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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양장)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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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일본 소설의 재미를 한껏 보여준 책이 아닌가 한다. 너무 설정이 잘 들어 맞아 허구의 냄새가 짙게 나지만, 작가의 의도를 점치면서 보는 재미 또 한 솔솔하다.

머리가 복잡할 때 이런 책 한 권을 읽어 나가는 것은 좋은 회복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450여 페이지의 장편이지만 읽어 내려가는데 전혀 부담이 없고,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어떻게 보면 뻔한 얘기일수도 있으니 소설의 내용은 차지하더라고, 글이 사람들에게 재미와 일정부문의 감동을 줄 수 있다면 그 또한 훌륭한 것 아닌가..

번역이 매끄럽게 되어 있어서 한결 편하게 읽을 수 있다. 원작과 번역본에서 문화적 배경 탓인지 일본책들의 번역본들이 한층 매끄럽게 읽혀진다. 번역자인 양윤옥씨의 번역은 항상 훌륭하게 읽혀진다.

추리 작가로 알려진 히가시노 게이고가 이런 소소한 주제로 글을 쓸 수 있다는 것도 놀랍고, 글속의 추리적 부문들은 그의 경험과 잘 버무려진 것이라 생각된다.

그리고 소설 속으로 독자를 끌어 들여 고민하게 만드는 탁월함을 보여주었다. 고민에 대한 답장을 어떻게 쓸 것인가에 대한 생각은 이 세상 수많은 독자들이 각자의 생각의 나래를 펴게 해주지 않았을까

팍팍하고 머리 아픈 현실에 이런 류의 글이 많은 사람들에게 청량제가 되어주었으면 좋겠다.

이런 구성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작가의 머리를 질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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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임홍빈 옮김 / 문학사상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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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하루키는 소설이외에도 다양한 분야에 글을 발표했었다. 째즈, 위스키, 여행 등등..

이번에 읽은 책은 달리기에 관한 책이다. 소설가와 달리기 좀 생뚱맞은 조합이기는 하다.

여름밤 한강공원에 산책을 나갔다. 많은 사람들이 산책하고 자전거를 타고 달리기를 하고 있었다. 문뜩 저렇게 달리고 땀을 흘리면 기분이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매일 아침 런닝머신에서 걷기는 하지만 따분하기 이렇데 없고 한심함 생각이 들곤 했다.

달리면 어떨까? 이런 생각에는 친한 친구중에 달리기 광이 한 명이 있어 달리는 기분을 여러 차례 들은 적이 있어서 일까..

어쨌던 한번쯤 달려볼까 하는 생각을 하던 중에 이 책을 찾았다.

하루키는 좀체 자신에 대해서 잘 말하지 않는 편인데 이 책에서는 그의 생각, 생활이 많이 나와 있다. 그가 말한대로 자서전을 쓰지는 않겠지만, 일종의 회고록 같은 마음이 이 책에 투영되어 있지 않나 한다. 소설을 쓰게 된 과정, 20대에 바를 운영했던 것, 보스톤 생활, 하와이 생활에 대해서도 간결하게 적고 있다.

그리고 글에서 간간히 그의 소설에서 보던 느낌 그리고 상황이 간간히 비친다. 딱 집어서 무엇이 무엇과 일치하거나 유사하다고 하기는 힘드나, 그의 생각들과 소설의 그림자들이 투영되어 나온다.

달리기가 그의 소설의 토대가 되고 자양분이 되었다는 점은 흥미롭다. 그리고 오랜 동안 소설을 쓰기 위해서 달리기를 했다는 부문은 내세우지는 않지만 그의 작가로서의 소명의식을 보는 듯하다.

다른 한편으로는 달리기 자체를 잔잔히 바라본다는 점이다. 여는 달리기 전도사들처럼 이런 점이 좋으니 닥치고 달려보라는 메시지 보다는 잔잔히 달리기의 본질을 나누는 듯하다. 고통의 의미, 체력, 그리고 무엇을 주는가 등의 진솔한 반추는 오히려 공감을 더 한다.

하루키가 궁금하다면, 왜 달리는가 등이 궁금하시다면 작가의 속살을 이 책을 통해서 볼 수 있을 것이다.

본문중에서..

p. 26. 중략.. 자신이 쓴 작품이 자신이 설정한 기준에 도달했는가 못했는가가 무엇보다도 중요한일이며, 그것은 변명으로 간단하게 통하는 일이 아니다…. 창작자에게 있어 그 동기는 자신 안에 조용히 확실하게 존재하는 것으로서, 외부에서 어떤 형태나 기준을 찾아야 할 일은 아니다.

p. 34. 정육점에서 3킬로그램의 고기를 사서 손에 들고 집까지 걸어 돌아오는 것을 상상해 보기 바란다. 아마도 그 무게를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p. 45. 강물을 생각하려 한다. 구름을 생각하려 한다. 그러나 본질적인 면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생각하고 있지 않다. 나는 소박하고 아담한 공백 속을, 정겨운 침묵 속을 그저 계속 달려가고 있다. 그 누가 뭐라고 해도, 그것은 여간 멋진 일이 아니다.

p.228 . 어느 날 갑자기 나는 내가 좋아서 소설을 쓰기 시작 했다. 그리고 어느 날 갑자기 내가 좋아서 거리를 달리기 시작했다. 주위의 어떤 것으로부터도 영향을 받지 않고 그저 내가 좋아하는 것을,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며 살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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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억관 옮김 / 민음사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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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의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1Q84이후 하루키의 글을 기다려왔다. 3년만에 나온 그의 소설은 기다림에 비하면 기대치에는 못 미친다. 문학적인 가치를 평가하기에는 나의 소양이 미치지 못함은 충분히 알고 있다. 하지만 문체는 별로 변함이 없으나 구성 면에서는 기대에 못 미쳤다. 쓰쿠루가 그룹에서 이탈되어버린 상황설정과 그 이유를 알아가는 과정 자체는 여러 면에서 의미가 있으나, 너무나 단순한 구성이 아닌가 한다. 하루키 팬들이 극한 반대를 할지는 모르겠다. 나 역시 하루키의 대부분의 책을 읽었고, 일본에 살 때는 소설 속 배경을 찾아 다닌 적도 있었으니 안티 하루키는 아닌 사람이다.

가장 의문스러운 것은 하이다의 이야기가 연결이 잘 안 된다는 것이다. 하이다와 그의 아버지 이야기가 쓰쿠루의 단절과 어떻게 연결이 되는지 의아하다. 시로의 죽음과 연관이 있다는 건가? 아님 2편을 생각하고 여지로 남겨둔 것인가?

사라와의 관계를 왜 물음표로 남겨두었을까? 역시 2편을 생각한 것인가? 아님 그냥 물음표로 남겨둔 것인가? 그래서 쓰쿠루는 무엇을 얻었고 어떻게 살아간다는 것인가?

하루키의 여느 문체처럼 빠른 속도로 전개되지 않고 설명에 많은 부문이 할애된 것이 아쉬운 대목이라 할 수 있다.

휴가철에 아무런 그냥 편안한 시간을 보낼려고 책장을 넘긴다면 훌륭한 책이다. 그렇지만 책을 덥고 난 뒤 무엇이 남아있을 것인가는 개인의 취향과 흡입력에 달려 있다고 본다.

본문 중에서..

p.11. 소외감과 고독은 몇 백 킬로미터 길이의 케이블로 변했고 거대한 원치가 그것을 팽팽하게 조였다.

p.22. 자기 자신의 가치를 가늠하는 일이란 마치 단위가 없는 물질을 계량하는 것과 같았다. 저울의 바늘이 지인 소리를 내며 딱 한 군데를 가리키지 않는다.

p.92. 아무리 평온하게 가지런해 보이는 인생에도 어딘가 반드시 커다란 파탄의 시절이 있는 것 같거든요. 미치기 위한 시기라고 해도 괜찮을지 모르겠네요. 인간에게는 아마도 그런 전환기 같은 게 필요한 거겠죠.

p.116. 논리의 실을 활용하여 살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을 자기 몸에 잘 맞게 바느질로 붙여 가는 거야.

p.419. 다자키 쓰쿠루에게는 가야 할 장소가 없다. 그것은 그의 인생에서 하나의 테제 같은 것이었다. 그에게는 가야 할 장소도 없고 돌아갈 장소도 없다. 예전에 그런 게 있었던 적도 없고, 지금도 없다. 그에게 유일한 장소는 지금 이 자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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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수아비춤
조정래 지음 / 문학의문학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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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수아비 춤.

마지막 페이지를 덥는 순간, 갑갑하고 허전한 마음을 억누를 길이 없었다.

소설에서 전혀 새로운 이야기가 아닌 현실을 그려놓은 것 같은 착각은 작가 조정래씨의 탁월한 상상력인가 아니면 너무나 익숙한 이야기여서 일까?

자본주의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가져다 주었다. 많은 사람이 그 혜택들 입고 적어도 물질적인 풍요(?)로운 삶을 누리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이 자본주의의 끝은 어디인가?

모든 것에는 시작이 있고 끝이 있다. 그러면 우리는 어디에 서 있는 것 일까?

이 책에서 보듯이 현재의 자본주의에서 사람이라는 비중은 점점 작아지고 돈만이 살아 춤추고 있다. 과연 무엇을 위해서 우리는 발전을 해야 하고, 무엇을 지향하는가?

자본이 모든 것을 지배하는 것이 자본주의의 근본은 아니다. 안타깝게도 모든 것이 돈이라는 매개를 통해 매몰되어 버렸다.

이런 사회구조 속에서 각자의 개인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

책은 아무런 결론 없이 마지막 장을 마쳤다.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 가는 책장을 덮은 각 독자들에게 던져졌다.

어떠한 사물이던 시스템도 끝이 있게 마련이다. 우리는 어디쯤 와 있는가 그리고 나는 무엇을 할수 있는가라는 의문을 안고 다시 일벌의 세계로 돌아온다.

사람이 모여서 된 사회에서 과연 사람은 어디에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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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인 조르바 열린책들 세계문학 21
니코스 카잔차키스 지음 / 열린책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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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인 조르바.

누구나 다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나의 마음속에는 조르바처럼 살고 싶어 하는 열망이 가득하다. 그렇지만 손에쥔 그 조그만한것들을 버리지 못해 이리저리 전전긍긍하는 내 모습을 보면서 실망하고 좌절한다. 조르바는 나의 그런 허약함을 아주 잘 드러나보이게 만들어준다.
진정한 자유란 무엇인가를 조르바는 잘 보여주고 있다. 더구나 조르바가 실존인물을 배경으로 했다니 어떤 사람이었는지 더욱 궁금하다.

조르바.. 그 자유가 정말 부러울따름이다.

손바닥 뒤집듯이 스스로 선택을 하면 되건만 그 손바닥 뒤집는 것이 마치 이세상을 바꾸는것 만큼이나 힘든것을 보니 작아보이기 한이 없다.

아닌것을 아니라고 이야기할수 있도록 교육을 받았으면 하는 생각을 많이 해본다.
자라나는 다음세대는 그렇게 배우고 실천할수 있는 세대가 되었으면 한다.

또 다른 한편으로 조르바와는 정말 반대되는 성격을 보여주는 일본 사람들을 보면서 그래도 잘 살아가는걸 보면 어느쪽이던 정답은 없나보다.

이책은 아마 10년주기로 읽어보면 많은 생각이 들것같다. 나의 인생의 무게에 따라 조르바도 다르게 올것 같기 때문에..

P53.. 죽음이 존재하지 않는 듯이 사는 거나, 금방 죽을 것 같은 기분으로 사는 것은 어쩌면 똑같은 것인지도 모른다고 나는 생각해왔다.

P94.. 우리들 교육받은 자들이 오히려 공중을 나는 새들처럼 골이 빈것들일 뿐…

P150.. 죽으면 말썽이 없지. 산다는것은 … 두목, 당신, 산다는게 뭘 의미하는지 아시오? 허리띠를 풀고 말썽거리를 만드는게 바로 삶이오!

P328.. 내 조국이라고 했어요? 당신은 책에 쓰여있는 그 엉터리 수작을 다 믿어요? 당신이 믿어야 할것은 바로 나 같은 사람이에요. 조국 같은 게 있는 한 인간은 짐승, 그것도 앞뒤 헤아릴 줄 모르는 짐승 신세를 벗어나지 못합니다…. 하느님이 보우하사, 나는 그 모든것 졸업했습니다. 내게는 끝났어요. 당신은 어떻게 되어 있어요?

P338.. 이것봐요! 그리스도가 다시 태어났어요! 오, 내가 당신만큼 젊었더라면! 어디한번 이 대가리를 쳐넣어 볼 겁니다. 일, 포도주, 사랑 뭐든 말이오. 나같으면 하나님도 악마도 두렵지 않을 겁니다. 젊음이란건 그런겁니다.

P386.. 우리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어디 그 이야기 좀 들읍시다. 요 몇 년동안 당신은 청춘을 불사르며 마법의 주문이 잔뜩 쓰인 책을 읽었을 겁니다. 모르긴 하지만 종이도 한 50톤 씹어 삼켰을 테지요. 그래서 얻어 낸 게 무엇이오?

P391.. 나는 어제 일어난 일은 생각 안합니다. 내일 일어날 일을 자문하지도 않아요. 내게 중요한 것은 오늘, 이순간에 일어나는 일입니다. 나는 나자신에게 묻지요 <조르바, 지금 이순간에 자네 뭐하는가?>

P452.. 천국에도 안부 전해 주세요. 그리고 하느님 만나시거든, 제가, 인간이 이렇듯이 죄악과 악마에 시달리는 것은 하느님탓이라고 하더라고 전해 주세요. 하느남이 세상을 너무 아름답게 만든 탓이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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