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드라마 '유나의 거리'를 열심히 보고 있다.

여기 나온 등장인물들은 거의 범죄세계에 발담그고 있는 밑바닥 인생들인데

순수하고 건실한 청년 창만이가 이들 세계에 들어오면서 벌어지는 여러 잡다구리한

이야기들을 요란하진 않지만 유머를 잃지도 않으면서 담담하게 그리고 있는 드라마다.

 

모든 캐릭터가 자신만의 사연을 들려주면서 인간적인 매력을 뽐내는데,

이 인물들을 다루는 작가의 시선이 참 아름답고 곱다. 

그런 따뜻한 시선으로 인간을 깊숙히 들여다 보고 쓴다는 느낌이

어쩔땐 이 드라마가 드라마가 아니라 묵직한 소설인 것처럼 느껴지게도 한다.

 

 

 

 

어제는...

착한 청년 창만이 때문에 울컥했다. 자기전에도 내내 창만이가 울던 모습이 떠올랐다.

이렇게 점점 스며드는 감동.... 오랜만이다 ㅠㅠ

 

좋아하는 유나가 더 나락으로 떨어지지 않게 하려고 창만이가 대신 복수를 하는 장면인데,

응징하려는 인물을 한참 힘들게 두들겨 패고는 되려 창만이가 엉엉 울고만다.

아래는 내 기억에 의존한 대사

 

민규 : 왜 울어요?

창만 : 나한테 맞은 니가 불쌍해서 운다 왜! 너를 때리는 내가 비참해서 운다...

         이런  세상이 슬퍼서 운다.

 

어제의 마지막 장면 이 대사를 듣고 나또한 가슴에서부터 복받쳐 오르는 무언가가 있어서

눈물을 펑펑 흘렸다. 뭐 이렇게 진심으로 울리는 드라마가 다 있냐고 감탄하면서......

 

창만이 캐릭터는 바로 저런것이었지.

상황에 이끌려 법밖의 일을 저지르면서도 창만이가 가지고 있는 인간에 대한 연민, 공감, 정의감

등의 아름다운 자존심을 버리지 않는 모습!

바로 그게 창만이인 것이다.

 

그동안 쌓아온 창만이 캐릭터를 절대 흡집내지 않는 작가님. 

드라마가 이토록 우아해질 수 있다는걸 어제 저 장면보고 느겼다.

 

창만이가 이제 유나 따라서 범죄세계에 발을 들이는군 하는 뻔한 내용전개를 예상한

나란 못난 시청자! 으흑흑  난 아직 멀었어!

 

 

50부작에 아직 반도 안왔지만,

벌써부터 아쉬워진다. 왜 50부작밖에 안 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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