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문화유산답사기 3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3
유홍준 지음 / 창비 / 1997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3권에서는 내가 살고 있는 충청도가 나오기 때문에 더욱 친근하게 느껴지는 내용들이 담겨있다.

공산성과 무령왕릉은 백제의 대표적인 유적인데도 공주시민들조차 거들떠보지 않는다.
저자는 그 이유를 사람들의 무관심으로 탓하지 않는다. 유물의 관리와 보존, 홍보에 안일한 태도를 보이는 정책 당국의 무신경함을 지적하고 있다.
저자의 말대로다. 당국은 마땅히 무령왕릉에 있어야 할 유물들을 몽땅 실어다가 시내 한복판의 비좁은 박물관에 몰아넣어 놨다.
버스도 제대로 댈 수 없는 도로가 건물에 말이다.
또한 관광객이 전망을 즐기며 여유롭게 산책할 수 있는 곳은 전부 '출입금지'로 막아 놓았으니, 누가 이곳에 와서 답사를 즐기겠는가?
지난 2004년 시당국은 비교적 호젓하고 교통이 편리한 외곽지역으로 박물관을 옮겼지만 이 또한 좀 실망스럽다.
박물관의 위용과 내부구조가 관광객이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넓고 으리으리하다.
많은 공주시민들이 쓸데없이 돈을 들였다느니, 예산낭비라느니 불평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여전히 꿋꿋한 자세로 벌(?)을 서고 있는 금강교의 곰 세 마리도 볼 때마다 이 책의 글이 생각나 웃음이 나온다.

하지만 저자는 무조건 비난만 하는 것은 아니다.
부여 능산리 고분공원같은 경우는 '20세기 인간도 이렇게 잘 할 때가 있구나'라면서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3권의 사족은 1, 2권에 대한 부연설명으로 부록처럼 달아놓은 책의 말미 내용에 있다.

자신의 글이 정치적이라는 평가에 대해서 '인간은 원래 정치적인 동물'이라는 식으로 궤변에 가까운 변명을 하는데, 좀 더 쿨(cool)한 태도를 보이거나 그런 비판은 그냥 무시했더라면 더 좋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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