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볼"을 봤다. 야구를 좋아하느냐면? 별로. 야구의 룰을 잘 아느냐면? 그것도 그닥. 그런데도 이 영화를 보고 싶었던 이유는 원작자가 믿음직스러웠고 오랜만에 브래드 피트를 스크린에서 보고 싶기도 했다는 그런 이유다. ㅋㅋㅋ
전형적인 스포츠 영화는 아니었다. 최하위 팀이 주인공의 기지로 우승을 거머쥔다는 감동의 드라마와는 거리가 멀다. 대부분 그런 스토리에는 문제아 선수가 등장하고 그를 믿어주는 인간적인 조언자가 등장해서 역경을 딛고 좋은 성적을 내지만, 이 영화에서는 성적이 나쁜 선수나 팀에서 불필요한 선수는 가차없이 트레이드 되거나 쫓겨난다.
이 영화의 시점은 선수 선발의 막강한 권력을 쥐고 있는 구단장에 있다. 그는 결코 인간적으로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고 믿어주는 그런 드라마의 주인공이 아니다. 그의 목표는 자신의 자리에서 최고의 성적을 내고 싶어하는 것 바로 그것이다. 감동스토리의 인간적인 배려는 그와는 거리가 멀다.
영화를 보면서 계속해서 주인공을 응원하는 나를 발견한다. 그의 팀이 꼭 우승하기를... 왜 그랬을까? 분명 이 영화는 스포츠 드라마의 전형적인 감동 스토리를 따라가지 않는데 말이다. 그건 아마 과감히 다른길로 가보고자 했던 주인공의 결정이 결국 빛을 보기를 원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인생에 있어서 어떤 전환점이 될 기회가 왔을때 그것을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향으로 길을 잡아 가는 사람들이 얼마나 있을까... 대부분은 지금껏 해 오던 방식에 익숙해져서 새로운 길이 두려워서 선뜻 용기를 내지 못 하고 계속 그길을 반복해서 산다. 하지만 이 영화의 주인공은 모험을 선택한다. 온갖 비난을 감수하면서... 자신이 선택한 길을 믿으면서...
그는 성공했을까? 글쎄... 어쩌면 인생의 불확실성이라는 가장 큰 벽을 느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럼에도불구하고 다른 길을 모색해 그 벽을 뛰어넘고자 해봤다는 나름의 성취감을 맛보았다면 그는 좀더 행복해졌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