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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널 디씨젼 - 할인판
스튜어트 베어드 감독, 커트 러셀 외 출연 / 워너브라더스 / 2007년 7월
평점 :
품절
'화이널 디씨전'은 하이재킹 영화로서는 꽤 재미있는 편이다.
웨슬리 스나입스의 활극 원맨쇼였던 '패신저57'이나 악당의 카리스마가 주인공을 능가했던 '터뷸런스'들보다는 좀 더 낫다.
개성강한 주인공 커트 러셀과 존 레귀자모, 할 베리같은 빼어난 조연들이 총출동한다.
장르의 공식을 모범적으로 구현한 장면들의 흥미진진함은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초반에는 이런저런 사건들이 두서없이 펼쳐진다.
미특수부대의 무기회수작전 실패, 테러리스트의 체포, 영국 시가지의 폭탄 테러...
주인공들이 늘상 겪는 몇 번의 위기, 끝날 것 같으면서도 계속되는 폭탄 해체 작업...
줄거리가 좀 뻔하긴 하지만 마지막까지 손에 땀을 쥐고 볼 수 있는 작품이다.
그러나 '화이널 디씨전'이라는 영화는 이 모든 재미들을 마음 편히 즐길 수가 없는 작품이기도 하다.
영화 초반에 스티븐 시걸이 어이없이 죽어버리기 때문이다.
그의 죽음 이후로 이 영화는 액션영화가 아닌 반전스릴러 영화로 변신한다. 영화를 보는 내내 스티븐 시걸의 죽음에 관한 생각만 떠오른다.
'스티븐 시걸이 정말 죽었을까?', '혹시 비행기 밑에 매달려 있는 건 아닐까?', '언제쯤 다시 짠~하고 등장할까?'하는 생각만 계속 들었다.
도무지 이야기의 흐름에 집중할 수 없을만큼 스티븐 시걸의 죽음이 준 충격은 대단했다.
간혹 이런 식으로 뒤통수를 치는 반전 아닌 반전영화들이 있다.
'마인드 헌터'에서의 크리스찬 슬레이터가 그랬고, '영 건'에서의 찰리 쉰이 그랬다.
'화이널 디씨전'에서는 이런 식의 반전 아닌 반전의 충격이 너무 강해서 오히려 독이 된 것 같다.
하지만 뭐, 따지고 보면 이런 것이 진정한 반전이 아닐까? 쓸데없이 꼬아놓은 줄거리나 마지막에 억지로 쥐어짜놓은 것 같은 결말이 아니고 말이다.