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 읽으면서 멀쩡해 보이는 사람이 대체 왜?에 대한 궁금증이 다소 풀리는 중...



우리는 흔히 컬트 집단이 ‘심리적 문제‘가 있는 개인을 노린다고 믿는다. 그들이 더 잘 속으리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 컬트 포교자들은 사실 선량하고, 서비스 정신이 있으며 예리한 사람들이야말로 이상적인 후보군이라고 말한다 - P118

무니였던 스티븐 하산은 통일교 포교를 담당했던 만큼 컬트가 어떤 유형의 개인을 찾아다니는지 잘 알고 있다. 하산은 1998년출간한 컬트 마인드 컨트롤과 맞서 싸우기 (Combatting Cult MindControl)에서 다음과 같이 적었다. 
"내가 무니 간부였을 때, 우리는신중히..….… 강인하고, 배려심 있고, 의욕적인 사람들을 끌어들였다."
새로운 회원을 모집하는 데 상당한 시간과 돈이 들기 때문에,그는 당장 무너져 내릴 것 같은 사람에게 자원을 낭비하는 일은 피했다. 
에일린 바커의 무니 연구는 지적이고 강직한 사람이야말로 가장 충직한 회원이라는 사실을 밝혔다. 이들은 활동가, 교육자, 공무원 등의 자녀였다. 다른 사람의 좋은 점을 보도록 길러진 사람들인 것이다. 설령 그게 자신에게해를 입힐지라도. - P119

이처럼 사람들을 착취적인 집단으로 끊임없이 끌어들이는 건 절박함이나 정신 질환이 아니라 과도한 낙관성이다. - P119

예를 들어, 1978년 대학살의 날 존스타운에서 압도적으로 많은 흑인 여성이 사망한 이유는 절망이 그들을 ‘세뇌‘하기 쉽게 만들어서가 아니다. 1970년대 폭풍처럼 복잡한 정치 상황에서, 혹인 여성들은 백인 2세대 페미니스트 활동가(이들도 그렇게 환영받지는 못했다)나 시민권 운동을 이끌었던 남성 지도자들에 비해 목소리를 높이기가 극히 어려웠다. 올바른 이들(앤절라 데이비스, 블랙팬서당, 아메리칸 선주민 운동, 반동적인 네이션 오브 이슬람, 샌프란시스코의 좌파 성향 목회자들, 말할 것도 없이 존스의 ‘무지개 가족)과 유대 관계가 있었던 짐 존스와 함께라면, 마침내 그들의 이야기를할 기회가 있을 것 같았다. "흑인 여성들이 유독 취약했던 건 성차별적, 인종차별적 착취의 역사뿐 아니라 교회 내부에서 사회정의 운동을 주도해 왔던 오랜 전통 때문이었습니다." 시키부 허친슨은 말한다. 흑인 여성이 그토록 많이 사망한 이유는 존스의 활동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이 너무나 많았기 때문이었다. 물론 이는거짓으로 드러났다. - P120

손실 회피에 관한 행동 경제 이론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인간은 이익보다(시간, 돈, 자존심 등의) 손해를 훨씬 더 크게 받아들인다. 심리학적으로 보면, 실패를 직시하지 않으려고 애쓸 준비가 되어 있다는 뜻이다. 우리는 비합리적이게도 엉망인 관계나 형편없는 컬트 집단처럼 부정적인 상황에 머무르며 고지가 눈앞이라고 되뇌곤 한다. - P124

그래야만 일이 뜻대로 풀리지 않았고 이제 손절할 때가 되었다는 걸 인정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투자한 자원이 있으니 더 투자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인 매몰 비용 오류의 정서적인 예시인 셈이다. 이렇게 오래 있었으니 더 버텨 볼 만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확증편향과 마찬가지로, 아무리 똑똑하고 신중한 사람도 뿌리 깊은 손실 회피 성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나 역시 유독한 일대일 관계 유지에 일조한 경험이 있는데, 착취적인 파트너와 컬트 지도자 사이의 공통점을 발견하는 일은 말 그대로 날 겸허하게 만들었다. - P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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