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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칠마루 - 아웃케이스 없음
김진성 감독, 장태식 외 출연 / KD미디어(케이디미디어) / 2006년 1월
평점 :
품절
‘거칠마루’가 액션영화의 재미에 충실하기에는 무엇보다도 영화 자체의 짜임새가 너무 영세하다.
저비용 카메라 때문에 화면이 거친 것은 이해하지만, 펀치와 킥의 타격음이 사실적(!?)이라는 것이 못내 아쉽다.
이미 액션영화의 과장된 음향효과와 액션배우들의 과장된 제스처에 너무 익숙해져 버린 관객들에게는 너무 밍숭맹숭하기 때문이다. 마치 소금을 치지 않은 음식처럼 싱겁다.
가장 큰 문제는 70년대 홍콩무협영화를 보는 것 같은 어설픈 동작들이다.
특히 비트박스와 청바지의 대결을 보면 상대방의 몸을 스치지도 않는 주먹에 나가떨어지는 장면이 마치 ‘다찌마와 리’를 보는 것 같다.
하지만 몇몇 단점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는 기대 이상의 액션과 드라마를 보여준다.
스트라이커와 유술가의 대결, 실전파와 도장파의 대결 같은 액션영화의 공식에 충실한 전개방식은 물론, 8명의 대결에 끼어든 다방 아가씨와 시골 경찰의 에피소드, 탈락자들의 번외 경기, 유력한 우승후보의 초반탈락같은 반전이 이어진다.
특히 잔재주로 치장된 반전이 아니라 무술에 관해 생각해보게 하는 의미심장한 결말이 인상적이다.
“실전에는 체급같은 거 없다.”, “강해지기 위해 무술을 했는데 세상 속에서 점점 더 약해지는 것 같다.”는 등의 수많은 명대사들도 기억에 남는다.(개인적으로는 핫바를 먹고 있는 마시마로에게 청바지가 웃으면서 하는 말, “마저 먹어.”가 최고의 명대사라고 생각한다. 관객의 온몸에 퍼지는 따스한 기분...)
비록 ‘거칠마루’가 잘 만든 영화, 수준 높은 작품은 아니더라도 한국액션영화계의 소중한 성과임에는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