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소설이었다면 여기 나오는 부모들 욕을 실컷 하면서 이 책에 대해 말 할 수 있었을 텐데 안타깝게도 이 책의 장르는 저자가 직접 겪은 경험담을 엮은 회고록이다. 이게 실화라니...
저자가 겪은 어린시절의 고생은 백프로 부모때문이다. 정말 분노가 끓어 오른다.
하지만 이 책에 깔린 정서는 기본적으로 부모에 대한 애정이다. 그래서 쉽게 욕을 못 해주겠다. 남의 부모를 욕하는 상놈에자슥이 되는거 같아서... 물론 이 책의 저자가 한국의 알라딘이라는 사이트에서 내가 쓰고 있는 이 페이퍼를 읽어볼 확률은 절대 없지만 말이다. 


아무튼 끔찍한 어린시절을 겪어내고 저자는 멋지게 성장한다. 그 고생을 하고도 삐뚫어지지 않고 총명하게 스스로의 길을 개척해 나간다. 그랬기때문에 이 책을 쓸 수 있었을 것이다.

동시에 저자가 이루어낸 인생이 결코 문제 많은 부모 때문에 방해받기만 한 건 아니라고 그런 부모가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내가 있다고 말하는 듯 했다. 
누가 봐도 이상한 부모지만 저자가 어린시절 겪은 부모의 양육방식에는 나름대로 기억할만한 아름다운 순간들도 분명히 있었다고 ...... 


정말 그 부모에대해 할 말이 많지만 저자가 이토록 그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는데 이게 다 무슨 의미인가 싶다.
물론 저자는 원망도 많이 했다. 하지만 회고록을 쓰는 시점에 와서는 그런 부모를 이해했던 거 같다. 그냥 그런 사람들이라고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이 책을 읽고 내가 느낀점은 세상엔 정말 너무도 다양한 삶이 있다는 거다.
상식적으로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 자신들만의 삶의 방식을 고집스럽게 유지하며 점점 더 나빠지는데도 그걸 그냥 방치하면서도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으려는 사람들. 

저자의 부모는 결국 노숙자까지 되는데도 그냥 또 그렇게 살아간다. 거기에서 벗어날 생각없이.
자식들의 도움도 거절하고 '너의 부모가 노숙자인게 뭐가 어떠니?' 하는 식으로 여전히 자신들의 삶의 신념(이라고 쓰고 고집이라 읽는다)을 굳건히 떠벌리면서...
정말 이런 사람들이 있구나 싶었다. 그 자식들은 얼마나 속이 터져나갔을까...



어쨌든 책은 재미있다. 그 어디에서도 듣지 못할 독특한 경험담을 바로 이책에서 읽어 볼 수 있다.
궁극적으로 이 회고록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는 어떤 악조건 속에서도 더 나은 삶을 살겠다는 희망을 놓지 않고 노력한다면 인생은 해피엔딩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보통의 이해가능한 고생담이었다면 '회고록이 다 그렇지' 하며 심드렁할텐데 이 책은 정말 너무나 이해불가인 독특한 부모가 아이들을 고생시키기 때문에 저자의 성공을 간절히 응원하게 된다. 잘 커줘셔 너무나 다행이고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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