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식 룰렛
은희경 지음 / 창비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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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하게 책읽는당 두 번째 샘플북이 도착했다. 김려령 작가의 샹들리에 샘플북보다 작고 아담해서 사실 좀 놀랐다. 전에 만들었던 손바닥만 한 단편집이 생각났다. 폰트가 작아서 눈이 좀 아팠지만 내용이 좋아서 술술 읽었던 것 같다.


은희경 작가의 소설집 <중국식 룰렛> 중에서는 <장미의 왕자>나 <대용품>을 가장 읽고 싶었다. 어느 작품이든 좋을 것 같긴 했지만 제목이 어쩐지 마음에 들어서. 헌데 <장미의 왕자>가 떡하니 손안에 들어왔다. 이 작품의 화자, ‘나’는 찻집에서 일한다. 나는 손님들이 놓고 간 분실물을 카운터 서랍에 보관한다. 그 중 여자 손님이 놓고 간 수첩을 화자가 보게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과거에 만났던 그녀를 떠올리게 해 준 소방서 앞에 울었던 얼굴의 여자. 나는 살아가는데 있어 감흥이 크지 않은 건조한 사람이다.


화자가 남자인지 여자인지도 잘 모르겠다. 초반엔 남자임이 틀림없다고 생각했는데​ 이야기가 진행할수록 여자인 것도 같았다가, 이 사람이 대체 어떤 대상을 마음에 뒀었는지도 막판에는 가늠이 되지 않았다. 어렵지 않게 읽기 시작했다가 끝에는 알 수 없는 느낌으로 마지막 페이지를 넘겼다. 나만 이런 느낌을 받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무엇을 말하고자 했는지 작가의 의도를 정확히 읽지 못한 것 같다. 어려웠다고 해야 하나. 장미의 왕자 이야기를 대입해 화자의 생각을 이해하려 해도​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또 읽어 봐야 될 것 같다. 이해가 될 때까지.


은희경 작가의 작품은 아직 한 번도 제대로 읽은 적이 없지만 섬세하고 감성적인 묘사들이 돋보이는 문체인 것 같다. 나쁘지 않았지만 이해하기는 어렵지 않았나 싶다. 작품 자체가 어렵다는 게 아니라 내가 화자의 심경을 이해하지 못해 그게 아쉬운 것 같다. 보통은 작품에 등장하는 화자에 감정이입이 쉽게 되는 편인데도 불구하고 이번 작품의 화자는 좀처럼 이입이 되지 않았다. 아마 나와는 다른 생각, 다른 세계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 그런 것 같다.


확실한 건 은희경 작가의 작품보다는 김려령 작가의 작품이 나와 좀 더 맞는 세계관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창비에서 가제본 도서 무료 제공받아 작성하는 서평입니다. 진심을 담은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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