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나는 CD 세대라 그런지 아직까지 CD가 좋다. 요즘 오히려 LP를 많이 듣는다고도 하지만 굳이 거기까지 손이 가진 않는다. 음악에 푹 빠져서 음악만 듣는 시간을 보내진 않기 때문에, 그러니까 음악은 그저 다른 일을 하면서 틀어 놓는 내 일상의 배경음악 정도의 수준으로 즐기기 때문에 좀 더 전문적인 취미의 영역에 들어갈 것 같은 LP까지는 손이 가진 않는다. 그저 CD로 충분하다.

고등학교 때 부터 본격적으로 CD를 사 모으기 시작해서 주기적으로 사들이던 시기가 있었다. 그러다 세상이 바뀌어서 CD가 이제는 역사의 유물로 남겨질 거라는 뒤숭숭한 소문과 정말로 그래 보이는 현실 앞에서 CD 모으기라는 취미생활을 접었던 것이다. (사실 나는 살짝 줏대가 없음) 그렇게 오랫동안 CD를 안 사다가 요 근래 다시 CD를 사볼까 하고 기웃기웃 거린다. 문득 CD를 사지 않던 시기가 뭉텅이로 공백으로 남겨진 것이, 그때도 분명 음악을 들었으나 실물로 내 손에 남겨져 있지 않다는 것이 참 이상하게 느껴졌던 탓이다. 책장에 꽂아 둔 책들을 보며 이때는 이 책을 참 재밌게 읽었지하고 기억하듯이 CD장을 보면서도 이때는 이런 음악을 들었지하고 회상하는 즐거움도 있는데 말이다.



 

사설이 길었다. 그래서 결론은 뭐냐면

내가 CD를 샀다는 것이다. 사실 6월에 샀고 지금까지 쭈욱 듣고 있다.

바로바로 빌 위더스의 에센셜 앨범. 1'Just As I Am'(1971)부터 마지막 앨범 'Watching You, Watching Me'(1985)까지 유명한 노래들을 쪽쪽 뽑아서 2장의 CD, 34 트랙으로 꽉꽉 눌러 담은 음반이다. 제목은 몰라도 이미 익숙한 곡들이 많아서 틀어 놓으면 아주 귀에 착착 감긴다.

게다가 얼마 전에 넷플릭스에서 미드를 보는데 거기에 주인공이 차타고 여행갈 때 마침 “Lovely Day"가 흘러나와서 얼마나 반갑던지. 내가 요즘 듣고 있는 노래가 바로 그거예요!!하고 내적으로 소리지름.

1970,80 년대의 소울 음악. 하지만 촌스럽지 않다. 담백한 목소리 쉽고 아름다운 멜로디 예쁘다고 느끼기도 했던 좋은 가사.

소장할 만한 앨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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