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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예측 - 세계 석학 8인에게 인류의 미래를 묻다
유발 하라리 외 지음, 오노 가즈모토 엮음, 정현옥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9년 2월
평점 :
유발 하라리는 국가가 고통을 느끼는 주체가 아니라
국민이라는 점을 먼저 알려 줍니다. 이렇게 보면 참 당연한 말인데 그동안 전쟁을 하며 희생된 모든 것들이 안타깝게 느껴지네요. 인간은 점점
현실과 허구를 구별하는 능력을 잃어가고 있으며, 새로운 기술이 진보하면서 더 그렇다고 말하는데요. 인류의 힘을 행복으로 바꾸지 못했다는 표현에
씁쓸해집니다.
21세기로 접어든 후 민주주의는 인류에게 닥친 난제들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놀랍게도 그 주된 원인은 과학기술의 발전입니다. - 본문 중에서
워낙에 정치엔 관심이 없었고 세상 돌아가는 일에
무지했지만 과학기술의 발전이 민주주의를 흔든다는 사실이 놀랍습니다. 이제 아무도 30년 후 미래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말은 절 불안하게
하는군요.
저는 평소 자연재해나 테러, 전쟁 등 쉽게 일어날 법
하지 않은 일들에 관한 두려움과 걱정이 큽니다. 잠을 잘 못 이루는 편이라 누워서 이런 저런 상상과 생각을 하는데, 이 책에서 인류에게 닥칠 세
가지 위기를 이야기하니 무섭네요. 벌써 코앞에 다가와 있다니.... ㅠㅠ
"지금 사람들은 석기 시대보다 행복할까?”라는 물음이
머릿속에 자꾸 떠오릅니다.
일본의 인구 감소가 심각한 문제가 아니라, 자원 부족
현상이 있음을 생각하면 오히려 다행이라니 왠지 마블 영화 어벤저스의 타노스가 생각나는군요.
일본의 저출산 고령화 문제에 대해 린다 그래튼은
100세 시대엔 7~80대의 고령자도 의지만 있다면 일을 할 수 있도록 정책을 바꾸어야한다고 말하고 있어요. 이는 한국에서도 고려해야할만 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에 나오는 전문가들의 연령만 봐도 적지 않은데요. 린다 그래튼 역시 62세예요. 분명 건강하고, 쌩쌩하죠.
고령자들에게 몸으로 직접 힘을 쓰는 일은 어렵더라도 지도자의 역할, 교육자의 역할로써 일을 할 수 있게 하란 것인데요. 어쩐지 저는 좀 걱정이
됩니다. 우리 한국에서는 노인들을 향한 시선이 곱지 않잖아요. 린다 교수의 말처럼 일본에서는 공동체 의식과 시민의식이 강하고 높아서 가능할지도
모르겠으나, 한국은 아직 먼 이야기 같아요. 과연 우리 사회는 노인을 믿으려 할까요? 린다 그래튼의 말처럼 분명 높아지는 연령에 대비할 방법은
고령자의 일자리를 늘리는 것이 맞는 것 같은데 말이죠. 어쨌든 한국 사회에 연계시킬만한 생각거리들을 제공해 흥미로운 책입니다. 특히 북한 문제를
다룬 8장 윌리엄 페리 편은 너무 와닿네요.
로봇이나 인공지능이 고용의 47퍼센트를 위협하여
인간의 필요를 어디서 찾을 수 있겠느냐는 물음은 머리를 띵하게 만드는데요. 하지만 다니엘 코인의 답변에 한시름 놓긴
했어요.
우리가 일하는 이유는 단순히 특정 목적을 달성하는 데 있지 않습니다. 인간은 어떤
의미에서는 그 자체로 최종 완제품(end product)입니다. 그래서 목표가 명확하지 않고 모호할 때는 인간이 필요합니다. -
본문 중에서
저는 캘리그래피를 하는 사람으로서 손글씨에 관심이
많습니다. 인간의 손글씨는 무수한 형태로 나타나죠. 벌써 글씨를 쓰는 로봇은 나온 걸로 알고 있지만, 인간의 감성까지 과연 인공지능이 표현해낼
수 있는 것일까요? 인공지능은 무엇이든 할 수 있게 되는 걸까요...
이 책에 나온 여덟 거장의 예리한 논리들도
대단하지만, 모든 분야의 전문가들와 함께 이야기를 나눈 기자님이 더 놀랍네요. 저널리스트라는 직업이 굉장히 멋있게 느껴졌어요.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인터뷰 그대로를 구성한
것입니다. 자칫 보면 머리 아프고 어려울 수 있는 이야기들이라 제목만 보고 좀 걱정스러웠거든요. 하지만 대화체 서술로, 기사를 통째로 읽는 듯한
기분이 들어 편하게 이해하며 읽어내려갈 수 있었어요. 막힘없이 술술 읽힙니다. 특히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나, 재레드 다이아몬드의 《총,
균, 쇠》처럼 어려운 책은 부담스러워서 읽을 엄두가 나지 않았었는데 이렇게 21세기 지식의 최전선에 있는 석학들의 사상을 알짜배기만 쏙쏙 골라
챕터별로 나눠주어 이해하기 수월했어요. 각 전문가들의 저서가 일반 강의라고 치면 이 책은 특강 느낌이에요. 교수님들의 답변도 굉장히 좋았지만
인터뷰어의 질문도 참 좋았어요. 질문이 어려우면 질문부터 이해할 수가 없거든요.
참 재밌게 읽었습니다. 전문가들의 견해를 담은 책이라
어렵게만 생각하고 좀 읽기 벅차지 않을까 했는데 의외로 제가 전쟁, 테러, 100세 시대, 인공지능, 과학기술의 발달, 미래, 행복 등에 관심이
있다는 걸 깨달았어요. 저도 인간이니 당연하게 관심을 두어야 하는 부분이었는데도 이제야 그 심각성을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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