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는 딱 포스터에 나온 그대로다. 공무원 아저씨 캐릭터 하나만 믿고 가는 영화.
대체로 공무원 40대 아저씨 하면 딱 떠오르는 이미지에 아직 미혼에다가 잡다한 상식에 집착한다는 특이사항을 더하고 거기에 자신만의 안정된 세계에 만족하며 살아간다는 확고한 행복관을 더하면 이 영화의 캐릭터가 그려질 것이다.
영화가 캐릭터를 보여주는 방식도 일상적이고 편안하게, 겉치레 없이 단순한데, 사건을 보여주는 방식 또한 과장되거나 무리하지 않는다.
공무원 아저씨의 세상과 전혀 다른 세상에 살고 있는 청춘들이 주인공의 세상을 조금씩 허물어간다는 원대한 주제는 생활형의 작은 에피소드들로 그려질뿐이지만 안정을 최고로 치는 공무원 아저씨에게 이정도의 일상의 잔물결은 상당히 큰 일탈일 거라는 확신이 든다. 이 캐릭터에게 어울리는 사건이란 이정도면 됐다는 느낌. 그만큼 그 무엇보다 이 영화는 캐릭터의 힘이 가장 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