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문명과 혐오 - 젠더·계급·생태를 관통하는 혐오의 문화
데릭 젠슨 지음, 이현정 옮김 / 아고라 / 2020년 6월
평점 :
인류의 문명은 경쟁(전쟁)을 통해 발전해왔고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지배계급은 혐오를 쌓아올렸다.
흔히 지금의 시대를 <혐오의 시대> 라고 한다.
'나' 이외의 모든 것을 철저하게 객체화하고 수단화하면서 우리는 아무렇지않게 어떠한 대상에 대해 혐오를 나타낸다.
그 대상을 '나'와 같은 인격체로 보지 않기 때문인데, 코로나 시대를 겪으면서 이러한 문제가 가속화된 것 같다.
매체를 통해 접하는 세상은 우리가 의식하지 않는 사이에 사회가 원하는 방향으로 우리의 잠재 의식을 조종하여 아무런 의심 없이 따르도록 한다.
권력자의 이데올로기와 같은 것을 말이다.
21세기에도 세계 곳곳에서 크고 작은 전쟁들이 벌어지고 있는데, 전쟁에 '직접' 나서는 것은 평범한, 권력을 갖지 못한, 일반 시민들이다.
전쟁에 나서면서 그들은 '왜', '무엇' 때문에 전쟁에 나서는지 의문을 가져본 적이 있을까?
언론 매체는 지배계급(권력자)이 피지배계급을 통제하기에 가장 적절하고 알맞은 수단이다.
보여주고 싶은 것만 보여주면 되기 때문에.
그렇기에 스스로 의식을 가지고 바로 보지 않는다면 권력자들이 이끄는대로, 그들이 원하는 방향으로만 나아갈 뿐이다.
그래서 의식을 잃지 말고 바로 보아야 한다. 스스로 의식을 깨워야 한다.
내가 아무런 의식도 하지 않고 받아들여왔던 모든 것들을 다시 바라보고 반쯤 눈을 뜨게 해준 책임에는 틀림 없지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서구 문명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것이다.
홀로코스트는 알아도 마루타 생체 실험은 모르는가 보다.
혐오의 시대를 끝내기 위해서는 문명을 끝내고 태초의 인류로 돌아가야한다고 작가는 말하고 있다.
너무 이상적인 이야기이다.
우리는 태초의 인류 상태로 돌아갈 수 없으므로 그저 인류가 의식을 가지고 깨어나길 바라는 수밖에 없을 듯하다.
사람들이 근본적으로 혐오심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의 혐오는 수억 년간의 자연선택의 결과가 아니다. 우리들 각자를 키운, 우리의 틀을 만든 조건의 결과물이다. 우리에게 주입된 의문시된 적 없는 가정들의 결과다. - P53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