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스타인벡의 초기작과 마지막작을 한권으로 묶어 놓은 책이다.
두편다 아주 좋았다. 그래서 읽는내내 행복했다.
스타인벡의 소설들은 문장이 좋다. 아름다운 묘사도 많고 또 그것이 아름다움에서만 그치지 않고 인간의 심리를 꿰뚫는 통찰력있는 시선이 함께하기 때문에 공허하지 않아서 좋다.
이 두 소설도 좋은 문장들이 너무 많았다.
<붉은 망아지>
자연과 함께 성장하는 소년의 모습이 참 예뻐보였다.
소년의 눈으로 바라보는 오밀조밀하기도 하고 거대하고 신비롭기도한 자연이 내 눈앞에 펼쳐지는 듯 했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나의 어린시절을 많이 떠올렸다.
환경은 다르지만 내가 어릴때 내 주변 자연에서 느끼던 감정을 이 소설에서 비슷하게 느낄 수 있었다. 어린아이 였을때에만 느낄 수 있는 감정들을 너무 잘 묘사해 놓아서 내 어린시절이 자꾸만 머리속에서 소환되었던거 같다.
<불만의 겨울>
돈이 최고라는 인식이 만연해있고 돈앞에서는 도덕규범들이 가볍게 무시되기도 하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인간성을 지키며 살고자 했던 가난한 주인공. 그러나 돈을 벌 수 있는 기회가 다가오는데 그 기회를 잡는 방법이란 이웃을 밀고하거나 속이는 것이어야 했다. 과연 부도덕하게 돈을 쟁취할 것인가라고 고뇌하던 주인공은 어느새 돈을 위해서 자기안의 모든 논리를 바꿔버리게된다.
목적을 위해 수단을 자기변명으로 정당화하는 그 은근한 심리변화, 그렇게 되기까지의 사고의 흐름이 무척 자연스럽다.
자기안의 부도덕을 깨우는 주인공의 이러한 심리가 워낙 섬세하고도 은근하게 묘사되기 때문에, 그 심리를 집중해서 따라가는 여정이 이 소설의 백미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