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읽는 내내 너무 재밌었다. 여행 중에 경험한 일화나 감정들이 내가 예전에 미국 여행 중에 느꼈던 것과 겹치는 부분들도 있어서 공감할 수 있는 부분들도 많았다.
이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는데 첫 번째는 영국인인 두 친구의 여행이다. 이 여행기를 쓴 조지와 조지의 친구 마크가 뉴욕에서 시작해서 자동차로 캘리포니아까지 대륙횡단 여행을 하는 내용이다. 두 번째 부분은 마크가 비자 문제로 캘리포니아에서 여행을 끝내고 영국으로 돌아가고 조지의 여자친구 레이첼이 영국에서 와서 조지와 합류해 뉴욕까지 다시 횡단여행을 하는 내용이다.
조지, 마크, 레이첼이 이 여행기의 주요한 등장인물이라면 이 책의 제목을 당당히 차지하고 있는 조세핀은 과연 누굴까? 바로 여행의 가장 중요한 수단 자동차. 바로 그 차의 애칭이 조세핀이다. 조지와 마크는 뉴욕에 도착하자 신문 광고를 보고 중고차를 한 대 산다. 바로 1989년형 닷지 카라반. 딱 보기에도 오래되고 상태가 그렇게 좋아 보이진 않았다. 게다가 뒷 창문에는 총알 구멍같은 것도 나있었다. 하지만 값이 싸고 차가 커서 그 안에서 숙식을 해결하면서 여행을 할 수 있다는 점에 끌려서 850달러에 그 의문스러운 차를 사고 만다. 원래의 차주인이 이 차를 조세핀이라 불렀고 그 이름 그대로 여행 내내 조지와 마이클도 부르게 된다. 하지만 그 조세핀이 우리 조세핀, 사랑스러운 조세핀이면 얼마나 좋았겠는가.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여행 시작부터 조세핀은 삐걱거리기 시작한다. 차를 고치고 또 고치고 그렇게 다니면서 찻값보다 고치는 값을 훨씬 더 많이 지출하며 여행을 이어간다. 기특하게도 그렇게 차 때문에 고생을 하면서도 어찌어찌 8개월간의 대륙 왕복 횡단을 무사히 마친다는 점이다. 차로 인해 생기는 고생스러운 일화가 읽는 사람에겐 적지 않은 재미를 주기도 한다.
미국의 시골 마을들 곳곳에 들러서 주차장에서 잠을 자거나 싸구려 모텔을 빌리고 작은 식당들에서 밥을 먹고 황량한 도로를 달리며 약 8개월간 거리 생활 비슷하게 하며 여행을 한다.
독특한 사람들과 이상하지만 재밌는 대화도 나누고 형편없는 시골 음식점에서 도저히 먹을 수 없는 이상한 음식을 줘도 그런대로 예의 바르게 행동한다. 여행하며 이곳은 정말 이상하다 고쳐야 한다 등의 비판의 시선을 보내지도 않는다. 그냥 그런대로 받아들이고 황량한 시골 마을에 대한 따스한 애정어린 시선도 느껴진다. 물론 유머도~ 그렇기 때문에 편하게 읽을 수 있었다.
나는 특히 여행중에 조지와 마크가 나누는 대화도 재밌었는데 그렇게 대화하다가 가끔씩 회상하는 두 사람의 어릴적 일화도 너무 귀엽고 웃겼다. 어릴 때 처음 조지가 마크네 집에 초대받아 가서 했던 실수나 하굣길에 둘이 소떼들한테 갇혔을 때 리코더를 불어서 소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는 일화도 얼마나 웃겼던지. 이 두 친구의 우정이 참 좋았다.
책을 읽는 내내 미국의 도로를 달리던 생각이 났다. 평평한 풍경에 끝도 없이 나 있던 도로. 황무지 같지만 가끔가다 보이던 집들. 이곳엔 누가 살기나 할까 싶었던 고립감과 외로움.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늘 언제나 훨씬 컸던 미국의 자연. 생각보다 친절했던 사람들 등등.
그때 그 여행의 추억에 젖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잘 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