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안 본지 몇달은 된 거 같다. 그래서 그런지 그냥 영화가 한편 보고 싶었다. 뭘 볼까 하다가 이런 날씨엔 역시 로맨스지 라고 생각했고 그러다보니 내가 참 좋아하는 영화 '샌프란시스코에서 하룻밤'이 다시 보고 싶어졌다. 그래서 네이버 영화 다운로드를 뒤졌더니 이 영화는 없는거다. 흠......
그렇다면 감독 낸시 사보카의 영화가 또 뭐가 있나 하고 봤더니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건 2012년작인 '유니온 스퀘어' 밖에 없다. 그럼 이걸 봐야지. 낸시 사보카 감독이 최근엔 어떤 영화를 찍나 갑자기 마구 궁금해 졌다.

 


이 영화는 참으로 작은 영화다. 등장인물은 한 다섯명정도 나오나? 그중에서도 주인공 자매 두명이 이 영화를 거의 채우다시피 한다.
장소 또한 아주 최소한이다. 맨해튼의 작은 아파트 안에서 일어나는 에피소드가 거의 다다. 자매 두 사람에 완전히 집중해 있는 영화고 그래서 자매를 연기하는 두 배우의 몫이 아주아주 크다.
루시와 제니 역의 미라 소르비노와 타미 브랜차드. 이 영화는 정말 이 둘이 다 했다! 특히나 미라 소르비노는 그냥 루시 그 자체였다.


너무나 다른 두 자매가 소원하게 지내다가 3년만에 만나 일련의 일들을 겪으며 서로가 존재 하는게 얼마나 소중한지를 깨닫고 다시 가족으로 재결합 한다는 이야기다.
이렇게 쓰고 봤더니 되게 진부해 보이는데, 루시와 제니라는 캐릭터가 극명하게 대비되는 기조가 영화내내 흐르고 있어서 진부하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너무 다른 두 캐릭터 자체만으로도 참 흥미로웠다.
또한 이 영화는 거의 모든 사건들이 대사로 처리된다. 
루시와 제니의 대화 속에서 자매의 과거와 현재의 문제들, 상처들, 관계들이 언뜻언뜻 떠오른다. 이렇게 조금씩 내비치는 힌트들을 모아서 이들의 사연은 이렇겠구나 하고 짐작하게 된다. 장황하게 상황을 보여주거나 과거로 돌아가지 않고 효율적인 대사로 상상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마냥 친절한 영화는 아니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욱 몰입해서 이 영화를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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