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임홍빈 옮김 / 문학사상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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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하루키는 소설이외에도 다양한 분야에 글을 발표했었다. 째즈, 위스키, 여행 등등..

이번에 읽은 책은 달리기에 관한 책이다. 소설가와 달리기 좀 생뚱맞은 조합이기는 하다.

여름밤 한강공원에 산책을 나갔다. 많은 사람들이 산책하고 자전거를 타고 달리기를 하고 있었다. 문뜩 저렇게 달리고 땀을 흘리면 기분이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매일 아침 런닝머신에서 걷기는 하지만 따분하기 이렇데 없고 한심함 생각이 들곤 했다.

달리면 어떨까? 이런 생각에는 친한 친구중에 달리기 광이 한 명이 있어 달리는 기분을 여러 차례 들은 적이 있어서 일까..

어쨌던 한번쯤 달려볼까 하는 생각을 하던 중에 이 책을 찾았다.

하루키는 좀체 자신에 대해서 잘 말하지 않는 편인데 이 책에서는 그의 생각, 생활이 많이 나와 있다. 그가 말한대로 자서전을 쓰지는 않겠지만, 일종의 회고록 같은 마음이 이 책에 투영되어 있지 않나 한다. 소설을 쓰게 된 과정, 20대에 바를 운영했던 것, 보스톤 생활, 하와이 생활에 대해서도 간결하게 적고 있다.

그리고 글에서 간간히 그의 소설에서 보던 느낌 그리고 상황이 간간히 비친다. 딱 집어서 무엇이 무엇과 일치하거나 유사하다고 하기는 힘드나, 그의 생각들과 소설의 그림자들이 투영되어 나온다.

달리기가 그의 소설의 토대가 되고 자양분이 되었다는 점은 흥미롭다. 그리고 오랜 동안 소설을 쓰기 위해서 달리기를 했다는 부문은 내세우지는 않지만 그의 작가로서의 소명의식을 보는 듯하다.

다른 한편으로는 달리기 자체를 잔잔히 바라본다는 점이다. 여는 달리기 전도사들처럼 이런 점이 좋으니 닥치고 달려보라는 메시지 보다는 잔잔히 달리기의 본질을 나누는 듯하다. 고통의 의미, 체력, 그리고 무엇을 주는가 등의 진솔한 반추는 오히려 공감을 더 한다.

하루키가 궁금하다면, 왜 달리는가 등이 궁금하시다면 작가의 속살을 이 책을 통해서 볼 수 있을 것이다.

본문중에서..

p. 26. 중략.. 자신이 쓴 작품이 자신이 설정한 기준에 도달했는가 못했는가가 무엇보다도 중요한일이며, 그것은 변명으로 간단하게 통하는 일이 아니다…. 창작자에게 있어 그 동기는 자신 안에 조용히 확실하게 존재하는 것으로서, 외부에서 어떤 형태나 기준을 찾아야 할 일은 아니다.

p. 34. 정육점에서 3킬로그램의 고기를 사서 손에 들고 집까지 걸어 돌아오는 것을 상상해 보기 바란다. 아마도 그 무게를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p. 45. 강물을 생각하려 한다. 구름을 생각하려 한다. 그러나 본질적인 면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생각하고 있지 않다. 나는 소박하고 아담한 공백 속을, 정겨운 침묵 속을 그저 계속 달려가고 있다. 그 누가 뭐라고 해도, 그것은 여간 멋진 일이 아니다.

p.228 . 어느 날 갑자기 나는 내가 좋아서 소설을 쓰기 시작 했다. 그리고 어느 날 갑자기 내가 좋아서 거리를 달리기 시작했다. 주위의 어떤 것으로부터도 영향을 받지 않고 그저 내가 좋아하는 것을,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며 살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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