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회사 이야기 - 게임보다 더 재미있는, 게임 만드는 이야기 회사 에이콘 게임 개발 프로그래밍 시리즈 4
이수인 지음 / 에이콘출판 / 2005년 11월
평점 :
절판


월요일 새벽 당산역에서 7xx번 버스를 기다리면서 늦어지는 버스를 욕한다.
전철에서 내린것인 01:00 이었고 현재 시간은 01:20 다. 내가 20분을 기다렸으니 대체 이놈의 버스 배차 간격은 몇분이란 말인가! 97x7번 버스 두 대가 지나가는 것을 보면서 다시 한 번 분노하고, 결국 타고서도 편안히 집까지 가지는 못할 것이 생각나 다시 한 번 분노한다. 거의 매일 이 시간대에 이 버스를 타지만 기분 좋게 집앞에 내린 기억은 많지 않다. 새벽에 서울에서 부천까지 운행하는 버스들은 보통 술 취한 사람들과 대리운전 기사들로 꽉 차고 폭주하는 운전기사가 있게 마련이다. 날도 추운데 뒷자리 사람이 내 자리 창문을 열겠다고 설치지만 않아도 다행이라고 생각하기 시작한다.

이런 생각을 한 후에 버스를 타서는 이 책을 보니 게임 고객들도 이런 생각일까 라고 생각을 해 보게 된다. 또 그 결과가 상당히 비슷하다고 나오고 만다. (웃음). 만류는 귀종이라고 했던가? 인생 별거 없다. 버스 타는 고객이나 게임 기다리는 고객이나 다 똑같다. 버스를 기다리는 내 심정이 게임 서버 오픈을 기다리는 고객의 심정과 다를 바 없을 것이다.

(98쪽에서 내용만 인용)
개발자 : 3시면 됩니다.
운영자 : 서버는 오후 3시에 오픈할 예정입니다.

개발자 : 5시까지는 될거예요.
운영자 : 서버 오픈 시간이 오후 5시로 연기되었습니다.

개발자 : 공지 9시로 바꿔요.
운영자 : 대체 우리더러 어쩌라고!!!

운영자 : 죄송합니다. 최선을 다하여 9시에는 꼭 오픈하도록 하겠습니다.
고객1 : 뭐라고!!!
고객2 : 못믿어!!!
(개발자1 : 오늘 중에 안될 것 같아.)
(개발자2 : 허거덩)

위 내용은 온라임게임 오픈(또는 업데이트)을 기다려 본 게임 고객이라면 이해 할 수 있을 것이다. 아니면 그걸 제시간에 올려야 했던 개발자라면 더더욱 뼈저리게 느낄 것이다. 게임 만드는 사람들이 일부러 약속 안지키고 일부러 늦고 일부러 버그를 만들고 일부러 재미없게 만들겠는가? 하지만 고객 입장에서는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돈 내고서 불편을 당하고 싶지 않은 것이 인지상정이다. 그리고 그건 정당한 권리이다. 하지만 그래도 뭔가 사정이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 책은 정말로 현업에서 종사하는 게임 개발자가 그린 4컷 만화다. 책 구성은 한 페이지의 반에 4컷 만화가 하나 있고 그 나머지에 간략한 설명이 쓰여있는 형태이다. 초기에 게임잡지 "게이머즈"에 연재하던 것을 이글루라는 블로그에서도 연재해서 폭발적인 화재가 되었다 한다(뭐 이건 소개에서 하는 소리이고, 내가 아는 것은 "게이머즈"에서 제일 나은 볼거리였다는 기억과 이글루에 달린 무수한 덧글들이다).

이 책의 장점은  재.미.있.다.는 것 그리고 캐릭터가 정말로 귀.엽.다.는 것에다가 사실적이기까지 한 것이다.

검은 (썬글라스 쓴 토토로)사장님, 초록색 게임디자이너, 보라색 (손이 네 개 달린)프로그래머, 지옥개 같이 검은 비밀요원 005, 검고 특색없는 운영자들, 주황색의 특색없는 사원A양과 다른 모든 주황색의 게임 개발자들. 모두 귀엽다. 모두 왠지 모르게 현실적으로 생겼다. (웃음).

거기다가 대사는 정말로 멋지다.
[사원 A양의 사정]편에서 게임 개발자로 발랄하게 생긴 아가씨가 처음 들어와서 많은 다른 개발자들의 관심을 받으면서 열심히 일을 하다가 단지 4컷만에 주황색 오뚜기처럼 생긴 사원A양이 되면서 지르는 비명은 "아아악 안돼. 이 색깔이 아냐. 이렇게 살 순 없어. 사원 A가 될 순 없어"다. 더구나 그 옆에는 "나도 처음엔 그랬지"라고 말하는 주황색 오뚜기처럼 생기고 단지 머리 모양으로만 여자임을 판단할 수 있는 사원B가 있다. (머릿 속에 그림이 그려지지 않는다면 책을 꼭 보기 바란다. 서점에 가서 확인이라도 하고 맘에 들면 꼭 사주도록 하자. 위 내용은 29쪽에 있다. 반드시 마음에 들 것이다.)

게임과 관련 없는 사람이 볼 지라도 아마도 열심히 살고 있는 우리 시대의 직장인들은 대부분 공감할 만한 내용이 아닐까 한다.

마지막으로 사실적이라는 것은 게임업계에서 7년째 일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100% 보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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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NY 2005-11-22 17: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게임업계 뿐이겠습니까?

규귯 2005-11-24 0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블로그에 공개되어 있고만, 뭐하러 사보라는 건지?

홍당무 2005-11-24 15: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을 사 보는 것은 그린 사람에 대한 예의입니다.
블로그에서 정말 재밌게 보았다면 책을 사서 다시 일독 하시길 권합니다.

규귯 2006-02-19 17: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기 웃기는 사람 또 하나 있네. 공개 되어 있는 건 널리 봐달라고 공개 된 거고,그 덕택에 책도 팔 수 있게 된거요.누구한테 예를 가르치는 지 참 개념 없고만.너나 사보세요~
 
화이트칼라의 위기 - 화이트칼라는 자본주의로부터 어떻게 버림받고 있는가?
질 안드레스키 프레이저 지음, 심재관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04년 4월
평점 :
절판


요즘은 정말로 바쁘다. 언제는 바쁘지 않았나 싶지만, 어쨌든 지금은 바쁘다. 언젠가는 좋은 날이 오겠지 하면서 지내온 바쁜 날이 이제 5년째다. 앞으로라고 뭔가 확실히 변할 것 같은 것이 보이지도 않는다. 지금보다는 나아지겠지라고 생각할 뿐.

물론 내 개인적인 상황은 계속 좋아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건 사회 초년생에서 이제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나아진 것, 그 이상이 아니다. 그나마 운이 좋아서 경기가 안좋은 상황에서 일자리를 잡고, 월급도 꼬박꼬박 나오고 있다. 하지만 앞날에 대해서 생각하면 확실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이 회사에서 앞으로 얼마나 있을지도 알 수 없고, 이 회사를 떠나면 어떤 회사에서 무슨 일을 하게 될지도 불확실하다.

회사들은 정규직보다는 계약직을 선호한다.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내가 보기에는 필요하면 아무때나 짜르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월급이 오르는 것이나 물가가 오르는 것이나 비슷해 보이는데 우리나라 임금이 너무 높아서 경쟁력이 없다고 한다. 월급을 너무 많이 줘서 경쟁력이 없다는 나라에 살면서 나는 왜 못 사는 걸까?

이런 질문에 대해서 [화이트칼라의 위기]는 부분적인 답을 준다. 왜 부분적이냐 하면 내용이 미국에 관련된 내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은 또한 우리의 미래이기도 하다. 우리나라가 현재 서구권을 따라가고 있는 것을 생각해 보면 앞으로 우리의 미래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과연 화이트칼라는 무엇을 잘못한 것일까?
지금 미국 기업들은 전에 없는 호황을 맞고 있다. 하지만 미국의 화이트칼라들은 그러한 호황의 열매를 공유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도 사실 마찬가지다. 최근 한국의 회사들은 전에 없는 호황이고, 수출도 잘 되고 있다. 하지만 내수 기업들은 수급이 안되고 있다. 왜냐고? 회사는 돈을 벌지만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고 있지는 않다.  사람들이 쓸 돈이 없다(물론 이것이 다는 아니지만, 돈이 없어서 못 쓰는 것도 크다).

바로 여기에 문제가 있다. 현재의 호황이란 바로 직원들의 착취로 이루어진 것이다. 이전보다 더 일하고, 덜 받는 구조가 되어지면서 거기서 돈을 벌고 있는 것이다.

우리 나라의 IMF를 생각해보면 된다. 내가 아는 사람의 말에 의하면 정말로 직원을 딱 절반을 정리해고 했다고 한다. 이유는? 단지 다른 회사가 하니까였다. 그 회사는 적자도 아니었고 사람들이 놀고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럼 사람 수를 절반으로 줄이면 회사가 어찌 되겠는가? 남아있는 사람들이 2배로 일을 했다고 한다. 그 때의 사회 분위기는 정리해고로 사람을 짜르는 것이 당연시 되고, 언제 짤릴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아니면 회사가 망할 것이라는 사회적 암묵적 협박속에 사람들은 그냥 참고 죽기살기로 일을 했다. 사람 수를 줄인 것이 다가 아니다. 월급은 동결되고, 보너스는 절반으로 줄었다. 휴가는 눈치를 보고도 쓰기 힘들게 되었고, 격주 토요휴무도 없어졌다.

IMF가 끝난 지금은 어떤가? 회사는 일을 IMF때 만큼 하기를 원한다. 사실은 시키면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실제로 그렇게 하기를 강요한다. 사람을 점차 늘리기는 하지만 일의 양은 IMF 이전에 비해서 여전히 많다. 하지만 보너스는 IMF 이전의 2/3으로 된 것이 다이고, 주5일제 이야기에 간신히 격주토요 휴무가 생겼다.

회사가 돈을 버는 것이 직원들에게 연결되지 않는 상황. 그것이 현재의 우리나라, 그리고 전 세계적인 추세이다. 하지만 이 상황에서도 돈을 버는 사람은 있다. 바로 CEO와 주주들이다.

딜버트 만화의 한 내용이 생각난다.
1컷 : 회사의 사정이 나빠서 정리해고를 한다고 발표가 난다.
2컷 : CEO의 연봉이 2배인상된다.
3컷 : CEO의 연봉이 높은 이유는 경영을 잘못하면 짤릴 확률이 크기 때문이라고 한다.
4컷 : 딜버트는 회사의 상황이 나빠지면 정리해고 되는 것은 일반직원이라고 투덜댄다.

정규직과 계약직에 대한 이야기도 인상적이다. 현재 정규직은 계약직의 임금 감소를 무기로 살아남고 있는데, 그것은 결국 정규직 자체에게 독이 된다는 것이다. 회사는 점차 정규직들을 계약직으로 돌릴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은 계약직의 낮은 임금이 정규직을 위협하게 되는 것이다.

회사에 너무 애착을 가지지는 말자. 아니, 회사에 목숨을 걸지는 말자. 회사는 직원과 같이 목숨을 걸 생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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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NY 2004-07-02 09: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당무님도 서재질에 동참하셨나요? 알라딘 메인화면에 홍당무님 리뷰가 올라와있길래 혹시나 해서 봤더니, [이주의 마이 리뷰]라니, 과연 당무님이십니다.
다들 안녕하시죠? 여름방학하면 한번 놀러갈께요~~
 
당신의 차와 이혼하라 - 자동차 중독 문화에 대한 유쾌한 반란
케이티 앨버드 지음, 박웅희 옮김 / 돌베개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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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에서 교통 요금을 이상하게 변경하겠다고 한다. 주요 골짜는 기본요금을 올리고, 환승요금을 줄이고, 승차 거리에 따라 요금을 받겠다는 거다. 뭔가 좀 아리송한 교통정책이다. 환승요금을 줄인다는 점을 보면 대중교통을 늘리고 싶은 것으로도 보인다. 하지만 승차 거리에 따라 거리가 먼 사람에게 요금을 더 받겠다는 점에서 머리속에 먹구름이 꽉차서, 마치 설겆이하고 개수대가 막힌 듯한 느낌이 들었다. 내가 좀 먼거리에서 서울까지 출퇴근을 하다 보니 여기에 민감할 수 밖에 없다.

지금까지 인천에서 서울로 통학과 통근을 해 오면서 1호선의 무서움을 몸으로 느끼고, 다시 2호선의 압박을 받으면서 살아왔다. 들은 말에 의하면 서울 지하철에서 제일 흑자가 나는 노선은 1호선+국철이고, 다음이 2호선이란다. 제일 탑승인원이 많다는 말이다. 그럼 적자가 나는 구간은? 당연히 새로 생긴 지하철들이다. 7호선을 타 보시라. 깨끗한 객차에 에어컨도 빵빵하고 무엇보다 사람이 적어서 왠만하면 앉을 수도 있다.

그럼 승차거리가 먼 사람은 누굴까? 당연히 1호선과 국철 이용객들이다. 지금까지 지하철공사가 1호선에서 돈을 벌어서 나머지 지하철노선에 돈을 써 온 것은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 그러다가 이게 왠 청천벽력 같은 소린가? 지금보다 돈을 더 내라니! 서울시내에서 누가 길게 지하철을 타겠는가! 승차거리가 긴 것은 대부분 1호선이다. 1호선이 적자구간이라면 이해를 한다. 하지만 돈도 잘 벌고 있는 구간이다. 결국 시외에서 시내로 전철 통근하는 사람들에게 돈을 받아서, 시내에 사는 사람들 교통요금을 낮주겠다는 건가? 이것이 바로 CEO 서울시장의 방법일 것이다.

그럼에도 나는 서울 시내에 집을 살 수도 없고, 차를 살 수도 없다. 시내에 집을 살 만큼 돈도 없거니와, 차는 사지 않겠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혹자가 말하듯이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에서 자동차가 1000만대가 넘는다는 것은 낭비라고 생각한다. (지금도 옆에서는 240이니 320이니 500이니 하는 소리를 하고 있는데, 돈이 남아돌아서 돈 자랑 하는 것은 열외로 하자)

이 책은 크게 3부분으로 나뉜다.
자동차의 발달사와 차를 몰지 말아야 하는 이유, 차를 몰지 않고 사는 대안을 이야기하고 있다.

자동차의 발달사에서는 자동차 문화라는 것이 생기는 과정에서 발생했던 문제들과 초기 자동차들에게 사람들이 가졌던 생각들. 자동차 문화가 들어서면서 없어진 과거의 좋은 점들을 이야기한다. 사람들이 필요 이상으로 자동차에 열광하는 것은 광고와 잘못된 생각이 주된 요인이라고 하고 있다.

차를 몰지 않아야 하는 이유는 크게 공해와 자동차를 몰면서 생기는 안좋은 습관과 유지에 드는 비용의 관점에서 이야기 하고 있다. 공기 오염의 큰 이유는 자동차 배기 가스라는 것과 대중교통이 개인 자가용보다 훨씬 저렴하다고 이야기 하고 있다.

자동차를 없애는 대안으로 제시하는 것은 간단해 보인다. 그리고 효과적으로 보인다. 가까운 거리는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먼 거리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된다. 그 이외에도 대안연료라든지 재택근무, 렌탈 등을 이야기 하고 있다.

이 책의 가장 큰 문제점은 바로 재미가 없다는 점이다. 사람들에게 설명만을 하고 있는 듯한 느낌으로 정말로 재.미.가 없다. 내용 자체는 나무랄데 없지만 말이다. 내가 원래 자가용에 대해서 반감을 가지고 있었고,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에 대한 내용이라서 (거의) 의무감을 가지고 보지 않았으면 끝까지 보기 힘들었을 것이다. 번역서적이라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원래 그런 식으로 쓰여졌는지는 잘 모르겠다. 또한 내용이 미국 위주여서 우리나라와는 사정이 다른 것도 꽤 있다.

좋은 점이라면, 여기저기서 자가용에 대해서 퍼지고 있는 이야기들을 잘 정리했다고 할 수 있겠다. 이 책을 보고 차를 사려다가 포기하는 쪽으로 마음을 돌리기는 힘들어 보이고, 차를 안 사겠다고 생각하던 사람이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는 데는 도움이 되겠다.

정말 살아가면서 자가용이 꼭 필요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기사, 정말로 자가용이 꼭 필요해서 사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그 보담은 단지 장난감으로서 자가용을 가지고 싶어서 사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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