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포터와 불의 잔 1 (무선) 해리 포터 시리즈
조앤 K. 롤링 지음, 최인자 옮김 / 문학수첩 / 200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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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앤 롤링 작가가 그려낸 마법의 세계는 매우 생생해서 마치 영화를 보는 느낌이 들 정도다.
허공을 가르며 비상하는 해리 포터의 파이어볼트가 눈앞을 지나가는 듯 하고, 용의 괴성과 관중들의 함성소리가 귓가에 들리는 것 같다.
방석이 날아다니는 야단법석이 교실에서 심각하게 얘기를 나누는 삼총사를 곁에서 지켜보는 것 같고, 창백한 피부의 무시무시한 볼드모트와 대결하는 장면에서는 독자의 눈앞에 마법 지팡이에서 뿜어져 나오는 스파크가 보이는 것 같다.

책을 읽는 내낸 해리 포터와 함께 모험을 경험하며 함께 기뻐하고 함께 슬퍼하면서 손에 땀을 쥐게 된다.

더욱 늘어난 분량과 더욱 많아진 등장인물들 때문에 조금 산만하기도 하지만, 더욱 풍부해진 마법들과 더욱 다양해진 소소한 에피소드들은 결코 지루하지 않다.

다만 여전히 뻔한 갈등구조와 뻔한 반전, 뻔한 결말 등의 반복되는 스타일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여전히 난감하다.
얼마 전 ‘섀도 맨서’라는 판타지 소설이 ‘해리 포터’의 판매량을 앞질렀다는 뉴스를 본 적이 있다. 이는 아마도 ‘섀도 맨서’라는 작품이 ‘해리 포터’ 시리즈보다 출중하다는 뜻이 아니라 독자들이 ‘해리 포터’의 반복되는 스타일에 식상해졌다는 의미로 이해해야 할 것 같다.

더 많은 변화와 더 극적인 상상력이 있는 다섯 번째 이야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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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aransdad > 개나 소나 블루오션
블루 오션 전략
김위찬 외 지음, 강혜구 옮김 / 교보문고(단행본)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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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나 소나 블루오션에 빠져 허우적거린다. 무슨 남태평양의 무인도 산호초바다도 아니고... 오늘 일인당 10만원 한다는 호텔부페에서 밥먹을 때도, 그놈의 잘난척하는 블루오션션션션션션거리는 소리 덕분에 소화가 안되고, 심지어는 뒷풀이로 간 술자리에서도 뒷자리 테이블의 블루오션이야기에 술맛이 떨어진다.
뭐, 개인적으로 오늘 우여곡절이 많았던지라 심사가 뒤틀려있었는지는 몰라도.

툭 까놓고 말해, 블루오션 어디에 뭔가 새로운, 아핫~ 하고 무릎을 칠만한 개념이 있던가. 비경쟁시장을 창출해라. 누가 모르나? 모든 CEO가, 모든 컨설턴트가, 모든 기획자가 늘 말하는 게 그거 아닌가? 새삼스레 그것이 하늘에서 뚝 떨어진 구세주같아 보였다면 오히려 뭔가 문제있는 것이 아닌가? 도대체 평소에 어떤 생각으로 시장을 대하길래 블루오션이 저 머나먼 남태평양 희망의 바다로~ 가 되어버렸나.

레드오션, 블루오션. 나누는 것은 좋다. 성공한 사업에 대해 레드오션-블루오션 이론은 아주 맛깔스럽고 부드럽게 설명해낼 수 있다. 당연하지. 성공했기 때문에 블루오션인 것이다. 이것은 말장난에 지나지 않는다.
문제는, 그 누구도 지나기 전에는 그것이 블루오션이었음을(혹은 블루오션이 될 것임을)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실질적으로 시장에서 수익으로 발생되지 않는다면 제 아무리 비경쟁이라 할지라도 시장이라 부를 수는 없다. 보통은 이것을 우리는 "삽질"이라 부르며, 지난 10년간 대한민국의 "벤처 시장"의 대부분 벤처기업들이 반짝하고 나타났다 사라진 이유이다. 벤처마다 나름대로 반짝이는 아이디어로 남들과 다르다는 점을 강조하며 시장에 등장했었다. 나름대로 장점들이 있었고, 나름대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려 했다. 그 결과는 어땠는가? 그 회사들은 블루오션을 찾았을까?

똑같은 시장이 만년 2위인 업체에게는 만년 레드오션이다. 똑같은 시장이 1위 업체에게는 블루오션이다. 블루오션 전략(도대체 어디에 전략이 있는지 모르겠으나)에서 말하는 창의성과 코스트. 우리는 평소에 이것을 "경쟁우위"라 불렀으며 이것을 확보한 기업은 이미 블루오션속에 있는 셈이다. 책을 보고 세미나를 듣고, 새삼스레 신흥종교라도 찾아낸 것처럼 모두가 블루오션을 외치고 있지만, 실제로는 과거에나 미래에나 여전히 존재했고, 존재할 현상이다.

오늘 밥먹다 들은 최고의 코메디는 "일상생활 속의 블루오션"운운이었다. 아니, 사람들이 모두 매뉴얼대로 살아왔거나, 혹은 로봇처럼 생활한다고 생각하는가? 성공한(무엇에 관해 성공했든지 간에) 사람들은, 성공할 만한 이유가 있어서 성공했고, 하나라도 남들과 다르게 나은 점이 있었기 때문에 성공한 것이다. 뻔한 진리를 뭔가 새로운 것이라도 발견한 것처럼 침튀기며 설파하는 모교수님 덕분에 저녁에 먹은 로스트비프가 얹혀버렸다.

먹는 이야기가 나온 김에, 블루오션의 가장 멋진 사례들이 궁금한가?
춘천닭갈비, 오십세주, 캘리포니안롤, 와인삼겹살, 안동찜닭, 홍초불닭, 오뎅빠, 등갈비...
이것들을 처음 시장에 내놓은 가게들을 기억하라. 이들이 블루오션 이론을 배워서 시장에서 성공했을까? 결코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블루오션의 가장 멋진 사례라고 부를 수 있다. 이들의 성공이 알려지기 전까지는.
알려지고 난 이후에는? 너도나도 뛰어드는 레드오션이 되버렸다. 지속적인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없다면, 혹은 독점적인 시장장악을 선점하지 않는다면, 블루오션은 그저 이상 속의 샹그릴라일 뿐이다. 그러나 도대체 어느 시장이 그렇게 입맛에 딱 맞도록 준비되어 있다던가.

말하고자 하는 결론은 다음과 같다.
블루오션은 현상을 설명할 수는 있어도 미래의 전략을 새롭게 제시하지는 못한다. 역사학이 과거를 해석하고 설명하지만 당장 내일의 사건사고를 예언할 수 없는 것처럼, 블루오션이 신세계를 발견해줄 것 처럼 호들갑 떨지 말라.
블루오션은 오히려 치명적인 독이 될 수 있다. 역시 옛날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high risk, high return"을 기억하라.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 위한 risk를 짊어진 채 뛰어들어, high return이 된다면야 블루오션을 잘 찾은 셈이지만, 충분한 return을 얻지 못한다면 그 기업은 그냥 문닫아야한다. 성공하기 전까지는 블루오션도 아무것도 아니다. 그저 미개척시장일 뿐이다.
일시적으로 성공했다 하더라도 끊임없이 경쟁상대를 배제해야만 한다. 비경쟁시장을 발견할 수는 있을지언정, 비경쟁시장을 유지하는 것은 또다른 차원의 이야기이다. 음식점이야기를 다시 들자면, 빨리빨리 남들이 따라하기 전에 새 메뉴를 개발해야한다. 글쎄, 이것이 비경쟁시장을 찾기 위해 필요한 것이지만, 이미 그 자체가 경쟁아니던가?

내가 가장 혐오하는 불필요한 책 1위 "성공하는 사람들을 위한 7가지 습관"에 뒤이어, 두번째로 혐오하는 불필요한 책으로 리스트해놓는다. 아마도 내 생각에, 진짜로 블루오션을 발견한 사람은 오직 김위찬,마보안 두명뿐인 것 같다. 사람들에게 보랏빛 소에 관한 이야기가 때마침 지겨워질 시점이 되었으므로.

ps. 이놈의 블루오션에 대해 뭔가 코멘트한다는 것 자체가 쓸 데 없는 일이라 생각했으나 소화불량에 걸리게 한 죄를 이런 식으로 앙갚음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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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주기관차 - 스펙트럼/MGM 가격 인하
안드레이 콘찰로프스키 감독, 존 보이트 외 출연 / 아인스엠앤엠(구 태원)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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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별다른 서플도 없지만, 이런 걸작을 1만원도 안 되는 가격에 소장할 수 있다는 것은 팬들에게 축복이다.

알래스카 중범 교도소를 탈옥한 두 죄수가 재수 없게 폭주하는 기관차에 올라타게 되어 벌어지는 내용의 이 작품을 단순한 헐리우드식 액션영화로 착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주연배우인 존 보이트와 에릭 로버츠가 골든 글러브, 아카데미에 노미네이트되었고, 구로자와 아키라 감독이 각본에 참여했다고 한다.

그런 식의 타이틀을 모르더라도 이 작품을 직접 보면 무언가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배우들의 훌륭한 연기와 완성도 높은 각본, 비장미 넘치는 영상과 음악의 완벽한 조화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투박하지만 역동적인 화면은 요즘 영화들에서는 볼 수 없는 비장미를 선사한다.
미친듯한 속도로 눈보라 속을 질주하는 폭주 기관차 위의 두 죄수, 서로 돕던 매니와 버크는 갈등이 폭발하기도 하고, 극한상황에서 매니의 위선적인 모습이 벗겨지기도 한다. 광기에 휩싸여 흥분했다가도 곧 암담한 상황에 절망하기도 한다.

이런 장면들을 보고 있자면 나도 모르게 가슴이 먹먹해진다.
우리의 인생도 이들의 처지와 비슷하지 않을까?
막다른 곳에 몰린 탈옥수들처럼 폭주하는 시간 속에서 서로 다투고 화해하면서 피할 수 없는 끝을 향해 달려가는 것 말이다.

'할 수만 있다면' 주인의 눈치를 보며 열심히 바닥을 닦는 일이라도...라고 말하던 매니, 피투성이가 된 채 웃으며 "I'm free!"라고 외치던 매니, 이기고 지는 게 뭐가 중요하다던 매니...
과연 매니는 단순한 사이코 흉악범이었을까? 아니면 자유를 갈구하던 겁 많은 소년이었을까?

영화는 '흉포한 야수에게도 연민이 있는데, 난 그것을 모르니 야수도 아니다'라는 셰익스피어의 '윌리엄 3세'에 나오는 아리송한 말로 끝을 맺는다.

존 보이트는 안젤리나 졸리의 아버지이고, 에릭 로버츠는 줄리아 로버츠의 오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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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6-04-12 18: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이 영화 마지막 장면이 생생해요...
존 보이트가 간수와 홀로 기차에 남아서 허무하게 웃으면서
줌 아웃 되면서 멀리서 눈밭에서 달리는 기차를 보여주면 끝나는 장면이요..
정말 잘만든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sayonara 2006-04-14 15: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란한 블록버스터와는 달리 묵직한 감흥을 느낄 수 있는 수작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배우들의 연기도 좋았고, 누구에게나 꼭 추천해주고 싶은데 주변에 '누구에게나' 할만한 사람이 없다보니.. ㅋㅋㅋ
 
최신 공중보건학문제집 - 요점정리 및 문제해설, 제3판
박명준 외 지음 / 계축문화사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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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쏟아지는 공중보건학 문제집들에 비해 가격은 절반수준이지만, 문제의 양은 방대하다.

매끈하고 화려한 문제집들에 익숙한 수험생이라면, 이 책의 촌스러운 겉표지와 프린트물 보충자료같은 속 내용에 일단 실망할 것이다.
하지만 1만원이라는 책값이 무색할 만큼 내용이 충실하다. 매 챕터마다 일목요연하게 요점정리가 되어 있으며 수십개의 문제가 함께 수록되어 있다.
거의 모든 문제가 터무니없이 간략한 단답형이긴 하지만, 대부분이 핵심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크게 실망스럽지는 않다.

정작 문제는 책의 위쪽 모서리가 부서진 채로 배송되었다는 점이다.
이런 종류의 수험서적은 안 그래도 제본이 부실하기 마련인데, 금방 페이지가 떨어져 나갈 것 같아서 걱정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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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법전사의 최신기출 PLUS 1200제 - 막판 TOEIC 뒤집기
강지완.박민석 지음 / 크레듀(credu) / 200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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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제목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1천200개나 되는 엄청난 문제량이다.
실전문제와 모의고사 두 권으로 분책되어 있지만 책 전체의 두께는 다른 교재들과 비슷하다.
깨알같은 크기로 지면을 빽빽하게 채우고 있는 본문은 머리가 지끈거릴 정도다. 천개가 넘는 문제의 압박이란...

부록으로 제공되는 CD에는 리스닝 자료가 저장되어 있는데 오디오CD가 아니라 MP3파일이라는 점이 무척 마음에 든다. 게다가 CD에는 동영상 강의까지 수록되어 있다.

요즘의 토익교재들이 하나같이 빼어난 수준인데, 그 중에서도 이 책 ‘비법전사의 최신기출 PLUS 1200제’는 단점을 찾아볼 수 없을 만큼 훌륭하다.

개인적으로 아쉬웠던 점은 단어 설명이 딱 본문에 나오는 표현들만 다룬다는 점이다.
‘막판 3주 완성’이라는 취지에 걸맞게 응용표현이나 변형표현도 같이 실려 있었더라면 더욱 좋았을 텐데 말이다. 수험생들이 3주 동안 사전 찾는 시간을 줄일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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