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과정에 있는 부부의 그간의 이야기를 참 지루하게도 써냈다.

결혼 생활에 대한 남녀의 분명한 입장차를 드러내 보인점은 나름 좋게 평가해 줄 수 있겠으나 문학작품을 읽을때 기대하는 마음의 움직임이나 공감의 감정이 일지 않는다.


내 부인은 너무 나쁜여자였어, 나처럼 착하고 모범적인 사람을 이토록 분노하게 하는 저여자야 말로 나쁜여자야 하며 친구들한테 등신같이 아내욕을 하고다니는 남자의 이야기가 이 소설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마지막 챕터에서 반전으로 일하는 여성이자 아내이자 엄마의 역할을 모두 소화해내느라 허덕이며 사는 여자의 입장이 드디어 등장하며 저 징징거리는 놈이야말로 지생각만 하는 이기적인 놈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지지만 그에 따른 카타르시스를 느끼기에는 찝찝한 점이 많다. 남편과 위기가 온다고 애들 친구 아빠와 불륜을 하는건 좀 아니지 않나?


별다른 서사 없이 인물들의 불평, 불만, 인생이 왜 이모양 이꼴이 되었을까? 따위의 우물거림을 쏟아내는 방식을 택하는 소설들에서 페이지를 넘기게 하는 힘은 위트있거나 공감할 수 있는 생각들이 가득한 문장들이다. 

하지만 이 소설에선 너무너무 지루한 투덜거림, 별로 알고 싶지 않은 결혼 생활의 디테일들이 장황하게 페이지를 채우고 있다. 게다가 너무 길어!! 


반쯤 읽다가 그동안 읽은 시간이 아까워서 결말이라도 보려고 후루룩후루룩 영혼없이 읽으면서 마지막장을 덮긴 했다. 끝까지 이토록 재미가 없다니...



근데 가만 생각해보니 만약 이 소설의 의도가 찌질한 남자의 지루하고 자기 연민 가득한 징징거림을 보여주는 것이라면 성공한 셈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뭐가 되었든 재미가 없는건 마찬가지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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