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슬픔
신경숙 지음 / 문학동네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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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슬픔에는 더 큰 슬픔을 부어넣어야 한다. 그래야 넘쳐 흘러 덜어진다.
가득 찬 물잔에 물을 더 부으면 넘쳐흐르듯이, 그러듯이.
이 괴로움은 더 큰 저 괴로움이 치유하고, 열풍은 더 큰 열풍만이 잠재울 수 있고,

 

은서에게 말해주고 싶었다. 그냥 내려놓으라고...
꼭 그 사랑만이 너를 살게 하는 것은 아니라고...

 

하지만 그녀가 다 내려놓을까봐 두려웠다.
화연을 엄마에게 맡기러 이슬어지를 향해가는 길에서...

 

난 그녀가 홀연히 떠나버렸을까봐 겁이났다.

세가 옷가지를 챙기러 온 아파트 현관에 지독한 냄새가 가득했을 때...

 

 

그녀의 슬픔은 더 큰 슬픔을 쏟아부어도 덜어지지도, 치유되지도, 잠잠해지지도 않는다.

오롯이 고여 깊이를 더 할 뿐...

 

그래서 난 꽃잎처럼 떨어지는 그녀를 그저 바라볼 뿐이다.

그 무엇도, 그것이 희망이라해도 그녀에겐 더해져 더 깊어질 슬픔일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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