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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하실래요? 1
이현이 지음 / 청어람 / 2016년 1월
평점 :
떠들썩한 춘향가에서 찾은 어딘가 사랑스러운 사람들
<책 소개>
1권
“짝사랑을 하는 소녀에게, 이별에 힘겨운 그녀에게,
연애를 해도 혼자인 것 같은 심란함을 이기고 싶은 당신께 드리는 소담한 이야기.
함께…… 공유하실래요?”
춘향가에 어서 오세요.
무슨 술집 이름이냐고요? 아니요! 사람 사는 곳이에요.
겁먹지 않으셔도 돼요. 여기 사람들 되게 평범하거든요.
부모님과 의절한 바리스타, 19금 모태솔로 작가, 무성욕자 사진작가님이 살고 있어요.
길에서 흔히 마주칠 별거 아닌 캐릭터입니다.
아, 참! 하나 빼먹었다. 성질 고약하고 잘 삐치는 오리 주둥이 의사 선생도 있네요.
저는 누구냐고요? 임용고시 4수한 생물 선생님입니다. 물론, 지금은 반백수예요.
아무튼 저는요, 오리 주둥이의 구 여친, 현 셰어메이트입니다.
세상에! 전 남친이랑 한집에서 사는 게 가능하냐고요?
뭐, 괜찮아요. 어차피 저 자식, 곧…… 결혼해요.
나는요, 매일 달 토끼한테 기도해요. 어서 빨리, 장가가라고.
겨우 그런 소원이냐고요? 나는 간절한데. 그래야 나도, 잊죠. 내 사랑…… 오리 주둥이를.
2권
“삶에 지쳐 연애를 잃어버렸나요? 버리고 온 사랑이 조금은 가엽나요?
그래서 울고 싶은 날 찾아오세요.
여기는요, 당신의 사랑을 위로하는 <춘향가>입니다.”
춘향가는 어떤 곳이냐고요?
뭐, 그냥 시끄럽고 사람 많은 데죠.
이름도 촌스럽고. 아무튼, 귀찮으니까 집 소개는 건너뛰고, 그냥 저는 김도욱입니다.
오리 주둥이, 아니! 만인의 연인이자 신의 손이며 다정하고 상냥하죠.
게다가 순수하고 친절한 남자였는데…… 분명히 나는 그런 남자였는데,
누구 덕분에 아주 유치하고 치사해졌습니다.
그게 누구냐고? 아, 바로 여기 있네요. 날 실연 피해자로 만든 내 전 여친.
지금 그녀가 내 눈을 보고 묻습니다.
‘너, 왜 진호 씨 컵 써? 네 거 아니잖아.’
와, 이런 망할!
대답하기 싫어서 쏘아보는데도 뭐가 그리 좋다고 웃습니다. 감히, 나를 찬 주제에.
그래요. 저 잔망스럽고 독한 여자 때문에 나는 이별을 당했습니다.
그래서 보란 듯이 잘나고 예쁜 여자를 만났죠.
아, 춘향가가 어떤 곳이냐고 물었죠? 여기, 정신 바싹 차려야 합니다.
까딱하면, 날 찬 여자를 다시 사랑하게 돼서 결혼도 못 하거든요.
누가 그렇게 바보같냐고요? 바로, 나요.
<주요 키워드>
첫 등장부터 이별, 헤어진 연인, 미련 가득 남은 연인, 셰어메이트, 어린왕자, 사막여우
<주인공>
홍화리, 김도욱, 하진호, 백아련, 송진한, 홍화훈
<소감>
다 똑같은 로맨스겠지, 라고 읽기 시작하면 안 된다는 말을 제일 먼저 하고 싶었다. 그간 봤던 로맨스 소설과는 다른 뭔가가 있다. 여는 글부터 심상치가 않았다. 이별로 시작하는 글, 뭐 다 거기서 거기겠지, 라는 마음이 대부분인데 달랐다. 이별을 고한 건 화리였다. 솔직히 그 이유에 대해서는 100퍼센트 공감할 수 없었지만, 그럴 수도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80이었다. 임용고시가 쉬운 게 아니니까. 그리고 의외로 이별은 사소한 곳에서 올 수 있으니까.
셰어하우스 <춘향가>에는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어우러져 있었다. 이별 당한 남자와 결혼할 여자가 있는 남자를 아직도 마음에 담은 여자, 원수처럼 투닥거리지만 결국 사랑이었던 남녀, 돌고 돌아 만난 사람들까지. 어찌 보면 어수선할 수 있었는데 글쓴이가 아주 잘 버무린 것 같았다.
말은 냉정하게 하면서 알코올 섭취 후에는 쳇, 칫 거리는 귀여운 여자를 좋아하지 않을 남자는 없다고 본다. 게다가 이미 사랑했던 상대가 눈앞에서 그러고 있는데 눈이 안 가고 배길 남자는 없다. 그런데 이 여자, 홍화리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정말 많은 심경 변화를 보여 준다. 그래서 조금은 우유부단한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뭐, 사랑 앞에서 이렇게 해야 된다! 하는 방정식은 없지만 그래도 먼저 이별을 고한 사람이 흔들리는 건 솔직히 개인적으로는 납득하기 어려웠다. 한 번 끝이면 끝인 내 성격하고는 정말 안 맞는 캐릭터였지만 도욱이 좋다는데 뭐. 김 선생은 처음부터 일관성 있는 태도가 꽤 마음에 들었다. 미련이 뚝뚝 남았다는 게 눈에 보일 정도로 화리를 좋아했으니까.
어린왕자와 사막여우가 등장했을 땐 나도 모르게 더 좋아했던 것 같다. 인상 깊게 읽은 작품을 장르문학에서 접하게 될 때 반가움이 배가 된다. 뭐랄까, 깜빡 잊고 있던 게 생각난 것 같은 기쁨이랄까. 보통은 한 번 읽은 작품을 또 읽는 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은가. 짧은 만남이 강렬하게 작용될 수 있으니 스치듯 만나면 더 반가운 듯.
마음에 들었던 건 적정선을 지키며 수위 조절에 공을 많이 들였다는 점이다. 적당히 야릇하고 적당히 뜨거웠다. 감정선이 솔직하게 드러나는 글이라 작품에 몰입이 훨씬 쉽게 되지 않았나 싶다. 정말 좋아하는 스타일의 작품이었다.
현재 이별 중인 사람들이 읽으면 다시 사랑을 하고 싶어질 것 같다. 초콜릿 줄 사람도 없는 내겐 항상 사랑이 필요하지만(흡).
*청어람 로맨스에서 도서 무료 제공받아 작성하는 서평입니다. 진심을 담은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