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의 마음에 고요가 머물기를
마크 네포 지음, 박윤정 옮김 / 흐름출판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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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 있는 '고요'가 어떤 고요를 말하는 것인지 궁금해서 읽게 되었다. 평소 심신이 약한 나에게 필요한 책임에 틀림없다. 마음을 달랠 수 있을 것 같았다. 저자 마크 네포는 시인이자, 영혼의 테라피스트로 소개돼있다. 은유와 감성이 넘치는 시만으로도 마음이 힐링될 것 같은데 '영혼'을 치유해준다니 이 책을 만난 것이 감격스러웠다.

 

 

 

 

 

 

 

 

 

그런데 첫 인상과는 조금 다르게, '들음'의 가치를 말하는 이 책이 생소하고 어려웠다. 나는 살면서 '들음'에 대해 고민해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저자는 그걸 알고 있다는 듯 자신의 삶과 다른 이의 경험을 이야기해주며 '들음'이 얼마나 삶을 풍요롭게 하는지 많은 이들이 알게 되길 바라고 있다. 듣는다는 것이 왜 우주와 내가 이어지는 것인지에 대해 한참을 생각해봐야 했다. 책을 다 읽은 지는 좀 되었는데 이해하는 시간이 오래 걸렸다. 솔직히 지금도 완전히 이해하진 못했다. 매일 이 책에 대해 생각에 잠기곤 했다. 머릿 속에서 떠나질 않았다. 계속해서 생각하고 또 생각했지만 완전히 책을 소화한 것 같진 않고, 조금은 알 것 같다. 평소에 생각이 너무 많아 삶이 고단한데 이 책을 읽고 나서 '들음의 훈련'을 생각하다보니 다른 생각이 비교적 자리를 덜 차지해서 살짝 편안해지기도 했다. 들음의 훈련은 지상에서 가장 신비롭고 찬란하며 힘든 예술이기 때문에 내가 쉽게 할 수 있을 리 만무했다.

 

 

 

 

 

 

 

 

 

책의 뒷부분에 있는 나태주 시인의 짧은 소감 중, 이 책이 우리에게 마음이 쉴 수 있는 의자를 제공할 것이니 우리는 조용히 가서 앉기만 하면 된다고 한 말이 딱 맞는 것 같다. 저자는 '깊이 듣는 법'을 교육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삶에서 어떻게 마음의 안식을 찾고 기쁨과 축복을 느꼈는지 엿보게 해준다. 왜 깊이 듣는 것이 중요한지를 말한다. 이 책을 통해 우리가 마음을 열면 좋겠다고 한다. 그 결과 나는 지금 마음을 열었고, 깊이 들으려 하고 있다. 의자에 앉아 쉬었다. 이쯤되니 정말 우주와 내가 연결되는 착각이 들었다.

 

 

 

 

 

 

 

 

 

'들음의 훈련'이 무엇이고 어떻게 하는지는 일단 무턱대고 자연에서부터 시작하는 게 좋을 것 같았다. 자연을 들으면 역경이 찾아와도 고요를 찾을 수 있다는 게 정말일까 의심할 여지도 없이 부드럽게 받아들여졌을 만큼 저자가 겪은 일들에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다. 깊은 들음을 위해 저자는 많은 질문을 우리에게 던져주는데 그 질문에 답을 생각하다보면 한 발짝 다가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삶을 엄습하는 두려움을 이야기하는 부분도 인상 깊었다. 두려움에 떨면 꿈에도 연결된다. 나는 거의 매일 악몽을 꾼다. 심할 땐 하루에 3개나 꾼다. 저자의 겪은 두려움과 꿈 이야기를 읽고나서 왠지 모를 안도의 숨이 나왔다. 내 악몽도 언젠간 끝날 것이라는 희망이 생긴 걸까.

 

 

 

 

 

 

 

 

 

마크 네포의 문장들은 전부 시처럼 감성적이고, 소설처럼 풍부하게 여겨졌다. 그래서 더욱 책이 아름다웠다. 1장 존재의 작업 / 2장 인간됨의 작업 / 3장 사랑의 작업 속 소제목들도 감성을 한껏 끌어올린다. 그 중 가장 맘에 드는 문구는 '구름보다 오래 기다리기'와 '인간의 정원'이다.

 

 

 

 

 

 

 

 

 

저자의 높은 들음의 경지를 다 이해할 수가 없어서 조금 힘들었다. 모든 것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말이 이제 막 책을 읽고 들으려고 시작하는 나에겐 막연하기만 하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어렴풋이 알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피하지 않고, 너무 정해진대로만 하려하지 않고, 항상 내면 속으로 충분히 깊게 들어가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을 하면 깊이 들을 수 있다는 것을 유념해야겠다. 나도 언젠가 깊이 듣는 순간이 와서 마음에 고요가 머물러 축복의 삶을 사는 날이 오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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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터 콜스 - 영화 [몬스터콜] 원작소설
패트릭 네스 지음, 홍한별 옮김, 짐 케이 그림 / 웅진주니어 / 2012년 3월
평점 :
일시품절


 

 

 

 


영화 '몬스터 콜'을 보고 메말랐던 감성을 찾다

 

 

 

영화 '몬스터 콜'의 아카데미 노미네이트에 빛나는 할리우드 TOP 연기파 배우 시고니 위버, 펠리시티 존스, 리암 니슨의 출연은 영화 속에서 이들이 보여줄 빛나는 연기와 강렬한 존재감을 기대하게 합니다. 또한, '몬스터 콜'로 혜성처럼 떠오른 신예 루이스 맥더겔의 호소력 짙은 연기가 뛰어난 영화예요. 주인공 '코너' 역을 맡은 루이스 맥더겔은 아직 어린 친구인데 대사가 없는 장면에서 묵묵하게 표정, 눈빛 연기를 성인 배우 못지않게 해냅니다. 저는 원작 <몬스터 콜스>를 먼저 읽고 영화를 봤는데요. 영화 초반부는 조금 지루한 감이 있지만 뒤로 갈수록 빠져들고 눈물이 납니다. 관련 검색어에 '영화 몬스터 콜 결말'이 있습니다. 개인마다 반전이라고 느끼는 정도는 다르겠지만 저에게는 충격적이었어요. 영화든 책이든 꼭 보시길 추천합니다. 저는 최근 영화 '군함도'나 '택시운전사'를 보고도 울진 않았는데 이 영화를 보고 드디어 감성 터졌습니다. 저 쫌 외쿡 감성인걸까요.

 

 

 

 

 

 

어른들을 위한 동화, <몬스터 콜스>

 

 

 

도서 <몬스터 콜스>는 영국도서관협회에서 주는 카네기상과 그해 가장 우수한 일러스트레이션에 주는 케이트그리너웨이상을 동시 수상한 도서로 평론가들과 작가, 편집자들 사이에서 화제가 된 도서입니다. 영화를 보고 울었지만 사실 책을 먼저 보고 울었습니다. 책은 상상력을 더 발휘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에 더욱 감성이 풍부해져요. 그렇게 먹먹할 수가 없더라구요. 새벽에 책을 펼쳤는데 앉은 자리에서 숨가쁘게 다 읽었습니다. 영화는 초반부가 지루한데 책은 첫 페이지 펼치자마자 느낌 와요. 뒷 이야기가 궁금해서 멈출 수가 없어요. 읽는 내내 저자의 필력에 감탄했습니다. 몰입도가 엄청납니다. 내용과 잘 어울리는 일러스트레이션과 어렵지 않은 문장, 아이와 몬스터의 대화 형식으로 구성되어 영화를 보지 않아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몬스터 콜스>는 엄마를 간절히 구하고 싶은 동시에 엄마가 세상을 떠나길 바랐던 코너의 모순된 마음을 통해 복잡한 인간의 내면세계를 그려 낸 작품입니다. 작중 코너의 엄마는 병에 걸려 기운이 없고 고통을 호소하는데요. 코너는 13살의 나이로 집안일과 학교생활을 모두 해냅니다. 처음엔 엄마가 아프니까 낫길 바라는 마음, 엄마를 잃을지도 모른다는 현실을 알면서도 부정하고 싶은 줄로만 알았어요. 코너가 매일 밤 꾸는 절벽에서 떨어지는 엄마의 손을 놓치는 악몽에 다른 어떤 의미가 있을지 생각 못했었죠. 그런데 저자는 이미 코너의 꿈을 통해 저자는 하고자 하는 말을 하고 있었어요. 코너가 악몽에 시달리는 이유는 바로 해서는 안될 생각을 했다는 죄책감 때문이었어요. 사실은 모든 것이 끝나길 바랬던 겁니다. 엄마가 세상을 떠나야 모든 게 끝나는데, 이걸 어떻게 입밖에 감히 낼 수 있을까요.

 

 

몬스터는 코너에게 걸어와 세 가지 이야기를 들려주고, 마지막 네 번째 이야기는 코너에게 듣겠다고 합니다. 저는 세 번째 이야기까지 다 읽고도 이게 무슨 의미인지 몰랐어요. 코너가 네 번째 이야기를 할 때에서야 눈치를 챘습니다. 몬스터는 코너에게 진실을 요구하러 온 겁니다. 몬스터를 통해 나쁜 생각을 했다는 죄책감을 이겨내고 진실을 입밖으로 꺼낼 수 있었던 코너를 보며 어른들에게도 진실을 요구하는 각자의 몬스터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두고두고 읽고 싶은 책, 왜 상을 받았는지 알겠는 책, 단순히 재미로 보기에도 괜찮은 책, 어른과 아이 모두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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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삶을 다시 한번
도다 세이지 지음, 조은하 옮김 / 애니북스 / 2017년 8월
평점 :
절판


 

 

도다 세이지의 이야기는 허를 찌르는 감동을 주는 것 같아요. 간결하게 단편으로 엮여 보기가 편해요!

 

 

 

 

 

 

 

마지막 장에 한 아저씨가 죽음을 앞에 두고 개의 모습을 한 저승사자와 함께 지난 인생을 돌아보는 이야기가 나오는데요. 인생을 영화처럼 봅니다. 궁금한 점이 있으면 옆의 개가 알고 싶지 않은 궁금증까지 해결해줘요. 이런 소재는 보통 후회가 남은 채로 끝나거나 잘못을 바로 잡는 걸로 끝나기 마련인데요. 엄마 뱃속과 저승으로 들어가는 길이 칠흑같다는 점이 결론이었어요. 듣고 보니 참 맞는 말일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엄마 뱃속은 기억도 안나고 아직 저승은 본 적도 없어서 제가 알 리가 만무한데 왜 알겠는 기분인거죠? 작가의 상상력이 참 뛰어난 것 같아요.

 

 

 

 

 

 

 

 

이번엔 시한부 선고를 받은 남자와 그 남자의 프로포즈를 받은 여자의 이야긴데요. 이런 일이 쉽게 일어나진 않지만 현실적으로 아예 없는 경우가 아닐 것 같아서 결말이 어떻지, 나라면 어떻게 했을지 고민하게 되더라구요. 진정으로 사랑하는 여자에게 강단있게 고백하는 남자의 대사가 아프고도 멋있어서 써봤어요. 병환때문에 죽음이 정해져있어서 죽을 때까지 살아보고 싶다는 말이 더 슬퍼요. 도다 세이지의 만화는 사랑, 가족, 사회 등 다양한 소재로 씁쓸하고 슬픈 감정을 끌어올려 주기도 합니다.

 

 

 

 

 

 

 

 

서른 살 생일에 사직서를 내고 생각지도 못한 배우의 삶을 살기 시작한 어느 남자가 하는 말입니다. 서른 살 이전에 이해했던 세상의 진리를 서른 살 이후에는 왜 차츰 잊어간다는 것일까요? 저는 서른이 넘었는데 무엇을 이야기하는 건지 알 수가 없었어요. 혹시 부조리한 세상의 진리를 서른 전에 알게 되었는데 서른 후엔 알고도 못 본 체하게 되는 것을 차츰 잊어간다고 묘사한 건 아닐까요? 확실히 알 수는 없지만 자꾸 생각해보게 되는 대목이었습니다.

 

 

 

 

 

 

 

 

 

유머러스한 편도 있어요. 오빠를 둔 여동생의 입장을 모두들 알고 있잖아요? 원격조종이라는 말이 정말 딱 맞는 것 같아요. 작가의 센스에 감탄...
아톰에게 대책없는 이 지구를 구원해달라고 하는 박사의 이야기도 나오는데 옆에 조수가 하는 말이... '저 같으면 안일어 나겠어요'

 

 

 

 

 

 

 

 

 

 

 

우리는 항상 꽃을 피우려고만 생각하잖아요. 역으로 피우지 못하게 하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어요. '나는 너무 밋밋해', '나에겐 아무런 이야기가 없어', '심심한 사람이야', '건덕지가 없어'서 에피소드가 많은 사람만이 창작을 해낼 수 있을 거란 생각을 하고 있다면 꽃을 피우는 방법을 생각해 보면 될 것 같아요. 책은 감동뿐 아니라 격려도 해주고 있네요. 도다 세이지의 만화 <이 삶을 다시 한번>은 단순해야 할 때와 열정적이어야 할 때가 언제인지 알려주는 것 같아요. 동시 출간된 <스키엔티아>도 함께 읽으면 좋더라구요. 가까운 분들께 선물하고픈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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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곰 - 스웨덴식 행복의 비밀
롤라 오케르스트룀 지음, 하수정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7년 9월
평점 :
품절


라곰의 매력에 푹 빠지다!

 

 

 

귀여운 어감의 '라곰'이 무엇인지 정말 궁금했습니다.

<라곰> 원고를 받고 앉은 자리에서 단숨에 읽어버렸습니다.

 

 

 

 

 

 

 

 

 

 

'휘게'와 'YOLO(You Only Live Once)' 라이프도 좋지만, 저는 이 책을 읽고부터 '라곰 라이프'의 매력에 푹 빠졌습니다. 인생책 등극!

라곰은 과연 무엇일까요?

스웨덴 사람이라면 누구든 알지만 딱히 무엇이라 꼬집어 설명하기는 어려운 그 무엇이 바로 라곰이다. 특정 단어에 문화적 의미가 여러 겹 덧입혀져 입체적이 되면 해당 언어를 다른 언어로 바로 대체하기 어렵다. 문화와 맥락을 모르는 사람에게 이를 설명하느니 '직접 느껴봐라' 하는 것 말고는 딱히 명쾌한 답이 없을지도 모른다. 마치 누군가 한국인에게 "'정'이 뭐야?" 하고 물으면 딱 떨어지게 설명하기 어려운 것과 비슷하다. - p.259 옮긴이의 말 중에서

 

 

옮긴이의 말처럼 '라곰'은 설명하기 어려운 단어이지만, 이 책을 읽으면 아주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표지에 써있는 '스웨덴식 행복의 비밀'을 알게 되는 것입니다. 이 책을 읽고 너무너무 스웨덴에 가보고 싶어져서 큰일입니다...

 

 

 

 

 

 

 

 

 

 

라곰은 2017 미국 <VOGUE> 매거진이 선정한 라이프스타일 키워드입니다. 덴마크의 '휘게'라이프 뒤를 잇는 새롭게 떠오르는 북유럽 출신의 라이프스타일 키워드이죠. 그 뜻은 '너무 적지도, 많지도 않은 적당한, 최적의'라는 의미입니다. 책의 초반부에 이 뜻이 나오지만 확실히 와닿지가 않았죠. '적당한'이라는 말이 어디든 적용이 되는 것인지 알쏭달쏭했거든요. 이런 제 생각을 미리 알고 있었다는 듯이 저자는 모든 궁금증을 풀어주었습니다. 목차만 봐도 아주 흥미롭습니다. 궁금해서 미쳐요. 빨리 전부 알고 싶은 거 있죠.

 

 

 

라곰은 삶의 균형뿐 아니라 온전한 마음의 평정을 당신에게 선사할 것이다. (p.15)

 

 

 

 

 

 

 

 

식탁, 인테리어, 몸과 마음, 자연, 업무, 돈, 인간관계, 세계 등 모든 것에 라곰을 적용할 수 있다는 걸 목차에서 보고 '흠, 대체 뭐길래?'했는데 읽어 나갈수록 정말 행복해질 수 있을 것만 같았어요.

 

 

 

 

 

 

 

 

 

어떤 상황을 말하건 간에 이를 '최적의' 또는 '알맞은'으로 받아들이면 된다. (p.24)

라곰은 음식의 질과 양이 '딱 적당하다'라는 의미를 말할 때 쓰인다. 모든 것이 딱 적당할 때 '라곰하게 뜨거워', '간이 라곰이야', '양이 라곰이네' 하는 식으로 표현한다. 맛이고 양이고 딱 알맞은 정도로 맞추기 위해 라곰의 개념을 기준으로 하는 것이다. (p.57)

 

 

 

 

 

 

 

 

 

 

 

라곰의 상태와 측정하는 방식은 사람마다 다르다. 내가 만족하는 수준은 당신의 그것과는 다를 테지만, 그래도 우리 모두 만족하는 것처럼 말이다. (…) 쉽게 말해, 나의 라곰은 당신의 라곰과는 다를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 모두 각각 느끼는 최선의 상태를 추구하고 있다. 이것이야말로 라곰의 미학이다. (pp.23-25)

 

 

 

그냥 생활방식만 말하는 것이 아니라 삶의 균형, 워크 앤드 라이프 밸런스(워라밸)를 중시하는 최근 트렌드와 맞아떨어지는 개념입니다. 이 책은 확실히 업무의 기술과 돈, 창의력에 있어서도 라곰이 적용된다고 알려주고 있습니다. 실제로 라곰의 고향, 스웨덴의 대표 브랜드 이케아(IKEA)도 'Live Lagom' 프로젝트를 통해 균형잡힌 삶의 실천을 독려하고 있어요. 그 유명한 이케아에 라곰이 있었다니, 누구나 라곰을 알고 싶어질 것입니다.



우리가 남을 질투하는 이유가 남들이 나보다 더 이상적인 라곰의 상태로 지내는 것처럼 보여서일까? (p.52)

 

 

 

 

 

 

 

 

 

 

 

집을 꾸밀 때 온갖 잡동사니를 들여놓는 게 아니라 추억을 되살려주는 소중한 기념품이나 실용적인 제품을 장식해 최소한의 소품으로 조화롭게 꾸민다는 게 쉽진 않겠지만 이 점은 꼭 배워야 할 것 같습니다. 집을 아늑하게 꾸미는 목적은 행복해지기 위해서인데, '예쁜 쓰레기'로 가득 채워진 집은 문을 열고 들어가는 즉시 마음이 차분해지는 따뜻한 공간은 아닐 것 같아요. 이 책에서 여러 가지 '라곰의 기준'을 배우고, 스웨덴 사람들의 정서와 문화를 배우고 나니 행복할 수밖에 없겠더라고요.

 

 

 

 

 

 


 

이웃과 잘 어울렸기에 주소나 표지판이 없던 시절에

다 같은 빨간 오두막이어도 길을 찾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글이 너무 귀여워요.

 

 

 

 

 

 

 

 

피카는 의미로만 보자면 하루 중 몇 차례 시간을 내서 친구, 연인, 동료와 커피를 한잔 하며 달달한 계피빵이나 패스트리를 먹기 위한 휴식 또는 멈춤을 의미하는 사회적인 행위이다. (…) 스스로 중심을 잡고 하루의 흐름을 조절하기 위해서다. (pp.62-63)

 

 

어떤 상황이든 무조건 아끼고 참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절제'의 미가 있습니다. 만족감을 주는 인간의 기본적 욕구에 충실하지 않고서는 라곰라이프라 할 수 없습니다. 라곰의 정신을 이해하고 실천하는 사람, 즉 균형잡힌 삶의 행복을 추구하는 사람을 '라고머(Lagomer)'라고 하는데요. 도서 <라곰>은 우리가 라고머로 거듭나는 데 훌륭한 가이드가 될 것입니다.

 

 

 

 

 

 

 

 

 

 

 

 

꼭 필요한 것만 소유하면 과소비, 충동 구매처럼 감당할 수 없는 무리한 삶의 방식을 피할 수 있어 압박받지 않아도 됩니다. 또 가정, 직장, 지역사회 안에서 물건을 사기 전이나 버리기 전에 재사용/재충전/재활용이 가능한지 살펴보는 사고방식을 가지면 자연환경에도 도움이 됩니다. 자연을 잘 지키고 어우러졌을 때 살기 좋은 세상인 것은 지구인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라곰' 하나로 스웨덴은 어느 하나 놓치지 않고 그야말로 '최적'을 유지하는 것 같습니다. 많은 분들이 <라곰> 도서를 읽고 '라고머'가 되어 자유롭고 조화로운 행복한 삶에 가까워지길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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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틴어 수업 - 지적이고 아름다운 삶을 위한
한동일 지음 / 흐름출판 / 2017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라틴어 수업」 한동일 저자께.


안녕하세요, 저는 캘리그라피하는 30대 여성 Grin입니다. 선생님이라 해야할지, 작가님이라 해야할지, 변호사님이라 해야할지 잘 모르겠어서 편지를 쓰기 전부터 막막했습니다. 고민 끝에 선생님이라 하기로 했어요. 나이로 보나 학업으로 보나 여러 모로 앞서 계신 분이니까요. 「라틴어 수업」 책으로 선생님을 알게 되었어요. 무슨 뜻의 제목일까 궁금하기도 했고 예쁜 표지에 적힌 '지적이고 아름다운 삶을 위한'이란 문구가 끌렸어요. 어떤 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책일지도 궁금했고요. 책을 다 읽은 지금, 선택하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10000000% 듭니다. 아무래도 인생책을 만난 것 같아요. 책을 읽는동안 선생님, 선생님하고 자꾸만 부르고 싶었어요. 마치 그리워하는 것처럼 말이에요. 이미 책으로 위로를 받고 있었으면서도 실제로 대학에서 펼쳐진 선생님의 강의를 직접 듣지 못했다는 게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왜 저는 학생이 아니고, 나이가 많은 겁니까. 선생님을 이제야 알게 된 게 무척 아쉬워요. 사실 아마 대학생 신분으로 청강했더라도 이제는 종강돼버린 선생님 수업이 그리워서 아쉬움이 큰 건 마찬가지일 것 같아요.

 

 

 

 

 

 

 

 

 

평소 살면서 라틴어에는 관심이 없었어요. 제 인생과 연관이 있다면 캘리그래피를 하면서 알파벳을 공부하거나 예쁜 문구를 찾는 과정에서 라틴어를 만난 것, 제가 하던 온라인 게임에 나온 명칭 정도겠네요. 라틴어가 그렇게나 체계적이고 복잡하고 어려운 언어인 것도 이번에 알았어요. 책을 읽으면서 매력에 푹 빠져버렸답니다. '공부'와 담 쌓고 산 지 10년도 넘은 저는 이 책에 짧게 소개된 문법조차 완벽하게 익히지 못했지만 신기하게도 자꾸만 알고 싶어집니다. 저를 위로해주는 책을 쓰신 선생님께 빠진 건지 라틴어에 빠진 건지는 확실치 않네요. 선생님께서 중간고사 과제로 내주신다는 '데 메아 비타'는 독자인 저에게도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그 과제를 받은 학생들이 처음엔 무엇을 어떻게 써야할지 멍하니 있다가 어느 순간 술술 써내려가고, 이윽고 눈물을 쏟았다는 이야기처럼 이 책을 읽고 잠든 날, 꿈 속에서 크게 울던 저는 실제로 펑펑 울면서 깨어났습니다. 제 인생이 너무나 구슬퍼서 잠결에 한동안 울었습니다. 제 인생 제가 이렇게 살아와놓고는 환경에 대해 불평하고 합리화를 하고 모르는 척했지요. 그런 제가 틀린 것을 알았기에 자신을 사랑할 수가 없었어요. 스스로 낮추지 않아도 세상은 여러 모로 우리를 위축되게 하고 보잘것없게 만드는 가운데 우리 자신마저 스스로를 보잘것없는 존재로 대한다면 어느 누가 나를 존중해주겠냐는 말씀에 저 밑바닥에 있던 자존감이 꿈틀했습니다. 숨마 쿰 라우데(Summa cum laude). 그리고 케루빔. 자신에, 또 무엇인가에 최우등, 스스로를 위로하는 케루빔 천사가 돼라는 말씀을 잊지 않겠습니다.

 

 

 

 

 

 

 

 

 

 

참, 이 책엔 상당히 종교 이야기가 담겨 있지요. 저는 종교가 없지만 하나도 거부감 드는 부분이 없었어요. 오히려 라틴어와 결부된 이야기이니 흥미로웠지요. 저로서는 생소한 이야기라 이해가 안될 것 같았는데 의외로 와닿는 부분도 많았습니다.

 

 

 

 

 

 

 

 

 

뭔가에 관심이 생기고 공부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을 때 칭찬받고 싶고, 젠체하고 싶은 유치함이 저에게도 있었지요. 저는 부끄러워 했고요. 어쩜 선생님은 그리 저를 훤히 들여다보신 것 같을까요. 비난하거나 부끄러워하기보다는 앞으로 무엇이 될까, 끝내 무엇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상상해보는 게 어떠냐고 하셨어요. 그 마음은 그저그런 유치함이 아니라 '위대한 유치함'이라고요. 참 위로를 많이 받았습니다. 그런 마음조차 위대하다 해주시니 제가 뭐라도 된 것처럼 우쭐해졌죠. 자신감이 생겼어요.

 

 

 

 

 

 

 

 

아지랑이 이야기는 제 마음을 살랑살랑하게 해주었습니다. 아지랑이를 뜻하는 라틴어를 설명하시며 우리 마음의 현상까지 들여다보게 하셨지요. 라틴어로 '보잘 것 없다'는 뜻을 가진 아지랑이가 웬만큼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볼 수가 없는 것처럼 우리 마음의 '보잘것없는 것', '허풍'과 같은 현상을 들여다보는 것도 힘들다고요. 힘들지만 꼭 필요한 일이라고요. 선생님께선 그 어려운 라틴어도 이렇게 삶과 연관지어 쉬운 흐름으로 알려주십니다. 라틴어도 배우고, 삶에 위로도 받을 수 있다니 그야말로 인생책이지요. 라틴어 좀 할 줄 알면 있어보일 수 있다는 '위대한 유치함'도 실현 가능하고, 라틴어와 관련된 이야기로 마음을 다독이며 삶을 아름답게 살아가는 법을 알려주시니까요.
 

 

 

 

 

 

 

한국인이 자주 쓰는 '카르페 디엠; 오늘 하루를 즐겨라'라는 말도 그저 단순한 것이 아니었단 걸 배웠습니다. '카르페'란 말이 어떤 품사인지, 어디서 나온 말인지, 시제는 무엇인지 등 상세하게 알려주시지만 결코 어렵거나 머릿속에 넣기 싫은 주입식 공부가 아니었어요. 오히려 매우 흥미진진했고, 내가 이것을 알면 뿌듯해질 것 같았죠. <라틴어 수업>은 참 재밌는 책이에요.

 

 

 

 

 

 

 

 

문장 하나에서도 라틴어는 그 구성이 빈틈없지요. 어원과 뜻, 문법뿐 아니라 로마인의 정서, 역사, 문화 이런 것들까지 알 수 있게 설명해주셨어요. 선생님의 광범위한 지식에 전 연신 감탄을 했지요. 그간 해오신 강의를 토대로 실제로 수업하시는 것처럼-요즘 애들 말로 '음성지원'돋는 형식으로-이야기를 들려주듯 쓰여진 책이라 더 따뜻하게 느껴졌습니다. 이 책을 통해 많이 배웠어요. 라틴어의 기본 구성, 명구, 로마인의 문화, 자존감, 진리, 사랑, 희망, 삶을 살아가는 방식, 무엇을 위해 살아야할지 등을 가르치셨죠. 책 말미에 있는 제자들의 편지에서도 얼마나 명강의였는지 실감이 납니다. 선생님의 다른 책들도 읽어보고 싶어요. <라틴어 수업>, 정말 감명 깊게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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