에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처음부터 읽기 시작했다. 천천히 곱씹으며 읽으니 첫 느낌과는 엄청나게 다른 느낌이었다. 바보 같던 선입견이 작품의 매력을 온전히 가린 안타까운 일이 일어났다. 나한테는 없을 줄 알았던 일이었는데. 여느 로맨스 소설과는 확연히 다를 수밖에 없는 플롯이었다. 사람들이 식상하다 말하는 로맨스 소설과는 어딘지 모르게 세계관 자체가 다르다고 느꼈다.
1,800년대 이야기. 중세 시대. 연금술사. 뱀파이어. 로맨스라는 장르에서 쉽게 다뤄지는 듯하면서 체계적으로 다뤄진 적은 거의 없는 소재들이었다. 대부분 현대의 남녀 간의 사랑만을 접한 나로서는 상당히 새롭고 멋있었다. 작가가 얼마나 노력해서 써낸 글인지, 어떤 작품들에 영감을 받아 로맨스와 잘 버무렸는지 여실히 느껴졌다. 굉장한 작품을 너무 늦게 알아본 것 같아 죄스러운 마음이 크다.
프롤로그에 등장했던 피부가 창백한 청년은 작품이 끝날 때까지 신비로운 인물로 그려졌다. 그는 영겁의 세월을 살아내는 존재일지도 모른다. 그런 그가 한 여자에게 접근한다. 먀샤 브라운. 빼어난 미모 덕분에 마을 남자들의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지만 내면에는 가슴 아픈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여자이다. 상처가 있긴 해도 밝은 기운이 있는 사람. 미스터 또한 이름조차 밝히지 않지만 로윈을 일일이 상대해 주는 모습이라던가, 마샤를 상냥하게 챙겨 주는 모습에서 따스한 사람인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도서관의 책 이야기가 나오면 미스터의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다. 시베리아 바람 같은 서늘함이 자리하고 있는 인물. 기괴한 미소가 썩 매력적인 주인공임은 틀림없다.
에드거 앨런 포의 『검은 고양이』라는 작품은 중학생 때 읽었다가 분위기가 너무 오싹하고 무서워서 읽기를 포기했던 작품이다. 이 글을 통해 검은 고양이의 내용을 아주 제대로 파악하고 말았다. 역시나 오싹하고 무서운 이야기였다. 그런 끔찍한 이야기가 실제로 일어날지도 모른다 생각하니 과거, 책 속의 로맨스가 현실에도 있기를 바랐던 내가 다 소름이 끼쳤다.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몰입도 또한 정비례적으로 수직상승했다. 이런 작품을 몰라보고 뒤늦게 읽는 내가 정말 소름 끼치게 이해가 되지 않았다(한탄스러울 뿐…).
기괴한 분위기의 도서관, 수상하지만 매력적인 도서관 사서, 상처 많은 꽃집 아가씨, 딸을 그리워하지만 정작 알아보지 못하는 여자, 천생연분을 만났지만 결코 행복할 수 없었던 부부, 쓰고 다니는 가면처럼 양면성을 가진 화가 등 흥미로운 인물들이 대거 등장한다. 서사도 서사지만 매끄러운 문장과 흥미를 유발하는 말미의 문장까지. 최근 본 작품 중 이렇게까지 극찬하고 싶은 작품이 없었다. 로맨스에 치우쳤다면 이렇게까지 극찬을 받지는 못했을 것 같다.
이쯤 되면 제목 그대로 『몬스테라: 악마의 서재』에 대해 충실하게 집필한 저자가 존경스러운 지경까지 이르게 된다. 그 많은 방대한 지식과 수많은 작품들을 이해하고 본인 작품에 잘 버무린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을 텐데. 뮤지컬 드라큘라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이 이렇게 활자본으로 나오기까지 저자는 얼마나 많은 고뇌에 시달렸을까. 그렇게 생각하면 내가 처음 느꼈던 이 작품에 대한 분위기는 정말 오류가 아닐 수 없다.
로맨스 진한 블랙라벨클럽 차기작을 기다렸던 분들에게는 살짝 실망스러울 수도 있겠지만, 나처럼 미스터리나 스릴러, 추리물을 좋아하는 독자들에게는 굉장한 인기를 받을 거라 자신한다. 겨울이 성큼 다가온 계절에 읽기에 안성맞춤인 작품이라고 과감하게 추천한다. 상세한 분위기와 내용은 책을 통해 직접 느끼시길 바라는 마음에서 1권에 대한 스토리 라인만을 다뤘다. 미리 스포당하는 것만큼 분노를 사는 일도 없을 테니.
덧) 서평이 늦어져 진심으로 송구합니다. 이런 일이 없도록 앞으로는 더욱 세심한 선택하겠습니다.
*디앤씨미디어에서 도서 무료 제공받아 작성하는 서평입니다. 진심을 담은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